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Ryan Stone/Unsplash
출처=Ryan Stone/Unsplash

미국 등 주요국 경제에서 물가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시장금리는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어떤 경제지표로 경기를 판단할 수 있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 그 가운데서도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미래의 글로벌 경제를 내다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오이시디는 매월 37개 회원국 외에 중국을 포함한 주요 신흥국의 경기선행지수를 작성해 6~9개월 후의 경기 흐름을 예측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오이시디 종합지수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나 지역의 선행지수에 비해서도 앞서가고 있다.

2000년 1월에서 2021년 6월까지의 통계로 분석해보면 한국의 선행지수가 종합지수에 비해 5개월 선행했으며 상관계수도 0.50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또한 미국, 유로지역, 주요 신흥국 선행지수에 비해서도 한국 선행지수가 4~5개월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경제를 알면 글로벌 경제를 미리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월가의 저명한 경제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지난 4월 30일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 경제를 ‘세계 경제의 풍향계’라 지칭했다. 그는 “개방형 수출 국가이자 상당한 규모의 무역국인 한국보다 풍향계 역할을 하기에 더 적합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며 “한국 경제의 움직임은 훨씬 더 큰 경제가 몇 주 혹은 몇 달 뒤 어디로 향할지 힌트를 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교수인 스티븐 로치도 한국 경제를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표현했다. 카나리아는 탄광에서 유독 가스가 새면 먼저 쓰러져 위험을 알렸다는 새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OECD 종합지수에 선행. 자료=OECD, 출처=한겨레신문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OECD 종합지수에 선행. 자료=OECD, 출처=한겨레신문

오이시디에 따르면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2019년 8월을 저점으로 2021년 6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한국의 선행지수가 언제 정점을 기록할 것인가다. 선행지수 구성 요소 중 하나가 장단기 금리차이다.

오이시디에서는 장기금리로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단기금리로 1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활용한다. 그러나 필자가 분석해보면 장기금리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사용하는 것이 설명력이 더 높았다. 2001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장단기 금리차이가 선행지수에 4개월 선행(상관계수 0.49)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는 선행성이 3개월로 더 짧아졌고 상관계수도 0.60으로 더 높아졌다.

장단기 금리차이는 지난 5월 1.52%포인트(월 평균)를 고점으로 6월부터는 축소되고 있다. 7월 들어서는 21일까지 1.12%로 더 낮아졌다. 장단기 금리차이의 3~4개월 선행성을 고려하면 한국 선행지수가 올해 8~9월 무렵에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오이시디 종합지수는 한국 선행지수에 5개월 후행했기 때문에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정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그 후 시차를 두고 경기가 둔화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정점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이런 선행지수 흐름을 보면 내년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가 다시 수축 국면에 접어들 확률이 높다.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하락이 이를 미리 알려주고 있고, 조만간 주식시장도 다가올 경기 둔화를 반영하게 될 것이다.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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