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다운 아닌, 자율 공급망의 시대
블록체인 기반 자율 시스템으로 전환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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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Brody
Paul Brody 2021년 6월26일 14:30
출처=Tom Risk/Pexels
출처=Tom Risk/Pexels

폴 브로디는 언스트영(EY)의 글로벌 블록체인 부문 리더이자 코인데스크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중앙계획관리’란 개념은 붕괴된 소련 경제의 어두운 면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중앙계획관리는 자본주의 현대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주동력이기도 했다. 최소한 기업 내에서는 중앙계획에 따라 공급관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 결과는 소련보다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은 국가나 기업의 중앙 계획에 따른 지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1960년대부터 기업들은 톱다운 전산 시스템 및 업무관리 계획을 통해 사업운영 효율성 제고를 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중앙계획 시스템은 비싸고 복잡했다. 이제 블록체인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개개인이 참여하지만 중앙에서 조율하는 실체가 없는 탈중앙화 시스템이다.

블록체인에서는 톱다운식 관리 대신 스마트 계약이 활용된다. 재고가 부족한 가게는 직접 근처 마트나 유통업체, 또는 공장에서 조달 비용을 확인하여 공급자를 찾을 수 있다. 각 참여자는 조달 계획 및 예측에 대해 자체 룰만 정하면 된다.

이미 승차공유와 같은 크라우드 소싱 서비스가 비슷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승차공유 서비스에서는 아무도 기사에게 언제 운전하라고 직접 말해주지 않는다 (승객에게도 언제 타라고 직접 말해주지 않는다). 대신 시장에서 발생한 수요와 공급을 매칭시켜줬을 뿐이다. 다만 보너스와 탄력요금제 등 기사와 승객이 평형점에서 만날 수 있게 다양한 분석과 툴이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중앙화 정도가 높은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중앙계획관리 방식보다는 덜 직접적이지만 여전히 완전 자유 시장 방식으로 보긴 어렵다.

약간의 허들은 존재하지만 이런 유형의 시스템은 중앙계획 시스템보다 반응성이 높다. 원래부터 공급계획관리는 늘 어려웠다. 프로세스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려 해도 수십년의 세월이 걸린다. 기업들은 소요계획을 세우고 생산 일정에 따라 주문량을 역산한다. 이론적으론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구매가 이뤄져 적시에 재고를 채울 수 있다. 상품이 생산되기만 하면 계획에 따라 자연스럽게 판매 채널로 유통된다.

출처=Bannon Morissy/Unsplash
출처=Bannon Morissy/Unsplash

이론상으론 그렇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거의 물류 대란에 당황의 연속이다. 어떤 계획도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다. 상품 설계상 실수에서부터 수에즈 운하 컨테이너선 좌초 등 무엇이든 잘못될 수 있다. 예전에 비상공급용 전용기 네트워크 관리 담당 임원을 만난 적이 있었다. 1만달러짜리 플라스틱 문고리를 배송하려고 10만달러를 쓴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했지만, 10억달러 규모 공장을 놀리거나 문고리 없는 차량 수천 대를 만들고 나서 사람 손으로 일일이 고리를 다는 것보단 싸다고 했다. 현실이 이럴진대 수요공급에서 변수가 발생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모든 변수를 감안해도, 성공적인 기업들은 최고경영진이 사업운영관리를 우선 전략과제로 꼽고 공급망을 꼼꼼하게 챙긴 기업들이었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 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 벤더사에서 일했을 때였다. 당시 메이저 기술기업의 CEO가 주재하는 구매운영 계획 회의에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업무 진척과 시스템 설계 상황을 공유할 목적으로 회의에 초청되었는데, 당시 그 CEO가 공급망 관리를 직접 챙기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주요 공급업체의 부품 공급 부족으로 홀리데이 시즌에 팔리는 고급 고 마진 상품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 회사는 저 마진 상품에 눈을 돌렸다.

임원들은 즉각 원계획을 버리고 저 마진 상품을 증산하고, 재고 상품의 광고와 마케팅을 변경하기로 했다. 공급관리 프로세스에서 보여준 민첩성 덕분에 그들은 나쁜 상황에서도 최선을 이끌어 냈다. 나는 여태까지 CEO 레벨에서 이만큼 공급망에 깊숙이 관여해서 관리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

탈중앙화된 자율 공급망 관리에 정해진 모델은 없지만, 참고할만한 표준 방식이 있다. 바로 도요타에서 개발한 칸반 시스템이다. 칸반 시스템은  소프트웨어가 나오기 전부터 실행된 시스템으로, 적은 자원을 투입해 큰 성과를 거두는 완벽 방식이었다. 때로는 덜한 것이 더한 것이다. 칸반에서는 선진관리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마분지 카드가 등장한다. 재고 부족 시, 공급망 다음 단계에서 재고 보충을 요청하는 카드가 보내진다. 거창한 절차 없이도 카드 신호를 통해 시스템 흐름 속에서 재고가 효율적으로 관리된다.

칸반의 최대 장점은 계획에 따라 공급을 강행하기보다는 시장에서부터 신호를 받아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점이다. 칸반은 심플하고 효율적이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가리지 않고 잘 작동한다.

도요타가 개발한 칸반 시스템
도요타가 개발한 칸반 시스템

이러한 시스템에도 한계는 있다. 전 상품이 맞춤 생산되거나 엔지니어링 변경이 잦은 수주 생산 환경에서는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중앙화된 시스템에는 큰 도전과제다. 공급망 관리 담당자의 눈물을 쏙 빼고 싶은가? 엔지니어링 상 변경이 있다고 전해라.

많은 경우 블록체인 기반 자율 공급망은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 계약은 창고, 공장, 근처 마트, 다른 공급업체의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 스마트 계약은 점점 더 스마트해질 것이다. 특정 장소의 고유 데이터 및 데이터 이력을 만들어 내며, 적절한 공급 균형을 도모해 시간과 비용을 줄여줄 것이다.

이 수준까지 가려면 공급망 프로세스 상 디지털 자산 토큰화에 극적인 진전이 필요하다. 데이터는 존재하나 이를 디지털 토큰 형태로 개발하여 스마트 계약으로 확인, 관리하는 기업은 드물다. 블록체인 거래량이 늘고 더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으로 상품 조달 및 추적 활동을 옮긴다면 자율 공급망 관리와 이동이 쉬워질 것이다.

공급망 계획의 미래는 톱다운 관리가 아닌 자율 시스템에 있다. 승차공유부터 숙박공유까지, 우리는 이미 개개인의 참여로 반응성과 효율성이 높은 시스템을 경험했다. 산업공급망에도 자율 시스템 확산은 시간문제다.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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