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NFT, 거대한 시장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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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연 인턴기자, 정인선
신재연 인턴기자, 정인선 2021년 8월29일 14:57
구찌의 가상 핸드백 디오니소스. 출처=로블록스 캡처
구찌의 가상 핸드백 디오니소스. 출처=로블록스 캡처

지난 6월 구찌의 가상 핸드백 디오니소스는 경매에서 35만로벅스(약 4115달러, 480만원)에 팔렸다. 한달 전 구찌는 메타버스(가상세계) 게임 로블록스 안에 ‘구찌가든’을 만들어 이 한정판 핸드백을 팔았다.

구찌 특유의 벌 장식이 들어간 이 핸드백의 최초 판매가는 475로벅스(약 5.5달러, 6400원). 구매자가 한 달 뒤 로블록스 상점에서 ‘리셀(Resell, 한정품을 웃돈을 얹어 파는 행위)’하자 가격이 748배가 오른 것이다.

구찌 디오니소스(Gucci Dyonisos). 출처=로블록스 아바타 상점 캡처
구찌 디오니소스(Gucci Dyonisos). 출처=로블록스 아바타 상점 캡처

구찌의 가상 제품은 로블록스 캐릭터만 착용할 수 있다. NFT(대체불가능토큰)가 아니라 로블록스 밖으로 보낼 수도 없다. 그럼에도 같은 이름의 실물 핸드백(3400달러, 397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돼, 가상 패션 아이템 수요층이 있음을 증명했다.

가상 패션 아이템은 가상 공간에서 구현되는 의류, 액세서리 등을 뜻한다. 버버리도 이달 초 메타버스 게임 ‘블랭코스 블록파티’에 버버리의 가상 패션 아이템을 한정 판매했다.

 

가상 패션 아이템을 사는 사람들

로블록스내 구찌 제품은 이 게임 안에서만 존재하지만, 현실 세계와 접목시키는 사례도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AR(현실세계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신체부위를 비추면 디지털 형태의 가상 모자, 신발, 재킷을 현실의 자신의 몸에 착용할 수 있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영상을 올릴 때 사용하는 모자, 안경 필터와 비슷하다.

@rtfkt

PS5 sneakers evolved. Would you guys wear these? Or should we make Xbox evolved sneakers? #playstation5 #xbox #sneakerha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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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필터와 구별되는 건 상당수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패션 NFT’라는 점이다. 디지털 파일이지만 복사할 수 없고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는 NFT 특성 덕에 사고 파는 거래 시장이 형성된다.

디지털 패션 브랜드 패브리컨트(The Fabricant)는 2019년 가상 드레스 이래데선스(Iridescence)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전용 드레스”라는 이 제품은 빛이 나며 움직이는 효과를 낸다. 딱 한 벌만 제작된 이래데선스는 9500달러(약 1천100만원)에 팔렸다.

패브리컨트는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키티를 개발한 대퍼랩스와 협력해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NFT 드레스를 만들었다. 패브리컨트는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된 패션 아이템은 소유권 추적, 자유로운 거래, 수집 가능성의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래데선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스타그램 필터 크리에이터(Johanna Jaskowska)’의 착용모습. 이래데선스 드레스는 움직이며 빛을 낸다.

아래는 실제 촬영 장면. 이 사진 파일에 이래데선스 드레스를 입힌다. 

 

이래데선스 드레스는 마리 렌이 구매했다. 마리는 "틱톡같은 앱에서 이 드레스를 입고 나를 표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패션 전문매체 보그는 RTFKT를 가상 패션계의 첫 럭셔리 브랜드로 소개했다. 가상 패션 브랜드 RTFKT가 지난 2월 디지털 아트 경매사이트 니프티 게이트웨이(Nifty Gateway)에서 한정 판매한 NFT 스니커즈 600켤레는 7분 만에 매진됐다. RTFKT는 약 3백만달러(35억원)의 수익을 냈다.

