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블록 메인넷이면, 부처님 오신 날 디파이 접속 마비도 문제 없죠"
[인터뷰] 김재윤 슈퍼블록 대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혁
박상혁 2021년 8월28일 16:20

최근 출시 후 주목을 받는 암호화폐 서비스를 보면 대부분이 블록체인의 확장성을 개선하는 프로젝트거나 댑(DApp)이다. 이제는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는 인식이 형성된 메인넷을 시도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 최근 메인넷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솔라나도 개발을 이미 2017년부터 시작한 사례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고 메인넷 개발을 준비하는 업체가 있다. 김재윤 대표가 지난 6월 설립한 메인넷 서비스 업체인 슈퍼블록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인 디사이퍼 회장 출신이다.

슈퍼블록은 이타노스(Ethanos)라는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메인넷을 만들고 있다. 이타노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에 나오는 타노스의 이름을 본따 김재윤 대표가 대학원 재학 시절 논문으로 발표한 기술이다. 블록체인 데이터의 불필요한 용량을 기술적으로 줄이는 것이 이타노스의 핵심이다.

김재윤 대표는 "블록체인의 용량을 줄이면, 기존에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웠던 이용자들도 쉽게 노드가 될 수 있다"며 "부처님 오신날에 암호화폐들의 가격이 일제히 폭락하여 트랜잭션 및 데이터 요청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었다.

이로 인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버 장애로 손해를 본 이용자들이 많았는데, 이타노스로 누구나 노드가 되는 환경이 조성되면 서버를 거치지 않고 데이터를 받아오거나 트랜잭션을 직접 네트워크에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슈퍼블록은 지난 26일 벤처케피탈(VC)인 스프링캠프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의 운영사 네이버제트(다트 공시에 따르면, 취득금액 4억5000만3600원)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는 "회사 자체의 비즈니스 모델은 설립 초기라서 아직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는 단계"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개개인이 웹 서버의 주인이 되는 웹3.0 플랫폼을 구현하는 게 슈퍼블록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아래는 지난 5일 강남 패스트파이브 1호점에서 김재윤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 전문이다.   

2021년 8월5일 서울 강남 패스트파이브 1호점에서 만난 슈퍼블록 김재윤 대표. 출처=박상혁/코인데스크 코리아
2021년 8월5일 서울 강남 패스트파이브 1호점에서 만난 슈퍼블록 김재윤 대표. 출처=박상혁/코인데스크 코리아

-슈퍼블록을 설립한 계기는? 

=나는 원래 대학원에서 웹을 연구했다. 통상 현재의 웹 체제를 웹2.0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중앙 웹 서버가 업데이트된 내용을 모든 사람(클라이언트)들에게 똑같이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일각에서 블록체인을 두고 웹3.0이라고 하지 않나. 사실 웹3.0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모호한데, 일반적으로 이 업계에서는 각 클라이언트가 서버의 주체가 되는 개념을 웹3.0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들도 알고 보면 웹2.0의 형태와 다를 바 없다. 체인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풀 노드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의 사용자는 메타마스크와 인퓨라 같은 미들웨어 서비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생태계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웹3.0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타노스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마침 그 당시(올해 초)에 암호화폐 상승장이 오면서 투자 수익을 보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나태함을 느끼기도 했다. 나보다 먼저 더 큰 규모로 돈을 번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니, 인생의 장기목표를 확고하게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공통된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회사를 설립하고 웹3.0의 실현이라는 장기목표를 달성하기로 마음먹었다. 

 

-슈퍼블록은 어떤 회사인가.

=우리는 메인넷을 개발하는 회사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같은 메인넷을 보조하는 사이드체인 등의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가 아니라, 메인넷을 별도로 직접 개발한다는 얘기다. 

 

-메인넷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이유로 최근에는 확장성 개선이나 댑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슈퍼블록은 메인넷에 도전을 했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메인넷에 있다고 생각했다. 옛날부터 블록체인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사실 블록체인의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블록체인의 용량이 빠르게 커진다는 걸 의미한다. 블록 생성 주기가 그만큼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용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메인넷이 먼저라는 판단을 했다.   

이더리움의 가격 대비 용량당 풀노드 구축 비용.(예상 추이 포함) 출처=슈퍼블록
이더리움의 가격 대비 용량당 풀노드 구축 비용.(예상 추이 포함) 출처=슈퍼블록

 

-슈퍼블록 메인넷의 기반이 되는 이타노스는 어떤 기술인가. 

