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② PoS 전환하는 '이더리움 2.0' 초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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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박상혁 2021년 8월3일 21:53
이더리움를 개선하기 위한 업데이트인 런던 하드포크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최근 JP모건을 비롯한 기관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런던 하드포크로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할 수 있을까요. 코인데스크 코리아가 업계 관계자를 만나 런던 하드포크를 통한 이더리움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출처=이더리움 웹사이트 캡처
출처=이더리움 웹사이트 캡처

오는 8월 5일 이뤄지는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 업데이트의 주요 관심사는 수수료(가스비) 제도 개선에 있다.

그러나 단순 이용자 입장이 아닌, 블록 검증에 직접 참여하는 검증인 입장에서는 채굴 난이도 폭탄의 기한을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EIP-3554도 중요한 제안이다. 채굴 난이도 폭탄은 PoW(작업증명)에서 PoS(지분증명)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만큼, 이더리움 2.0의 초석을 다지는 업데이트가 될 전망이다. 

 

EIP-3554, 이더리움 2.0에 중요한 이유

사실 EIP-3554는 7월에 업데이트하기로 했던 채굴 난이도 폭탄을 12월 1일로 미루자는 내용이 전부다. 채굴 난이도 폭탄이란 말 그대로 채굴의 난이도를 높여서 PoW로 블록을 검증하는 채굴자들의 채굴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되면 이더리움 채굴자들의 채산성이 맞지 않아, 보유한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블록을 검증하는 PoS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궁극적으로 PoS로의 완전한 전환을 꿈꾸는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PoW 수요를 자연스럽게 줄이기 위한 유인책이 난이도 폭탄인 셈이다.

다만 난이도 폭탄은 이전부터 수차례 연기된 사례가 있다. 2017년에는 12월에 난이도 폭탄이 한 차례 승인됐지만, 그 이전인 6월과 10월에 두 차례 밀린 전적이 있다.

또한 2020년 1월에는 뮤어 빙하 하드포크를 통해 난이도 폭탄을 제안 적용 시점부터 블록 400만개까지 늦출 수 있는 EIP-2394 통과시켰다. 언뜻 보면 이번 런던 하드포크에서 적용되는 EIP-3554도 뮤어 빙하 하드포크의 연장선상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아톰릭스랩의 정우현 대표는 "날짜를 아예 12월 1일로 못박았다는 것은 이번에는 (PoS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좀 더 명확히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그는 이더리움 2.0의 전체 로드맵과 난이도 폭탄이 안정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이야기했다.

난이도 폭탄 적용에 따른 블록 생성 주기의 변화 추이. 출처=이더스캔
난이도 폭탄 적용에 따른 블록 생성 주기의 변화 추이. 출처=이더스캔

그는 "2017년에는 난이도 폭탄의 영향으로 블록 생성 주기가 30초(통상 약 15초)까지 늘어난 적이 있었다"며 "이때 난이도 폭탄 적용 시점에서부터 블록 생성 주기가 30초까지 늘어나는 데는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난이도 폭탄은 적용하자마자 바로 난이도가 급증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따라 서서히 오르는데, 이 난이도가 정점을 찍는 데 걸린 시간이 약 6개월이었다는 얘기다.

이더리움 데이터 분석 익스플로러인 이더스캔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에 이뤄진 난이도 폭탄 때도 난이도가 정점에 이르기까지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 대표는 "난이도 폭탄이 정점을 찍은 후 블록 생성 주기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는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이더리움의 향후 개발 일정을 감안할 때,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5월 정도까지는 PoS로의 전환을 완료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2.0은 0단계부터 3단계까지 총 4단계의 과정을 거쳐 완료된다. 이 가운데 PoW를 PoS로 전환하는 캐스퍼를 활성화하는 작업이 0단계에 해당한다. 이후 이더리움 확장성 개선을 위한 샤드 체인을 활성화하는 1단계에 돌입한다.

