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 vs 헤지펀드 격돌... '암호화폐' 논쟁 타올라
연준 위험성 경고에 레이 달리오 달러 저격
크루그먼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도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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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덕 한겨레 기자
한광덕 한겨레 기자 2021년 5월25일 18:53
출처=Bermix Studio/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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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대 헤지펀드. 미국 중앙은행 이사가 암호화폐 위험성을 경고하자 헤지펀드의 ‘대부’가 달러의 취약성을 저격하면서 암호화폐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24일(미국시간) 암호화폐 매체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는 “민간의 디지털 화폐는 위험에 노출되기 쉬우며 널리 사용된다면 결제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레이너드는 “암호화폐가 성장하려면 규제의 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이날 컨퍼런스 녹화 인터뷰에서 “지금 달러가 (금과 교환을 중지한) 1971년 수준으로 평가절하되기 직전의 위기상황에 처했다”고 맞불을 놨다. 달리오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이자를 주는) 국채보다는 암호화폐가 저축수단으로 매력적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는 자금조달 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달리오 역시 “비트코인의 가장 큰 위험은 성공 그 자체”라며 정부의 규제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들의 논쟁이 벌어지는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급반등해 개당 3만8천달러를 회복했고 달러 가치는 0.19% 하락했다.

미 재정정책의 방향성을 비판해 온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암호화폐 두둔에 나섰다. 그는 23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암호화폐가 주요한 결제수단으로 쓰이지 못해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계속 제한되겠지만 시장에서 ‘디지털 금’과 유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4일 CNBC 방송에서 “석기시대 교환수단인 조개껍데기보다도 정교하지 못한 암호화폐는 통화로도, 자산으로도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도 암호화폐의 효용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현재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모바일 결제 앱 ‘벤모’도 비트코인이 탄생한 2009년에 출시됐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태어난지 12년이 지나도록 비트코인이 돈세탁 등에 사용될 뿐 정상적인 화폐 구실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크루그먼도 “암호화폐 중 1~2개는 금처럼 생명력을 어느정도 유지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은 열어놨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주택 등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거품을 우려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가치의 근원이 매우 모호해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가격이 반등한 24일 미 경제 주간지 배런스는 “아직 최악의 사태는 오지 않았으며 투자자들에게 더 큰 고통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매체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의 역대 고점 대비 하락률 평균은 48%다. 2017년 12월 고점 이후에는 83% 폭락했다. 이날 오전 기준 비트코인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41% 수준이다. 배런스는 “2018년 폭락사태가 재연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1만1천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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