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신고' 준비하는 거래소 외 가상자산사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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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함지현 2021년 6월23일 18:34
금융위원회. 출처=한겨레
금융위원회. 출처=한겨레

국내 블록체인 업체들이 9월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준비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가 공개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매뉴얼에 따르면, 암호화폐의 매도·매수나 암호화폐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등의 영업을 하는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와 수탁업체, 지갑서비스업자 등이 있다.

출처=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매뉴얼 캡처
출처=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매뉴얼 캡처

암호화폐 거래소는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기 위해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정) 등의 요건을 구비해야 한다. 이와 달리 암호화폐와 원화 간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업체는 실명계정 없이 ISMS만 받으면 된다.       

ISMS는 기업의 정보보호를 위한 조치와 활동이 인증 기준에 적합함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증명하는 제도다. 의무 대상자는 ISMS와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 관리체계 인증(ISMS-P) 중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출처=KISA 웹사이트 캡처
출처=KISA 웹사이트 캡처

국내 암호화폐 수탁업체 중 한국디지털에셋(KODA)은 ISMS 심사를 받고 있다. KODA는 7월 중 본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며, 8월 중 ISMS를 취득한다는 게 목표다. 

KODA 관계자는 "7월 본 심사를 통과하고 8월 KISA 내부 인증심사위원회까지 올라가게 되면 8월 안에는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지갑서비스 사업자 중에는 델리오가 8월 ISMS 취득을 목표로 한다. 델리오는 암호화폐 지갑뿐 아니라 예치, 대출, 이자농사 등 탈중앙지향 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델리오 관계자는 "본 심사를 받았는데 개선을 요청받은 부분이 있어 이를 반영한 후 8월까지는 심사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블로코XYZ도 9월 ISMS 취득을 계획하고 있다. 블로코XYZ는 국내 블록체인 기술 업체 블로코의 자회사로, 아르고 기반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발행하고 거래하는 기능을 자체 댑(DAPP)에 탑재할 계획이다.

블로코 관계자는 "블로코XYZ는 지갑사업자가 아니기에 ISMS를 받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신청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암호화폐 지갑 '클립(Klip)'을 운영하는 그라운드X의 ISMS 심사 계획은 미정이다. 

정부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매뉴얼에 따르면, 지갑 서비스 플랫폼만 제공하거나, 레저(ledger)와 같은 하드웨어 지갑을 제공할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클립'은 고객 키를 고객이 관리하는 만큼, 지갑사업자가 아니라는 것이 그라운드X의 입장이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클립'은 고객의 키(key) 관리 서비스이긴 하지만, '고객 키 관리 서비스(KMS)' 기술을 활용해 보안키를 암호화된 형태로 보관하며, 그라운드X조차 보안키에 접근할 수 없다"며 "그런 점을 토대로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내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KISA 웹사이트 캡처
출처=KISA 웹사이트 캡처

업계에선 ISMS 신청 요건과 심사 기준 등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ISMS 의무 대상은 정보통신업으로 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대기업이었다. 이들에 적용하던 잣대를 그대로 법인을 상대로 하는 업체나 스타트업에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ISA 관계자들이 우리 업체 실사를 진행하면서 가상자산사업자보다는 다른 업종에 더 가깝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특금법 개정안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하면 무조건 ‘가상자산사업자’로만 분류하고 업종을 세세하게 분류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 같다"고 말했다.

또한, 9월 24일 이후 신규로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하려는 곳은 사실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불가능하다는 문제점도 있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위해선 ISMS 취득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ISMS 심사를 신청하려면, 이미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2개월 이상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KISA는 ISMS 심사 절차 중 준비 단계에 '인증기준에 따른 관리체계 구축 운영(2개월)'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특금법 개정안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없이 영업 시 불법으로 간주된다. 신규 사업체는 ISMS 신고 요건도 충족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다른 관계자는 "9월 24일 이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하는 업체는 불법이 되는데, 신규 업체는 관리체계 운영 이력이 없으니 ISMS 신청 요건이 안 되는 모순이 생긴다"며 "유예기간 이후 ISMS 관련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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