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비트코인 업그레이드, 무엇이 바뀔까?
[칼럼] 김승주의 암호학&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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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 고려대 교수
김승주 고려대 교수 2021년 6월21일 20:10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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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지난 2017년 세그윗(SegWit) 업데이트 이후 4년 만의 비트코인 업그레이드를 공식 승인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오는 11월 시행될 예정이다.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던 느린 거래처리 속도를 해결하고, 거래 익명성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비트코인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슈노르(Schnorr)' 전자서명과 '탭루트(Taproot)'의 도입이다.

처음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했던 당시 전자서명 알고리듬으로 'DSA(Digital Signature Algorithm)'의 변형인 'ECDSA(Elliptic Curve Digital Signature Algorithm, 타원곡선 전자서명 알고리듬)'를 사용했다.

미국 표준 전자서명 방식인 DSA와 ECDSA는 최초의 이산대수 문제(Discrete Logarithm Problem) 기반 전자서명 알고리듬인 '엘가말(El Gamal)'과 당시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진 '슈노르' 전자서명과 매우 유사했다. 실제로 슈노르 전자서명을 개발한 독일의 클라우스 피터 슈노르(Claus-Peter Schnorr) 교수는 항상 미국의 DSA와 ECDSA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곤 했다.

슈노르 전자서명 알고리듬 구조. 출처=asecuritysite.com
슈노르 전자서명 알고리듬 구조. 출처=asecuritysite.com

미국 정부는 DSA 개발 당시 표준 전자서명을 지원하는 상용 전자결재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제품이 적대국에 의해 비밀통신용 암호장비로 전용되는 것을 가장 우려 했다. 이를 방지하려다 보니 DSA와 ECDSA는 엘가말이나 슈노르에 비해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됐다. 또 전자서명 생성과 검증에 있어 효율성도 떨어졌다.

-그러나 1993년 암호학자 구스타프 시몬스(Gustavus J. Simmons)는 'The Subliminal Channels in the U.S. Digital Signature Algorithm(DSA)'와 'Subliminal Communication is Easy Using the DSA'란 논문에서 DSA도 쉽게 비밀통신용 암호장비로 전용될 수 있음을 보인바 있다.-

DSA와 ECDSA의 비효율성은 그동안 비트코인의 거래처리 속도에도 악영향을 미쳐 왔다. 하지만 이번 업그레이드로 슈노르 전자서명 알고리듬이 도입되면, 비트코인 처리 속도는 매우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슈노르 전자서명은 여러 개의 거래에서 발생한 전자서명을 각각 따로 처리하지 않고, 하나로 합쳐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다중 전자서명(multi-signature)' 기능이라고 한다. 다중 전자서명 기능을 활용하면, 블록체인 상에 개별 거래에 대한 서명 값과 관련 키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거래의 익명성을 강화하는데 유리하다.

이번 비트코인 업그레이드에서 '탭루트' 도입도 눈에 띈다.

탭루트는 2016년에 제안된 '마스트(MAST: Merkelized Abstract Syntax Tree)'를 개량한 것으로, '머클트리(Merkle Tree)'와 '추상 구문 트리(AST: Abstract Syntax Tree)', 그리고 '트윅드 키(Tweaked Key)'를 이용해 기존 비트코인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의 익명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트윅드 키를 이용한 탭루트 구조. 출처=interdax
트윅드 키를 이용한 탭루트 구조. 출처=interdax

탭루트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스마트 계약 상에 표시된 여러 실행 조건들 중 필요한 조건만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스마트 계약 실행 시 모든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없으므로 실행 속도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이번 탭루트 업데이트는 32바이트에 달하는 추가 해시값을 블록체인이나 스마트 계약에서 제외함으로써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또 트윅드 키를 활용해 스마트 계약의 실행조건이 하나인지 아닌지를 감출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프라이버시를 더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비트코인은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없어도 쉼 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누구든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하면 실제로 반영된다.

특정한 개인이나 기관 없이도 지속적으로 자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블록체인, 정확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본질이다.

김승주 교수는 2011년부터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로 재직했으며, 올해부터는 새롭게 사이버국방학과의 학과장을 맡고 있다. 교수 재직 전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암호기술팀장과 IT보안평가팀장으로 근무한 암호 보안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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