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 "암호화폐 거래소·대출·디파이 플랫폼, SEC 등록해야"
"암호화폐 대부분, 미등록 증권"
합성자산·스테이블코인·커스터디 규제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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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21년 8월4일 12:46
게리 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출처=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게리 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출처=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게리 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현재 유통중인 암호화폐 대부분이 증권법상 투자계약상품으로 분류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애스펀 보안 포럼에 참석해 암호화폐 시장 규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어떠한 암호자산도 가치 저장 수단과 회계 단위, 거래의 매개라는 화폐의 세 가지 기능을 광범위하게 충족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암호화폐는 회계 처리 단위로 쓰인 적이 없다. 또 거래 매개 수단으로 쓰이는 사례도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금세탁방지나 세금 부과, 제재 등 관련 법률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사건에서 봤듯 랜섬웨어 공격으로 뜯어내는 무언가로 쓰이기도 한다."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솔직히 말해 현재 암호화폐는 서부 시대에 더 가깝다"면서 암호화폐 투자자를 보호할 장치가 부재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암호화폐 시장에 사기와 스캠, 오남용이 만연하며, 암호화폐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과장·왜곡 광고가 심해 투자자가 균형있는 양질의 정보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SEC는 투자자 보호, 자본 형성 촉진, 공정하고 질서있고 효율적인 시장 유지 등 크게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하지만, 그 중 핵심은 투자자 보호"라며, 현 상태의 암호화폐 시장을 그대로 둔다면 많은 이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미등록 증권"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현재 시장에서 발행돼 유통 중인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미국 연방 증권법에 따른 투자계약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제이 클레이튼 전 위원장이 '암호화폐공개(ICO)와 같은 디지털 자산들이 증권이라는 관점에서, 우리에겐 이미 적용 가능한 연방 증권법이 있다'고 말했는데, 나도 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투자자가 수익을 바라고 시장에 뛰어들었고, 실제로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떠받치는 기업가나 기술가 그룹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많은 토큰은 공시와 피감독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 미등록 증권으로, 가격 조작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비판했다.


"주식 토큰도 증권법 적용 대상"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주식 등 전통 자산 가치에 연동된 토큰들 또한 증권법 적용 대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프로젝트나 플랫폼이 증권 가격에 연동된 토큰이나 상품을 출시하고, 마치 파생상품처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토큰인지, 증권 기반해 가치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토큰인지, 혹은 복수의 기초자산에 접근하도록 하는 가상의 상품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이들 상품은 증권법 적용 대상이고, 따라서 우리의 증권 체제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레이딩·대출·디파이 플랫폼, 모두 SEC 등록해야"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이어 암호화폐 거래소와 대출 플랫폼,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서비스들 또한 증권법에 따라 SEC에 등록 후 영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금융이라는 용어가 쓰이는데, 그들 중 일부는 증권법뿐 아니라 상품법, 은행법도 적용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거래 플랫폼에 50종, 심지어는 100종 이상의 토큰이 올라와 있는데, 개별 토큰의 법적 지위가 각각의 사실관계와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도, 어떠한 플랫폼도 '우리는 증권을 한 종류도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를 해선 안 된다. 이들 거래 플랫폼이 증권을 취급한다면, 면제 사유를 충족하는 게 아닌 한 미국 법에 따라 증권거래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당국의 규제 바깥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거래·대출·디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많은 해외 플랫폼이 미국 투자자의 투자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몇몇 규제받지 않는 해외 거래소가 가상 사설 네트워크나 VPN을 통한 미국 투자자의 거래를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 보호와 상당히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금융 안정성 저해 위험"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페이스북이 개발 중인 스테이블코인 '디엠'에 큰 관심을 보인 건, 디엠이 화폐정책과 금융정책, 금융안정성에 미칠 잠재적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한 매개로 널리 쓰이고 있어, 결과적으로 자금세탁방지와 조세 회피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7월 전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한 거래의 4분의 3 가량이 스테이블코인과 다른 코인 간 거래였다. 이들 플랫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면 자금세탁방지, 세금준수, 제재 등을 회피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증권법뿐 아니라 투자회사법 또한 적용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이날 SEC가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심사를 곧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연방 증권법과 투자회사법의 결합을 통해 투자자 보호 효과를 분명히 낼 수 있다"면서, "투자자 보호 방침이 마련되면 SEC 담당자들이 (ETF 상품 출시) 신청서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리 갠슬러 위원장은 SEC가 암호화폐 수탁(커스터디) 관련 규제를 강화할 거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커스터디는 투자자 자산 탈취를 막는 핵심 요소로, SEC는 이 분야에서의 규제적 보호를 최대화하려 한다"면서, "브로커 딜러와 투자 자문역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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