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IT 도시 벵갈루루. 출처=Kshitiz Bathwal/Wikimedia Commons
인도의 IT 도시 벵갈루루. 출처=Kshitiz Bathwal/Wikimedia Commons

인도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도는 2021년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지수에서 세계 2위에 올랐으며, 인도 블록체인 스타트업들도 글로벌 펀딩을 통해 자본 유치를 시작했다.

최근 성공적인 펀딩을 마친 스타트업으로는 발라르벤쳐스(Valar Ventures)에서 2천500만 달러를 유치한 볼드(Vauld), 알파빗펀드(Alphabit Fund), 펄거벤처스(Fulgur Ventures), 스택스 엑셀러레이터(Stacks Accelerator), SBX 캐피탈(SBX Capital)에서 70만 달러를 투자받은 고셋츠(GoSats), DACM과 메커니즘캐피탈 (Mechanism Capital) 및 기타 투자자들이 이끄는 프라이빗 펀딩 라운드에서 9백만 달러를 유치한 바이코노미(Biconomy), 빌리지 글로벌(Village Global), 넥서스파트너스(Nexus Partners) 및 쿠날 샤(CRED), 아난드 C.(Five9 Inc.), 안잘리 반살(Avanna Capital)등 유명 엔젤 투자자들이 이끈 시드 펀딩에서 250만 달러를 유치한 머드렉스(Mudrex) 등이 있다.

지금까지 인도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이 받은 펀딩 금액은 1억 달러가 넘는다. 그 중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DCX(CoinDCX)는 인도 최초 암호화폐 유니콘 기업이 됐으며, 블록체인 플랫폼 폴리곤(Polygon)도 메이저 프로토콜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렇게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급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DeFi) 덕분이다.

인도의 우수한 개발자들이 핵심 암호화폐 상품 유통에 적합한 시장을 디파이에서 찾은 것이다.

인도 암호화폐 스탄트업들의 투자 유치 상황. 출처=Tracxn
인도 암호화폐 스타트업 펀딩 규모 (Tracxn). 출처=Tracxn

영국과 일부 EU국가의 암호화폐 자산 시장은 비규제 시장이라서 소비자 보호가 부재한 상황이다. 그러나 글로벌 디파이 열풍은 9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확약금으로 이어져 세계 각 지역 개발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으며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도 개인정보 보호, 프로토콜, 탈중앙 거래소(DEX), 탈중앙 자율조직(DAO) 등 여러 기반들을 구축 중이다.

특히 폴리곤은 높은 수수료, 저조한 초당 거래 규모, 부족한 유저경험 등 이더리움이 가진 문제를 디파이의 레이어2 프로토콜로 해결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었다.

폴리곤 프로젝트는 비용을 낮추고 신속한 거래를 가능케 하며 많은 유저를 모았다. 덕분에 폴리곤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유사한 암호화폐 솔루션을 구축하던 타 인도 프로젝트들에게도 기회의 문을 열어주었다. 이제 폴리곤 팀은 인도 내 다른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에 펀딩과 네트워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카나 네트워크(Arcana Network) 공동 창업자 Aravindh Kumar는 “신뢰도를 높이고 업계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폴리곤 팀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보보안 프로그램 스타트업 아카나 네트워크는 최근 코인베이스의 Balaji Srinivasan, Sandeep Naiwal, JD Kanani(폴리곤 창업자들), Kendrick Nguyen(리퍼블릭 창업자 및 CEO), 기타 업계 최고 엔젤투자자들로부터 37만5천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출처=Naveed Ahmed/Unsplash
출처=Naveed Ahmed/Unsplash

최근의 암호화폐 개발 붐은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고전했던 2020년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제작년만해도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만이 유일한 비즈니스 모델이었고, 핵심 기술 플레이어들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인도준비은행(RBI)의 가상화폐 거래 금지 조치는 기존 스타트업의 자금유치 노력을 곤경에 빠트리기도 했다.

인도 벤처기업 및 투자자들은 늘 금융당국이 계좌를 압류할까봐 두려워했다. 2018년 ICO 거품 악재로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사기’라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졌고 이에 인도 규제당국이 금지법이란 강수를 내놓은 것이다. 암호화폐 스택킹 앱 고셋츠 공동창업자 Mohammed Roshan “대부분의 은행은 우리의 사업 운영이 사기라고 폄하했다”고 말한다.

“스타트업들은 가치가 높은 합법적인 글로벌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볼드 (Vauld)의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인 Darshan Bathija가 말한다.

준비은행의 암호화폐 금지령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판결이 내려진 2020년 3월까지 스타트업 업계는 은행과 금융기관에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러나 호황이 시작되면서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에게 성장과 기회의 문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메타 스테이블 코인 인덱스 ‘디파이달러(DefiDollar)’ 공동창업자 Siddhartha Jain는 “2020년 12월 비트코인이 전고점인 2만달러를 돌파한 후 점점 더 많은 투자금이 블록체인 스타트업계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놓치기 싫은 시장 사이클이란 뜻이다” 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랠리로 인도 국내 인지도도 높아지고, 외국인 자금유입 또한 증가세를 보이며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도중앙은행(RBI).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인도중앙은행(RBI).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에도 불구하고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인도 벤처 투자자들과 투자 펀드 참여는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인도 벤처 캐피탈 기업의 펀딩 생태계는 다소 제한적이었습니다. 최근 규제 불확실성 상황에서 투자하기는 조심스러웠던 거죠.” 바이코노미(Biconomy) 공동창업자 Aniket Jindal가 말한다.

Darshan Bathijia는 “인도 투자자들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 분야를 더 잘 알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를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인도투자 펀드는 예상수익과 규제 컴플라이언스만 보기 때문입니다.”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더불어 인도 투자사들의 투자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가치 재평가 및 펀더멘탈 파악이 시급하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펀딩 제한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제 폴리곤과 같은 기존 프로젝트는 신규 프로젝트를 위한 자체 펀드 및 지원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동시에 업계는 정치입안자와 정부 당국 주도의 인도 공식 암호화폐 발행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의 조속한 규제 혁신을 통해 인도가 블록체인 산업을 이끄는 중심 국가가 되길 희망하는 것이다.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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