머스크의 ‘변덕’, 이쯤되면 상습범
비트코인으로 전기차 구매 허용한 지 두달도 안돼 ‘없던 일’로
비트코인 지지한다며 투자했다가 가격 오르자 매각하기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기섭 한겨레 기자
신기섭 한겨레 기자 2021년 5월13일 18:13
출처=tookapic/pixabay
출처=tookapic/pixabay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12일(현지시각) 자동차 구매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지 않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꾸는 등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 게다가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최근 또다른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도지코인과 관련해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여, 머스크와 테슬라가 암호화폐 가격을 교란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이날 트위터에 ‘테슬라와 비트코인’이라고만 쓴 뒤 비트코인을 이용한 차 구매를 중단시킨다는 내용의 테슬라 발표문을 그림 파일로 첨부했다. 그가 지난 3월24일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이제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를 살 수 있다”고 밝힌 지 채 두달도 지나지 않아 방침을 뒤집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점점 더 많은 화석연료가 쓰이는 점을 우려한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비트코인 시스템이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해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은 환경 운동가들이 오래전부터 제기해온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곧 7% 이상 하락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비트코인과 관련된 테슬라의 무책임한 행태는 처음이 아니다. 머스크는 지난 1월말 자신의 트위터 계정 소개글(프로파일)에 ‘비트코인’ 해시태그를 추가했고, 2월1일에는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밝혔다. 이어 8일엔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5억달러(약 1조6500억원)를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머스크와 테슬라의 이런 움직임은 호재로 인식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세를 탔다. 2월1일 3만3667달러였던 가격이 20일 뒤 5만7332달러까지 올랐고, 4월 중순에는 6만달러도 훌쩍 넘겼다.

테슬라의 ‘변덕’은 지난달 26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드러났다. 1분기에 비트코인 2억7200만달러(약 2970억원) 어치를 팔아 1억100만달러(약 1200억원) 가량의 이익을 얻었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 도입도 예고했다. <시엔비시>(CNBC) 방송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테슬라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재빨리 일부를 판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머스크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머스크와 테슬라의 이런 움직임은, 의도와 상관 없이 비트코인 가격을 교란시켰다. 특히 유명 기업인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 도입은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에도 또다른 암호화폐 도지코인과 관련해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 전력이 있다. 머스크는 지난 8일 미 <엔비시>(NBC) 방송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지코인이 ‘사기’라고 발언했다가 11일에는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야 할지를 묻는 간이 설문을 진행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 그의 이런 행태에 따라 도지코인 가격은 춤을 췄다.

머스크가 암호화폐에 큰 관심을 보이기 전인 3년 전에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가 벌금을 낸 적도 있다. 2018년 8월9일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트위터로 공개했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000만달러의 벌금을 낸 것이다. 머스크는 “(주당) 420달러에 (테슬라 주식을 매수해)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하는 걸 고려 중이다. 자금은 확보됐다”고 썼다. 테슬라 주가는 순식간에 10% 이상 올랐다. 하지만 비상장 기업 전환은 없던 일이 됐고, 증권거래위는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해 각각 사기 혐의와 증권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였다. 이 사건은 벌금을 내기로 합의함으로써 일단락됐고, 일부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가 ‘솜방망이 대응’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주식시장과 달리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는 규제 기관도 없기 때문에, 테슬라의 움직임과 비슷한 일들이 반복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