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이더리움 웹사이트 캡처
출처=이더리움 웹사이트 캡처

이더리움을 개선하기 위한 업데이트인 런던 하드포크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최근 JP모건을 비롯한 기관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런던 하드포크로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할 수 있을까요. 코인데스크 코리아가 업계 관계자를 만나 런던 하드포크를 통한 이더리움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오는 5일 오후 8시 30분께로 잡혀있는 이더리움의 런던 하드포크 업데이트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단연 가격 흐름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런던 하드포크 이후의 이더리움 가격은 어떻게 될까.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투자나 데이터 분석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면, 일반 투자자에 비해 앞으로의 시장 전망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지난 2일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인 이루다투자일임의 김동주 대표와 3일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인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에게 런던 하드포크 후 이더리움 가격 전망을 들어봤다.   

 

"거시경제 이슈나 비트코인이 이더리움 가격 좌우할 것"

김동주 대표는 지난 2019년 프로그래밍된 알고리듬에 따라 자동매매를 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아이로보투자자문을 인수해 사명을 이루다투자일임으로 변경했다. 현재 김 대표는 투자 유튜브 채널 '내일은 투자왕 김단테'를 같이 운영하며, 개인적으로 제도권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암호화폐도 투자 중이다.

그는 런던 하드포크 이후 이더리움 가격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더리움 자체의 업데이트보다는 거시경제 이슈나 비트코인 가격 추이가 이더리움 가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가 제도권 자산의 헤지(위험회피) 수단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거시경제 흐름과 암호화폐 가격 추이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코로나 확산 이후 거시경제에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의 가격도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12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오면서 급락했다가,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상승 랠리를 거듭한 이더리움 가격 추이. 빨간색 네모 박스가 지난해 3월 12일 급락 당시의 이더리움 일봉 차트다. 출처=업비트, 트레이딩뷰
지난해 3월 12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오면서 급락했다가,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상승 랠리를 거듭한 이더리움 가격 추이. 빨간색 네모 박스가 지난해 3월 12일 급락 당시의 이더리움 일봉 차트다. 출처=업비트, 트레이딩뷰

김 대표는 다만 "최근 거시경제 흐름은 암호화폐 시장에 나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7월 중순까지만 해도 미국의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4% 올랐다는 뉴스가 나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점화되고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더리움 가격 전망에 비트코인 가격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암호화폐 시장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이더리움이 런던 하드포크를 앞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 가격이 좋지 않으면 이더리움 가격도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런던 하드포크를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관건"

김 대표는 "단순 투자 이외에는 이더리움 생태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사용자가 런던 하드포크를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런던 하드포크가 이뤄지면 수수료 문제가 개선되고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다만 이뤄진 업데이트에 대해 실제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부분이 크지 않다면 런던 하드포크 이후 이더리움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개선안인 EIP-1559를 다룬 코인데스크 코리아의 지난 2일 이더리움 런던 하드포크 기사에 따르면, 이더리움 생태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터뷰이들도 아직 EIP-1559가 사용자에게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는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이더리움 정도의 시가총액(4일 코인마켓캡 기준 약 2919억달러)을 가진 암호화폐가 앞으로 더 성장하려면, 암호화폐 시장 바깥에 있는 기관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를 포섭해야 한다"며 "이들이 이더리움을 몰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런던 하드포크 직후에는 이더리움 가격 되레 하락할 것" 

한편 2018년에 설립된 글로벌 온체인 데이터 업체인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런던 하드포크 직후에는 이더리움 가격이 되레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체인 데이터란 말 그대로 블록체인 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뜻한다. 크립토퀀트는 이 온체인 데이터를 투자에 도움이 되는 지표로 가공해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주 대표는 런던 하드포크 직후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를 '기대감 선반영'으로 꼽았다. 그는 "런던 하드포크가 일어나는 8월 5일 전까지는 업데이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며 "그러나 5일 직후에는 선반영된 기대감이 빠지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이클 반 데 포페가 나타낸 이더리움 가격 흐름 전망. 출처=마이클 반 데 포페 트위터
 마이클 반 데 포페가 나타낸 이더리움 가격 흐름 전망. 출처=마이클 반 데 포페 트위터

주 대표와는 다른 트레이딩 관점에서 이더리움 가격의 조정을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인 마이클 반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4일 트위터에서 "기술적인 관점에서 이더리움은 고점에 도달했다"며 "새로운 고점에 도달하기 위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주 대표는 "다만 선반영 이슈가 어느정도 해소되고 몇 주일 정도 지나면 이더리움 가격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체인 데이터, 가격 상승 가리키고 있어"

주 대표는 "온체인 데이터를 봤을 때 이더리움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첫 번째 이유로 중앙화 거래소의 이더리움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상 중앙화 거래소의 암호화폐 물량 감소는 매도 압력의 저하를 의미한다. 중앙화 거래소에 암호화폐가 있으면 언제든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중앙화 거래소 내의 이더리움 보유량 추이. 출처=크립토퀀트
지난 1년간 중앙화 거래소 내의 이더리움 보유량 추이. 출처=크립토퀀트

두 번째 이유로는 중앙화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등에 가치를 고정해 가격 변동성을 낮춘 암호화폐를 뜻한다.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USDT처럼 달러와 1:1 가치를 지니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암호화폐를 매수한다. 거래소 내에 스테이블코인이 쌓일수록 매수 대기 자금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년간 중앙화 거래소 내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 추이. 출처=크립토퀀트
지난 1년간 중앙화 거래소 내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 추이. 출처=크립토퀀트

그는 "이러한 온체인 데이터에 따라 이번 암호화폐 시장의 조정이 끝나면 다시 큰 상승장이 올 것이라고 본다"며 "중앙화 거래소 내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의 증가세를 봤을 때 하락장은 그렇게 길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가격,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

김 대표와 주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더리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김 대표는 "이더리움이 확장성 개선을 위해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런던 하드포크는 그 초석을 원활하게 놓기 위한 업데이트로 알고 있는데, 생태계 내에 좋은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개발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더리움의 장기 전망은 좋아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더리움 가격 역시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이라고 본다"며 "제도권 금융시장이나 암호화폐 시장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런던 하드포크로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수료 문제가 개선되면 지금 이더리움 생태계 내에 활성화되어 있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대체불가능토큰(NFT), 블록체인 게임 등의 프로젝트를 보다 적은 수수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적은 수수료는 트랜잭션 수의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며 "트랜잭션 수의 증가는 펀더멘탈 개선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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