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시스 디파이 보고서②] 1분기 디파이 규제 이슈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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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박상혁 2021년 5월19일 21:11
출처=컨센시스
출처=컨센시스

새로운 산업의 덩치가 커지면 기존 체계에 편입되고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 암호화폐와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도 예외는 아니다. 디파이는 규제에 포섭된 이후에도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인 컨센시스가 지난 5월 초 발표한 2021년 1분기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의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디파이 관련 규제 이슈 4가지를 정리했다. 

 

①미 정부 규칙제정안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핀센, FinCEN)는 지난해 12월 전환 가능한 가상통화(CVC)와 디지털 자산 거래에 대한 규칙제정안(NPRM)을 발표했다. 핀센은 CVC와 법화 디지털 자산(LTDA)을 ‘화폐 수단’으로 정의하고 이 범주에 들어가는 거래에 신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한서희 변호사(법무법인 바른)가 코인데스크코리아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CVC는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한 암호화폐와 법정화폐로서의 지위를 지니는 디지털 자산을 뜻한다. 다만 LTDA에 대해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추정했다.      

규칙제정안이 통과되면 1만달러 이상의 CVC와 LTDA 거래가 일어났을 때 화폐서비스사업자(MSB)가 핀센에게 보고해야 한다. 또한 MSB와 은행은 3000달러 이상의 거래가 발생할 경우, 고객과 거래 상대방의 신원·거래내역을 기록해야 한다. 

신고 범위에는 자가 수탁 지갑(Self-hosted wallet)도 포함됐다. 핀센은 자가 수탁 지갑 안의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악의적인 사용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컨센시스는 보고서에서 자가 수탁 지갑의 정확한 정의를 기술하지 않았지만, 맥락상 제3자나 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탈중앙화 지갑으로 해석될 수 있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도 자가 수탁 지갑의 규제와 관련한 소문이 돌던 당시, 자가 수탁 지갑의 의미를 유사하게 정의하기도 했다. 

자가 수탁 지갑에 대한 코인베이스 CEO의 견해. 출처=브라이언 암스트롱 CEO 트위터
자가 수탁 지갑에 대한 코인베이스 CEO의 견해. 출처=브라이언 암스트롱 CEO 트위터

컨센시스에 따르면 핀센은 이전부터 새로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가 기존의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러한 핀센의 접근 방식은 새로운 기술이 기존 규제 프레임워크에 맞춰지는 방향으로 간다는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는 게 컨센시스의 설명이다.

컨센시스는 업계 일각에서 핀센의 규칙제정안이 비용이 많이 드는 준법 감시 프로그램을 강요하고 블록체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고려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점을 명시했다. 컨센시스에 따르면 디파이 생태계 참여자들은 핀센의 규제가 자가 수탁 지갑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디파이 서비스에 위축 효과(Chilling Effect)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②디파이, VASP 포함 가능성

지난 3월에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암호화폐) 서비스제공업체(VASP)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새 규제 권고 초안을 공개했다. FATF는 국제 자금세탁과 금융범죄 정책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로 2015년과 2019년에 암호화폐를 기존 금융상품과 유사하게 취급할 것을 권고하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FATF는 이 초안에서 VASP의 범위를 거래소, 플랫폼, 댑(DApp)의 소유자 혹은 운영자로 확장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나 플랫폼뿐만 아니라 댑 운영자도 자가 수탁 지갑의 범위까지 포함된 KYC(고객신원확인)/AML(자금세탁방지) 프로세스를 갖춰야 할 수 있다.

FATF는 VASP에게 미국 규제 기관에 적용되는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의 적용도 권고하고 있다. 트래블룰은 VASP가 암호화폐 송수신자의 관련 정보를 기록해야 하는 규칙이다. 컨센시스는 이러한 규제 초안이 디파이에서 비수탁 유동성 공급자(Non-custodial liquidity provider)에게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수탁 유동성 공급자는 프라이빗 키를 온전히 자신이 소유한 상태로 디파이 생태계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를 뜻한다.

컨센시스는 FATF의 초안이 핀센의 규칙제정안과 비슷한 관점(기존 규제 프레임워크의 틀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에서 작성됐다고 해석했다. 또한 열성적인 디파이 사용자들은 이러한 기존 규제 방식과 탈중앙 기술의 간극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센시스는 FATF가 4월 20일까지 업데이트할 지침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FATF의 업데이트 내용을 확인한 결과, 초안이 처음 나온 3월 19일 이후 5월 17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업계 의견을 반영한 지침이 새롭게 공개되진 않았다. 다만 VASP의 범위를 정의하는 내용(FAFT의 초안 30페이지 참고)을 비롯해 일부 대목에 취소선이 그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ATF는 오는 6월에 최종 권고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FATF가 지난 3월 공개한 권고안 초안 중 VASP의 범위를 명시한 30페이지 부분. 출처=FATF
FATF가 지난 3월 공개한 권고안 초안 중 VASP의 범위를 명시한 30페이지 부분. 출처=FATF

 

③혁신 장벽 제거 법, 미 하원 통과

미국 하원에서 지난 4월 통과된 혁신 장벽 제거 법안(H.R. 1602)도 컨센시스가 주목하는 규제 중 하나다. 컨센시스는 미국 하원이 혁신 장벽 제거 법안을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감독 의지를 명확히 했다고 내다봤다. 이 법이 최종 통과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를 다루는 실무 그룹을 조성한다.

컨센시스는 혁신 장벽 제거 법안의 핵심은 토큰의 증권 여부에 따라 관할 기관이 달라지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토큰이 증권으로 간주되면 SEC가 관할권을 가져가고, 상품으로 분류되면 CFTC가 관할권을 갖게 된다. 기존에는 두 기관이 함께 암호화폐 시장을 감시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영역이 분명해지는 만큼 규제 사각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실무 그룹은 법안 통과 후 90일이 지난 뒤, 1년 안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 보고서를 제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컨센시스는 SEC나 CFTC같은 기관들이 디파이 공간에서 (암호화폐와 관련한) 문제를 짚어보겠다는 취지로 공식 행동에 나설 뜻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실무 그룹이 실제로 형성되면 그동안 논란이 됐던 암호화폐의 규제 불확실성도 크게 사라질 것이라는 게 컨센시스의 전망이다.  

 

④ OCC, 은행의 디파이 참여 계기 마련

마지막으로 컨센시스는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지난 1월 은행에게 독자적인 검증 네트워크(INVN)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서한(Letter 1174)을 작성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컨센시스는 OCC가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결제수단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토대로 은행이 암호화폐 거래를 비롯해 블록 검증을 할 수 있는 INVN을 수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센시스는 OCC가 (INVN을 통해) 은행이 기존 규제 틀 안에서 모든 거래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컨센시스는 OCC의 서한이 비록 법률은 아니지만 은행들에게 디파이, 블록체인 기술, 암호화폐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참여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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