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증권여부 판단엔 3년은 필요하다
[한서희 변호사의 로우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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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한서희 2021년 6월17일 17:11
솔로몬의 선택. 출처=Gordon Johnson/Pixabay
솔로몬의 선택. 출처=Gordon Johnson/Pixabay

2020년 2월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 판단에 3년의 유예기간, 일명 '세이프 하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헤스터 퍼스(Hester Peirce)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이, 어떤 경우에 이런 유예 기간을 부여해야 하는지 세부적 조건을 4월13일 제시했습니다

세이프 하버란 개발자들이 분산형 네트워크에 참여해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 연방 증권법 등록 조항 적용을 3년간 면제받도록 하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헤스터 퍼스 위원은 "암호화폐 커뮤니티와 증권법 전문 변호사, 그리고 대중의 의견을 반영해 업데이트된 버전을 만들었다"며 세이프 하버 적용을 위한 세부 조건을 새로 제시했습니다. 

이 중 주요 조건 세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헤스터 퍼스 위원은 우선,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토큰 구매자를 보호하기 위해, 반기마다 개발 계획과 블록체인 탐색 결과를 업데이트 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다음으로, 투명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3년의 유예 기간이 경과되는 시점에 '유예 기간 종료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헤스터 퍼스 위원이 제안한 바에 따르면 이 보고서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돼야 합니다.

① 네트워크 탈중앙화·활성화: 네트워크가 탈중앙화 돼 있다고 볼만한 이유에 대해 외부 변호사의 분석을 통해 설명을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투표권 배분과 네트워크 참여 등, 어떤 방식을 통해 탈중앙화를 이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기 위해 개발 팀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한 설명도 제출해야 합니다. 더불어 네트워크를 확장시키기 위해 토큰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설명해야 합니다. 
② 탈중앙화 네트워크의 성숙이라는 목표를 3년의 유예 기간 내에 달성하지 못할 경우, 1934년 제정 증권거래법에 의거해 토큰을 증권으로 등록하겠다는 진술서 또한 '종료 보고서'에 포함돼야 합니다. 

헤스터 퍼스 위원은 유예 기간 종료 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한 요건들이 결국 오부 자문 변호사들이 토큰의 증권성을 판단하는 데 분석 지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헤스터 퍼스 위원이 제안한 세이프 하버에는 시간 제한과 행위 제한도 뒤따릅니다.

우선 세이프 하버를 적용 받은 프로젝트는 3년 안에 네트워크를 성숙시켜야 합니다. 유예 기간이 단 3년 동안만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정보 공개 의무도 지게 됩니다. 헤스터 퍼스 위원의 제안에 따르면, 세이프 하버를 적용 받은 프로젝트 개발 팀은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 가능한 공개 웹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중요 정보를 반기에 한 번씩 공개해야 합니다.

①소스코드
②네트워크상 거래 흐름
③토큰 이코노미 구조
④개발 계획
➄과거 토큰 판매 내역
➅개발팀 내부 관계자가 각자 보유한 토큰 수량
➆거래 가능한 플랫폼
➇초기 개발팀의 토큰 판매 내역 및 이해관계자 거래 내역
➈거래에 따르는 위험성

헤스터 퍼스 위원의 이번 제안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네트워크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려면 분산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개발자를 비롯한 참여자들에게 토큰을 배포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즉, 헤스터 퍼스 위원은 블록체인의 발전을 위해 토큰 분배가 필연적이란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헤스터 퍼스 위원은 현재로서는 증권법과의 충돌 가능성으로 인해 토큰 배포와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때문에 개발자를 비롯한 행위자들의 활발한 네트워크 참여가 제한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우선 토큰 발행과 판매에 있어서 증권법 적용을 면제하기 위한 요건을 제시한 것이죠.

정리하면, 헤스터 퍼스 위원 제안의 핵심 내용은 분산형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서는 토큰이 필요하고, 이 토큰의 법적 성격은 3년 뒤에 따지자는 겁니다. 

만약 토큰 발행 이후 실제로 네트워크가 탈중앙화된 형태로 발전한다면, 결국 이 토큰은 이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므로 증권법상 증권과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거죠. 네트워크 개발 초기 단계에서 미리 네트워크의 확장성이나 토큰의 활용 방법 등을 판단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 이를 사후에 판단하는 게 적합하다는 게 헤스터 퍼스의 주장입니다.

현행 증권법을 블록체인상 토큰에 그대로 적용하면, 이런 특수성을 반영한 증권성 여부 판단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현행 법 체계 대로라면 네트워크의 확장성이나 토큰의 활용 방법 등을 사전에 미리 예측해 판단해야 하고, 기업 역시 현행 증권신고서 제출 절차 등에 따라 이를 사전 신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분산형 네트워크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헤스터 퍼스 위원의 견해입니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블록체인의 발전에 토큰 분배가 필수적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토큰의 증권성 여부는 실제 토큰 배포 이후 달성된 네트워크의 확장성과 탈중앙화 정도를 기준으로 사후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헤스터 퍼스 위원의 제안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제안입니다. 국내에서도 토큰의 법적 성격을 판단할 때 이같은 견해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편집: 정인선 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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