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협, 빗썸·코인원에 "코인 입출금 안 막으면 실명계정 확인서 어려워"
"트래블룰 도입 전까지 원화 입출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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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함지현 2021년 8월3일 19:05
출처=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출처=박근모/코인데스크코리아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의 금융당국 신고 기한이 40여일 남은 가운데, NH농협은행이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실명계정)을 제공하는 빗썸과 코인원에 자금이동규칙(트래블룰) 시스템 구축 전까지 암호화폐 입·출금을 막을 것을 요구했다.

거래소가 원화 입출금만 유지해야, 신고에 필요한 실명계정 확인서 발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3일 코인데스크 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농협은행은 빗썸과 코인원 관계자를 만나 트래블룰 준수 차원에서 암호화폐 입출금 중단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 특성상 암호화폐를 주고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할 수 없는 만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요구하는 트래블룰을 준수하기 어렵다"며 "빗썸과 코인원에게 트래블룰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까지 암호화폐 유입·유출을 막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제안을 거래소가 고려하고 있고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약 거래소가 암호화폐 입출금을 막지 않는다면 은행이 (트래블룰 관련) 모든 리스크를 떠안게 되므로 실명계정 확인서를 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요청한 것은 아니고 독자적으로 얘기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자는 거래소에서 구매한 암호화폐를 해외 거래소나, 외부의 개인 지갑으로 전송할 수 있다. 거래소에 실명계정을 제공하는 은행 입장에선 이 경로를 막지 않고서는 자금세탁방지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거래소가 암호화폐 입출금을 막으면,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한 해외 거래소와 차익거래 등이 불가능해진다. 거래소 출신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입출금을 막으면 이른바 '가두리 거래소'가 돼서 가격 왜곡이 벌어지고, 시세조작하기도 쉬운 구조가 될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다른 거래소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안을 받은 두 거래소는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빗썸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농협은행과 여러 가지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고, 코인원 관계자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금법에 따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9월 24일 전까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의 실명계정 발급 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앞서 농협은행은 빗썸, 코인원과 8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만 유효한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빗썸과 코인원 계약이 7월 말로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VASP 신고 수리 기간인 9월 24일까지 결정을 미룬 것이다. 

한편, 국내 거래소들은 지난 6월 트래블룰 공동 대응 합작법인을 세우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중 업비트가 독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대열에서 빠졌지만, 나머지 3대 거래소(빗썸·코인원·코빗)은 그대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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