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NFT. 출처=코인데스크코리아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NFT(대체불가능토큰)라고 하면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는 주류 투자자들은 천정부지 가격에 거래된 디지털 미술작품들이나 5억4200만달러에 판매된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AYC) NFT 등 아바타 커뮤니티 광풍에 주로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대체 NFT가 뭐길래 이리도 난리들인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그들이 디지털 게임자산 대여부터 DNA 판매까지 현재 연구 단계에 있는 수많은 NFT 적용 사례들을 이해하게 된다면 그보다 심오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로선 투기가 NFT의 가장 중요한 이용사례인 듯 보일지 몰라도, NFT는 그보다 훨씬 더 커다란 무언가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바로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사람들이 NFT의 매력에 관해 오해하는 이유를 먼저 알 필요가 있다. 나는 디지털 경제의 운영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 그 원인이라 본다.

 

권리

NFT 열풍을 무시하는 이들이 흔히 보이는 반응을 생각해보라. 그들은 “도대체 왜 사람들이 우클릭 한 번으로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할 수 있는 JPEG 파일을 하나에 수백만 달러씩 내고 사느냐?”고 물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의 문제는 디지털 파일을 소유하는 것을 예술 작품에 대한 권리나 작품 속에 든 정보에 대한 권리를 소유하는 것과 혼동하고 있단 것이다. NFT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은 후자로, NFT는 희소성을 입증할 수 있는 디지털 가치 표시자이면서 동시에 더 나은 권리 집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구성 요소다.

이는 규모가 큰 미래의 전망이다. 왜냐하면 비트코인 이전 시대에는 인터넷상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던 창작자들이 돈을 지불하고 자신의 창작물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본인 작품에 대한 권리를 직접 양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인터넷 상거래 초창기에 만들어진 저작권법 때문이었는데, 그 당시엔 거래를 추적하고 이중 계산을 막을 탈중앙화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었다.

제정된 지 100년이 넘은 규정으로서 저작물에 대한 창작자와 소비자의 권리를 명시한 ‘최초 판매의 원칙(first sale doctrine)’이 디지털 미디어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인터넷 환경에서 콘텐츠는 손쉽게 복제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아닌 환경에서는 최초 판매의 원칙에 따라 누구도 저작권자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지 않고서는 저작권이 등록된 글을 복제해 새로운 사본을 출판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해당 글이 포함된 책은 재판매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저작권에 대한 통제권과 소유권이 새로운 소유자에게 전적으로 이전됐다.

따라서 최초 판매의 원칙은 디지털 저작물의 저작권, 그리고 책이나 기록물처럼 저작권에서 파생돼 나온 작품이 실려있는 매체를 구분 짓는다.

인터넷에서는 익명성과 저렴한 디지털 복제 비용 때문에 저작물 사본을 쉽게 만들 수 있었고, 또 법망을 피하기도 쉬웠다. 따라서 초창기 디지털 미디어는 라이선스를 통해 관리하게 됐다. MP3나 킨들(Kindle) 책을 실제로 소유하는 게 아니라 비상업적 용도로 1회만 사용할 권리를 계속해서 얻는 것이었다. 가장 오랫동안 타인에게 권리 이전이 불가능했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고, 모두가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가 되면서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최초 판매의 원칙을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이 플랫폼 내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리트윗하며 다른 용도에 맞게 변경할 수 있도록 약관과 서비스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가진 저작권을 사실상 양도하게 했다.

그중 인기 있는 플랫폼의 경우 이런 구조는 엄청난 네트워크 효과를 낳았는데, 이 같은 콘텐츠가 일반 대중에게 있어 주된 정보처가 됐기 때문이다. 이 말은 대형 언론사부터 전문 사진작가나 예술가까지 상업적 목적의 크리에이터들이 일반 이용자들과 똑같은 공유 조건으로 해당 플랫폼에서 자신들의 콘텐츠를 게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그들은 청중과 직접 맺어온 관계를 잃어버렸다. 시장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은 이제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아닌 페이스북과 구글(Google), 트위터, 아마존(Amazon)의 손에 넘어갔다. 이 데이터를 당근으로 손에 쥔 채 이 플랫폼 기업들은 발행업체들에게서 광고주를 빼앗아갔다. 수많은 신문사와 오래된 출판사들이 문을 닫게 된 이유 중 이게 큰 부분을 차지했다.

