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보진영이 겪는 비트코인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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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e Torpey
Kyle Torpey 2021년 6월27일 11:35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 출처=Wikimedia commons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 출처=Wikimedia commons
카일 토르피(Kyle Torpey)는 주로 비트코인에 대한 글을 쓰는 프리랜서 기자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같은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은 미국이 추구하는 표현의 자유를 위험에 빠뜨리는 비트코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비트코인이 자유주의, 심지어는 무정부 자본주의(anarcho-capitalism) 이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P2P 기반의 전자화폐시스템을 개발한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러한 가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비트코인을 초기에 수용하고 지지한 이들은 대부분 뉴햄프셔주에서 매년 열리는 포큐파인 프리덤 페스티벌(Porcupine Freedom Festival)에 자주 참여했던 자칭 ‘자유주의자(libertarian)’로, 전통적인 정치적 절차를 통하기보다 인류를 위한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여 세상을 사이퍼펑크 혁신을 이루고자 했던 기술 신봉론자들이 대다수였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성장 뒤에는 강력한 자유주의 이념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좌파 성향의 정치적 이념을 가진 이들이 비트코인을 혐오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비트코인 표준에 따라 정부가 발행한 화폐가 암호자산에 연동되거나 모든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화폐로 직접 사용한다면, 정부는 경제활동 전반을 관리 및 통제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이는 정부가 신규 화폐를 발행하여 자국 법정화폐의 가치를 희석하는 대신, 세금 징수 또는 대출을 통해 국가 지출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프라이버시, 유동성 및 순환 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개인들은 국가의 감시망(Big Brother)로부터 저축액을 더욱 쉽게 은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자금 은폐는 좌파가 추구하는 부의 재분배 정책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이와 동시에, 비트코인의 환경적 영향은 정책 안건으로 떠올랐으며, 좌파 성향을 가진 비평가들에게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의 에너지 집약적인 작업증명(proof-of-work) 시스템에 대한 또 하나의 공격 수단을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이 기후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대중의 과잉 반응은, 최소한 현재까지는 엉터리 과학(bad science)에 기반한 것이었다. 실제로 비트코인 채굴은 오히려 신재생에너지 경제학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자유민주주의 전반에 대한 공격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진보주의자의 양심(The Conscience of a Liberal)>의 저자이자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만(Paul Krugman)은 암호화폐 네트워크를 이전에 자신이 규정했던 “멍청한 자유주의(libertarian derp)”에서 완전한 “악(evil)”으로 격하시켰다.

또한 최근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비트코인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비트코인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요구했다. 한편 브래드 셔먼(Brad Sherman) 하원의원 및 조 맨친(Joe Manchin) 상원의원 역시 비트코인의 전면적인 사용 금지를 주장했다.

물론, 비트코인을 사용 금지하면 생기는 문제는 (비트코인이 정부 규제를 회피하고자 하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생겨났다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바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상의 거래 행위가 일련의 0과 1을 인터넷 또는 기타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송출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사용 금지는 표현의 자유(free speech)에 대한 제한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이는 흔히 ‘암호화 전쟁(Crypto Wars)’라 불리는, 일반 대중의 암호화 기술 사용에 대한 오래된 논쟁과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다.

따라서 진정한 문제는 이것이다. 미국과 그 외 국가들의 좌파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비트코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에 반대하는 주장, 보다 직설적으로는 권위주의적인 주장을 내세울 것인가? 그러한 정책은 전반적인 온라인상의 소통에 확대 적용될 것인가? 그 둘의 경계는 어디쯤 지어질 것인가? 과연 민주당 의원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핵심 건국이념을 포기할 것인가?

정확히 말하자면, 권력을 가진 자들은 언제나 소수의 의견을 규탄할 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는 양쪽 진영 모두에서 드러나는 권위주의적 경향과도 연관되는 문제다.

일례로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출신 정당과 관계없이 전 국가안보국(NSA)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위키리크스(WikiLeaks)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 같은 내부고발자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좌파 인사들은 특히나 작금의 비트코인 사태에 있어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를 희생시킬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인다. 아니면 그저 자신들의 태도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콜로라도주 주지사 자레드 폴리스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특별경제보좌관인 팀 우와 같이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있다. 참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비트코인과 같이 정치적인 동기를 가진 기술을 중심으로 결집한 이들이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덜 위선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워런 의원 등 좌파 정치인들이 추진하는 비트코인 정책이 표현의 자유에 대해 갖는 의미가 완전히 드러나면, 과연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영어기사: 김예린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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