=이타노스는 블록체인 데이터 안에 있는 휴면 계정을 필요에 따라 날려버리고(Pruning), 상황에 따라 다시 복원할 수도 있는 기술이다. 문제의식은 2019년에 생겼다. 풀 노드가 되려면 지금까지 생성된 모든 블록체인 데이터를 다 받아와야 하는 문제가 있다. 지금(8일) 기준으로 이더리움의 블록 데이터를 전부 받아오려면, 약 8테라바이트의 용량이 필요하다. 

블록 하나당 용량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이전 체인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한 블록체인의 특성상 얽혀있는 트랜잭션 및 상태 트리(State Trie) 구조를 다 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받아야 할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데다가 데이터의 키 값이 모두 해시 값이므로 데이터베이스에 랜덤 읽기, 쓰기를 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용량이 몇십 기가 수준만 돼도 (데이터를 받아와서 저장하는데) 1주일 이상이 걸린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용량을 줄일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 블록 용량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계정(어카운트)인데, 거기에 휴면 계좌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2019년 당시 이더리움의 노드 데이터를 조사해보니, 약 1억개의 계정 가운데 95% 이상이 비활성 계정이었다. 이 전체 계정 개수가 지금은 약 1억6500만개 정도로 늘었다. 

 

-이름을 이타노스로 지은 이유는?

=마블 영화에 나오는 타노스를 보면 자원의 고갈을 막기 위해 우주 전체 생명체를 반으로 줄이려는 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나. 이더리움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계정의 수 덕분에 컴퓨팅 자원이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다. 타노스와 같이 블록체인 안에 있는 불필요한 데이터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겠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이타노스로 짓게 됐다.

유명 캐릭터 타노스의 코스프레 이미지. 출처=Wikimedia Commons
유명 캐릭터 타노스의 코스프레 이미지. 출처=Wikimedia Commons

 -슈퍼블록의 이타노스로 이용자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이타노스가 도입되면 기존에 풀 노드가 되기 어려웠던 일반 참여자들도 누구나 쉽게 풀 노드가 될 수 있다. 풀 노드의 장점은 다른 노드에 요청을 보내지 않아도 필요한 데이터를 볼 수 있고, 트랜잭션을 직접 네트워크로 전파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A가 B에게 5이더를 보낸다고 하면, A에게는 5이더 이상이 있어야 한다. 그 상태를 직접 보고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주체가 풀 노드다. 

좀 더 쉬운 예시를 들자면, 올해 부처님 오신 날에 암호화폐가 폭락하고 일부 디파이에 정상적인 접속이 안되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이때 풀 노드가 아니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 그러나 풀 노드가 되면 그런 상황에서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고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개개인이 모든 데이터를 볼 수 있는 노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온체인 데이터를 이용한 차익거래 봇이나 청산 봇, 오라클 피드 봇과 같은 전문 봇을 직접 돌릴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블록체인의 트랜잭션 절차. 풀 노드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새로운 거래를 추가할 수 있는 구조다. 출처=슈퍼블록
블록체인의 트랜잭션 절차. 풀 노드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새로운 거래를 추가할 수 있는 구조다. 출처=슈퍼블록

-반대로 이타노스로 슈퍼블록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사실 슈퍼블록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신중하게 계획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대다수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처럼 향후 우리 서비스에서 나오는 암호화폐에 대한 팀 물량은 일정 부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팀 물량을 매도하여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물량을 활용해서 생태계를 키우고 블록 검증에 참여하여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슈퍼블록의 주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또한, 팀 자체적으로 양질의 디파이 서비스를 만들어서 슈퍼블록 메인넷에 붙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다만 핵심은 언제나 메인넷 개발에 있다. 

 

-메인넷의 합의구조는 결정이 된 것인가.

=아무래도 위임지분증명(DPoS)이 될 것 같다. 작업증명(PoW)은 최근 환경 이슈가 대두되고 있어서 곤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고, 지분증명(PoS)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무르익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컨대 지분증명에서 일어나는 롱 레인지 어택(Long-Range Attack, 공격자가 고의로 체인을 분리해서 메인체인의 자리를 노리는 공격)이 있다. 우리 서비스 특징과 전체적인 장단점을 고려해서 위임지분증명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제트와 스프링캠프가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에서 네이버제트와 스프링캠프로부터 7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1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투자 계약은 8월 26일에 마무리됐다. 두 기업 모두 슈퍼블록이 고유의 기술을 가지고 메인넷을 만든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 국내에서는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기술을 가지고 메인체인 개발을 시도하는 프로젝트가 그렇게 많지 않다. 

 

-슈퍼블록의 올해 목표와 궁극적인 목표는?

=메인넷 출시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출시를 순조롭게 하기 위한 개발을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올해의 핵심 목표가 될 예정이다. 개발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실리콘밸리로 진출해서 슈퍼블록의 사업을 글로벌 단위로 키울 준비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개개인이 서버의 주인이 되는 넥스트 웹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