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자라면 미국 SEC를 주목해야 한다
[한서희의 로우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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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한서희 2021년 8월29일 06:55
게리 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출처=유튜브 캡쳐
게리 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출처=유튜브 캡쳐

저는 제가 사는 이 시대가 참으로 글로벌시대임을 실감합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에 사는 제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첫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장인 게리 겐슬러의 이력을 찾아보고 있기에 하는 말입니다.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상자산 사업 관련 자문을 주로 하는 저와 같은 변호사에게 SEC 수장의 입장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SEC 수장이 되기 전에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 경영대학원 실무 교수이자 MIT Fintech@CSAIL의 공동 이사로 일했습니다. 핀테크 전문가라는 이력 때문인지 일각에서는 게리 갠슬러를 친암호화폐주의자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경력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파트너이자 재무공동책임자로 일하다가, 1999년부터 2001년 재무부 내무 차관과 차관보를 역임했습니다. 그 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에서 제11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게리 겐슬러는 거의 20년을 골드만삭스에서 일했음에도 월가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게리 겐슬러는 CFTC 위원장 시절 업계가 반대한 도드-프랭크법 추진에 일조했고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포괄적 규제를 주장했습니다.

도드-프랭크법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에 대한 규제 및 감독 강화를 위해 제정된 법률입니다. 대형 금융사가 자기자본이나 차입금으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볼커룰’이 도드-프랭크 법의 핵심 내용 중 하나입니다. 

CFTC 위원장 재직 당시 장외파생상품에 대해 강력한 규제 정책을 시행한 그의 성향은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 이런 게리 겐슬러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친암호화폐'주의자일까요?

지난 8월3일 아스펜 보안 포럼에서 그가 한 발표 내용을 보면, 적어도 친암호화폐'규제'주의자인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날 발표 내용을 조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게리 갠슬러는 SEC의 존재 목적을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투자자 보호, 자본 형성에 대한 기여, 공평하고 질서정연하며 효율적인 시장 환경 조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중에서도 게리 갠슬러는 투자자 보호를 가장 먼저 언급합니다. 그리고 바로 뒤이어 “암호화폐 시장에선 충분한 투자자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 상황은 마치 거친 서부개척시대와 비슷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ICO를 통해서 자금이 모집된 토큰의 경우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제이 클레이튼 전 SEC 위원장의 말에 동의한다”고 이어 말합니다. 이를 통해 SEC는 증권 미등록 판매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냅니다. 

게리 갠슬러는 또한 디파이와 렌딩 플랫폼 역시 증권법이나 은행법의 규제를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합니다. 또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면, 브로커딜러(중개업자) 및 투자자문사에 의한 암호화폐 보관(커스터디) 행위 또한 규제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금융상품의 출시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책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긍정적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합니다. 그는 “변화의 촉매제로서 잠재력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산업이) 공공 정책의 틀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 합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이 서부개척시대와 같다는 게리 갠슬러의 인식은 그가 CFTC 위원장 재직 당시 장외 파생상품 시장에 대해 가졌던 시각과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게리 갠슬러가 이끄는 SEC는 앞으로 어떤 가상자산 정책을 펼칠까요? 아마도 그가 CFTC에서 장외 파생상품과 관련해 시행한 것과 유사하게, 매우 강도 높은 규제 정책을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시행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규제에만 그치지는 않기를 바라봅니다. 그의 정책이 지금은 금융의 영역 밖에 있는 가상자산을 금융의 영역 안으로 끌어들인 후, 더 발전된 모습의 시장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한서희 파트너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의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을 맡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자문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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