출처=Debby Hudson/Unsplash
출처=Debby Hudson/Unsplash

NFT

NFT는 창작자의 권리를 인터넷 이전 시대로 다시 되돌려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NFT는 해결책의 일부일 뿐이다.

NFT 자체가 JPEG 파일을 우클릭해서 저장하는 것을 막진 못한다. 불법 복제는 여전히 쉽게 일어난다.

그리고 NFT 자체가 디지털 미디어 파일은 아니다(주류 투자자들이 당연히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NFT는 특정 디지털 파일과의 고유한관계를 일회성으로 인증해주는 복제가 불가능한 디지털 서명이다.

판매자가 NFT를 팔 때, 판매하는 상품은 다름 아닌 NFT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해당 예술작품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저작권자가 NFT와 함께 구매자에게 양도하는 미디어 저작권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야기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은 아니다. NFT는 고유성과 희소성을 입증할 수 있는 최초의 디지털 표시자로서 그야말로 게임체인저(game-changer)다. NFT는 궁극적으로 창작자(디지털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자산을 소유한 모든 이들을 포함)들이 자신의 재산권을 다시금 주장하게 함으로써 과거 인터넷2.0 시대 때 잃어버렸거나 적어도 심각하게 훼손됐던 그들의 권한을 되찾아오게 할 것이다.

NFT는 청중과 직접 맺는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다.

현재로선 크리에이터들이 시장을 찾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면 이론상 크리에이터들은 잠재 고객인 이용자 네트워크와 연결되기 위해 이전의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새로운 NFT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에 의존하게 될 거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미 창의적 공동체 역할을 하는 탈중앙자율조직(DAO)과 NFT 커뮤니티라는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지난주 많은 주목을받았던 ‘6529’라는 트위터 계정 이용자의 스레드에 따르면, NFT가 지닌 가장 위대한 힘은 “탈중앙화된 사회 조직을 구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가올 호황

재산권이란 자본주의의 근간이다. 재산권이 한번 만들어지면 모든 종류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 위에 구축할 수 있다. 중국이 극빈한 공산주의 국가에서 글로벌 경제 대국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바로 국가가 자국민의 재산권을 인정해주기로 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는 크리에이터 개개인과 디지털 자산(자산의 디지털 기록물도 포함)을 소유한 모든 이들이 이제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창출하는 힘과 전 세계 곳곳에 닿을 수 있는 인터넷을 활용하고, 인터넷이 생산해내는 데이터를 마이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수십 년간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을 위해서 해왔던 이 일을 이제는 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NFT가 획기적인 게임체인저인 이유다.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is CoinDesk's chief content officer. Previously, Casey was the CEO of Streambed Media, a company he cofounded to develop provenance data for digital content. He was also a senior advisor at MIT Media Labs'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a senior lecturer at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Prior to joining MIT, Casey spent 18 years at The Wall Street Journal, where his last position was as a senior columnist covering global economic affairs. Casey has authored five books, including "The Age of Cryptocurrency: How Bitcoin and Digital Money are Challenging the Global Economic Order" and "The Truth Machine: The Blockchain and the Future of Everything," both co-authored with Paul Vigna. Upon joining CoinDesk full time, Casey resigned from a variety of paid advisory positions. He maintains unpaid posts as an advisor to not-for-profit organizations, including MIT Media Lab's Digital Currency Initiative and The Deep Trust Alliance. He is a shareholder and non-executive chairman of Streambed Media. Casey owns a small amount of bit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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