그러나 내년으로 전망되는 1단계 개발 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려면, 이더리움 2.0의 초석이 되는 PoS를 내년 상반기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 정 대표는 이러한 맥락에서 EIP-3554가 이더리움 2.0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본 것이다. 

세레니티의 4단계. 출처=코인데스크리서치
세레니티의 4단계. 출처=코인데스크리서치

 

"난이도 폭탄, 금방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

그러나 난이도 폭탄이 금방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더리움 채굴자들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난이도 폭탄을 곧 바로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전환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국내 채굴 업체인 트러스트팜의 안규태 대표는 "지난 난이도 폭탄 때도 채굴자들의 반대로 쉽사리 난이도 폭탄이 적용되지 않았다"며 "짧은 시일 내에 난이도 폭탄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PoS와 PoW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체제가 계속해서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처럼 채굴자들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블록 검증을 통해 나오는 막대한 이더리움 보상으로 물리적인 시위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내 제도를 활용해 네트워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를테면 EIP-1559가 도입되기 전인 현행 체제에서는 채굴자들이 알고리즘에 따라 정해진 범위 내에서 가스비를 조절한다. 최근에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꿰뚫고 있는 일부 채굴자들이 차익거래자와 담합해 가스비를 의도적으로 올린다는 의혹도 있었다. 

 

"난이도 폭탄은 시간문제" 

반면 정 대표처럼 난이도 폭탄은 시간문제라는 입장도 있다. 최윤성 독립 컨설턴트는 "그동안 난이도 폭탄을 몇 차례 연기한 것은 PoS로 넘어갈 준비가 제대로 안됐기 때문일 뿐, 채굴자들은 하드포크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며 "채굴자들의 업데이트 반대에 대한 논의는 이미 활시위를 떠난 화살의 방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밝혔다.

디스프레드의 박재민 매니저 역시 "이더리움 2.0은 여태까지 이뤄진 그 어느 하드포크보다 훨씬 큰 스케일의 협력을 요구하는 것이라서 단순히 채굴자와 같은 핵심 세력이 일방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난이도 폭탄이 그동안 연기된 것은 좀 더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였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런던 하드포크는 더 나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사용성을 위해 적용하는 것이지, 결코 채굴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이뤄지는 업그레이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난이도 폭탄, 적용되면 채굴자 반발 불가피할 것"

취재원들은 오는 12월 난이도 폭탄이 실제로 적용되면 채굴자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정우현 대표는 "런던 하드포크에서 채굴자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안은 EIP-1559보다는 EIP-3554"라며 "실제로 난이도 폭탄이 12월에 적용되면 채굴자의 수입이 급감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윤성 독립 컨설턴트는 "난이도 폭탄이 적용되면 채굴자들이 하드포크를 통해 별도의 체인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채굴자들이 PoS가 없는 별도의 체인을 만들더라도 대부분의 커뮤니티 구성원은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채굴자들은 이미 자신들의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EIP-1559를 반대하는 사이트를 별도로 구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런던 하드포크 이후 채굴자들의 별도 블록 생성 여부가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IP-1559에 찬성하는 채굴자(오른쪽)와 반대하는 채굴자(왼쪽)의 현황. 출처=stopeip1559.org
EIP-1559에 찬성하는 채굴자(오른쪽)와 반대하는 채굴자(왼쪽)의 현황. 출처=stopeip1559.org

안규태 대표 역시 채굴자들이 하드포크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는 "만약 난이도 폭탄이 적용되더라도 채굴자에게는 대안이 많다고 본다"며 "먼저 하드포크를 통해 별도의 체인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하드포크가 아니더라도 이더리움 채굴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이기 때문에 난이도 폭탄이 일어나더라도 다른 GPU 기반의 PoW 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급격하게 PoS로 전환이 일어나면 채굴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이더리움 가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재민 매니저는 "런던 하드포크의 제안들이 적용되면 실제로 채굴자들의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수지타산이 도저히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중소형 채굴자들의 이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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