또 다른 가상 패션 브랜드 디메터리얼라이즈(The dematerialised)는 디지털과 현실의 결합을 강조한다. 디메터리얼라이즈가 NFT로 만든 의류, 액세서리는 VR(가상현실) 게임 산사(Sansar)에서 착용할 수 있다. 또한 AR카메라로 스마트폰 화면 속의 내 몸에 착용해볼 수도 있다. 

 

근데 이걸 왜 사지?

가상 패션 아이템에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쓰는 이유는 뭘까?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국내 구매자들을 온라인으로 만나 물어봤다.

A씨는 디메터리얼라이즈 출시 초기 에어드롭 이벤트에 참여해 받은 가상 스웨터 ‘헥스제로(HexJerzo)’를 재판매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그는 미래엔 디지털과 물리 세계가 더 가까워질 것이라며 ‘룩소 플랫폼(디메터리얼라이즈)이 내세운 디지털(Digital)과 피지컬(Physical)의 결합인 피지털(Physhi+tal)’ 철학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투자 목적으로 가상 패션 아이템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디메터리얼라이즈 구매자 B씨는 한정판 제품 구매에 따른 만족감뿐 아니라, 재판매를 통한 수익 또한 디메터리얼라이즈 제품을 구매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디메터리얼라이즈 구매자 중에는 이더리움의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도 있다”며  “부동산 등에 비해 가상 패션 아이템은 재판매 비율과 속도가 모두 빠르다”고 말했다. 디메터리얼라이즈 제품은 법정화폐(유로화) 그리고 이더리움으로 사고 팔 수 있다. 그는 한정 출시된 아이템을 샀다가 재판매하면 구매가보다 더 많은 이더리움을 벌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슈테크(신발+재테크)’와 유사하다. 슈테크는 한정판 운동화를 웃돈을 얹어서라도 구매하고 싶어하는 수요와 시세차익을 노린 재판매가 결합한 투자방식이다. 

나이키와 디올은 2020년 6월 ‘나이키 에어조던 1레트로 하이 디올’을 8500개 한정판으로 내놨다. 2200달러(257만원)였던 가격은 경매 사이트인 스톡X에서 현재 7000달러(8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재판매 시 250%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디지털 제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리셀이라는 새로운 시장이라 만들어질 수 있다. ‘블록체인 판 마인크래프트’를 지향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The Sandbox)의 세바스찬 보르겟 최고경영책임자는 “기존 패션 브랜드의 판매자, 구매자 관계가 일방적인 가치 교환을 암시하는 구식 개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메터리얼라이즈가 지난 12일 출시한 ‘페넬롭 디지털(Penelope Digital)’의 가격은 130유로(약 17만 9000원), 0.047794ETH(이더리움)이다. 웹사이트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코드인 ‘DMAT-SOULLAND’를 입력하면 볼 수 있다. 

개성있는 패션으로 디지털 공간에서 주목받고 싶은 이들도 가상 패션 아이템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가상 패션 아이템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현실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디자인에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실물 패션 제품에선 구현하기 어려운 특수 효과를 더할 수 있다. 옷을 입으면 팔을 휘두를 때마다 빛이 나거나, 드레스에 나비가 모여들기도 한다.

일부 패션 브랜드가 선보였던 가상 피팅 기술이 NFT와 결합하면서 이젠 하나의 유희이자 재테크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 가상세계 속 활동이 점점 중요해지는 세상에서, 나의 디지털 캐릭터가 주목받을 수 있다면 가상 아이템에 돈을 쓰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이다. 마조리 헤르난데즈 룩소 최고경영자는 “탈중앙형 가상 패션은 창의적인 이들이 자신만의 패션세계를 창조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아이드 파이버(IDE PHYBER) 드레스 주위로 나비가 모여드는 효과를 낸다.

 

9000유로(1240만원)인 알파(ALPHA)는 매진됐다.

 

100개 한정 출시한 가스 사이버(GAS CY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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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Eileen 2021-08-30 17:23:48
NFT가 추세라긴하지만 솔직히 이런건 왜사나 싶은데..가상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주목만큼 가상 피팅 기술이 NFT와 결합하면서 이젠 하나의 유희이자 재테크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는점은 인정해야하는 부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