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지향 금융(디파이, DeFi)의 성장세가 가파른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93억달러(한화 약 10조7071억원)수준이었던 디파이 프로젝트들의 전체 예치금(Total Value Locked, TVL)은 1년만에 800억달러(한화 약 89조2263억원)를 넘어섰습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대중화를 앞당겨줄 로켓일까요. 아니면 신기루일까요. 디파이 연쇄 인터뷰에서는 초고속 성장 중인 디파이 주요 프로젝트들을 만나 현재 업계의 쟁점과 미래의 방향에 대해 들어봅니다.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생태계에서 합성자산 서비스는 어느덧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합성자산이란 특정 자산을 보유한 것과 똑같은 금융적 결과를 불러오도록 구성한 자산의 집합체를 뜻한다. 이를테면 테슬라 주식을 토큰화한 뒤, 그 토큰이 실제 테슬라 주식과 같은 값을 추종하게 만드는 것이 디파이의 합성자산 범주에 들어간다.

디파이 합성자산을 원활하게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확장성과 낮은 수수료가 요구된다. 서로 다른 네트워크의 토큰뿐만 아니라, 제도권 자산까지 합성자산화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 론칭한 리니어 파이낸스는 이러한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고 지난 2021년 1월 이더리움 빌더(Buildr)에서 빠르게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 빌더로 전환했다. 빌더란 리니어 파이낸스의 댑(DApp) 중 하나로, 사용자들은 빌더를 통해 LINA(리니어 파이낸스에서 담보로 삼는 거버넌스 토큰)을 스테이킹하고 달러와 1:1 가치를 전제로 한 ℓusd를 발행할 수 있다.

당시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높은 수수료와 확장성 문제로 주춤하자, 망설이지 않고 BSC로 네트워크를 옮긴 것이다. 동시에 리니어 파이낸스 안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BSC 네트워크 간의 이동은 자유롭게 열어두면서 서비스 유연성을 꾀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약 3개월 만에 LINA 보유자들을 2만1000명 수준으로 올릴 수 있었다. 지난 5월 31일에는 리니어 파이낸스의 공동창립자인 케빈 타이가 “최근 암호화폐 급락에도 불구하고 LINA 보유자들이 약 2만4500명까지 늘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BSC에서도 잇따른 해킹 피해와 네트워크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리니어 파이낸스의 서비스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타이 공동창립자는 “지난 4월 27일 폴카닷의 이더리움 호환 스마트 콘트랙트 파라체인(폴카닷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체인)인 문빔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통해 이더리움과 BSC 생태계의 바깥 영역까지 확대를 꾀했다”며 “앞으로는 ‘프로젝트 이글’이라는 오라클 솔루션의 도입과 함께 제도권 자산의 합성자산 서비스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케빈 타이 공동창립자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리니어 파이낸스의 공동창립자인 케빈 타이(Kevin Tai). 출처=리니어 파이낸스 제공
리니어 파이낸스의 공동창립자인 케빈 타이(Kevin Tai). 출처=리니어 파이낸스 제공

-최근 BSC로 네트워크를 옮기고 빌더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가격 외의 측면에서 리니어에 어떤 지표들이 개선됐는지 궁금하다.

=리니어 거래소에서 합성자산을 만들고 매매하는 LINA 보유자들이 5월 31일 기준 2만4500명가량 있다. 예치금 기준으로는 약 14억6000만달러 가량이 예치돼 있다. 일일 거래량도 2000만달러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 3~4개월 만에 이 정도 수치를 달성해서 장기적으로는 지표가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성자산을 수시로 발행하는 리니어에게 BSC는 수수료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 수 있는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 BSC 생태계를 활용한 사업적·기술적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최근 디파이 렌딩 플랫폼인 포튜브와 이자농사 최적화 서비스인 벨트 파이낸스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BSC 생태계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서비스가 확장됨에 따라 '프로젝트 이글'이라는 오라클 솔루션을 기획하고 있다. 아직 개발을 준비 중인 단계라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서비스가 안착되면 다양한 합성자산이 리니어 파이낸스에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SC 외의 다른 네트워크로 확장할 계획은 있는가.

=4월 27일에 폴카닷의 이더리움 호환 스마트 콘트랙트 파라체인인 문빔의 데모가 올라갔다. 이를 통해 BSC 바깥의 블록체인 생태계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나스닥에 있는 주식 등, 제도권 자산을 합성자산화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향후 합성자산을 이더리움, BSC, 폴카닷 등 체인별로 관리하기보다는 리니어DAO(중앙화 요소를 없애기 위해 리니어 파이낸스가 구축하고 있는 탈중앙 조직체)가 나오면 통합해서 서비스하고자 한다.

 

-사용자가 LINA를 담보로 삼아 5(LINA):1(ℓusd) 비율로 발행할 수 있는 ℓusd라는 리니어 파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투자자들은 ℓusd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ℓusd 발행으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ℓusd는 1달러 페깅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리니어 팀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와이언파이낸스의 와이볼트처럼 유동성 풀을 알고리즘화해서 사용자 편의성을 도모하는 리니어볼트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실제로 리니어볼트가 서비스되면서 유동성이 확보되자, 5월 31일 기준으로 ℓusd의 1달러 페깅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급락으로 LINA도 영향을 크게 받았다. 급락 당시 LINA 생태계에 문제는 없었는가.

=리니어 파이낸스에는 사용자의 담보 비율이 200이하로 내려가면 담보로 삼은 LINA가 청산되는 기능이 있다. 담보 비율은 현재 스테이킹한 LINA의 가치와 락업된 LINA의 가치를 더한 값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채의 가치를 나눈 값으로 결정된다. LINA 생태계가 급락을 버티지 못했다면 연쇄 청산이 일어나면서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급락 당시 외부의 우려와 달리 연쇄 청산은 일어나지 않았고 청산 건수도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리니어 파이낸스의 관련 지표를 볼 수 있는 대시보드. 출처=리니어 파이낸스
리니어 파이낸스의 관련 지표를 볼 수 있는 대시보드. 출처=리니어 파이낸스

-청산에 3일의 유예기간을 주는 것도 리니어 파이낸스의 특징 중 하나다.

=청산 기준을 담보 비율 200으로 낮게 잡고 유예기간을 3일로 정한 이유는 리니어 파이낸스가 사용자 편의성의 개선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리니어 파이낸스의 차별점은 청산 과정에서 중간에 유동성 공급자가 개입하지 않고 LINA 홀더가 주도적으로 생태계를 이끈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사용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정한 청산 범위에 도달하면 알람이 뜨는 기능을 도입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원래는 청산 시스템이 없었다고 들었다. 청산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생태계를 차근차근 갖춰 나가면서 청산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다. 청산에는 현물 거래 이상으로 많은 기술들이 요구된다. 마진이나 인버스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도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라클 등의 솔루션도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기반 없이 처음부터 청산을 도입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지난 3월 23일에는 홀더들의 사전 동의 없이 8억개의 물량을 풀었다. 왜 그랬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지난해 8월에 프로젝트를 만들고 나서 LINA가 많은 거래소에 상장됐다. 그 과정에서 공급해야 할 유동성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래서 거래소와 논의한 뒤 추가적인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8억개의 물량을 풀었다. 이러한 사실을 홀더들에게 보다 명확히 알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앞으로 유사한 일이 발생하게 되면 홀더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다만 리니어 파이낸스가 LINA로 차익을 얻기 위해 일부러 가격 하락을 일으켰다는 일각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거래소 유동성 문제 때문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개발할 예정인가.

=리니어 파이낸스 이용자들의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제도권 자산의 합성자산화를 장기적 목표로 삼고 취급하는 자산의 범위를 넓힐 것이다. 출시 예정인 리니어DAO로 탈중앙성을 강화해 제도권 자산을 합성자산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규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한국 커뮤니티가 초창기부터 리니어 파이낸스에 많은 기여를 한 부분을 알고 있다. 한국 커뮤니티에 맞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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