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발의된 가상자산법이 놓친 것들
미니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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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전지성 2021년 10월24일 08:35
  • 안창국 금융혁신기획단장이 강조한 "규제의 실질적 집행력"
  • 11월 국회 정무위 가상자산법 입법 과정에서 논의될지 주목
안창국 금융혁신기획단장.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유튜브 캡처
안창국 금융혁신기획단장.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유튜브 캡처

“시장에서 특히 중요한 쟁점은 불공정거래(행위)입니다. 디지털 자산이 시공간을 초월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연 (불공정거래를 저지른) 범인을 어떻게 특정하고 단속(적발)할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규제의) 집행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규제 당국에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지난 14일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4주년 기념 컨퍼런스 “디지털 화폐, 디지털 자산과 금융의 미래”에서 ‘규제의 집행력 확보’를 이같이 강조했다. 

 

규제의 집행력

그의 토론은 컨퍼런스 전부터 업계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 규제의 실무책임자다. 컨퍼런스는 지난 8월 그가 금융위 인사로 단장을 맡은 뒤 규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처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가 규제에 무엇이 필요하다고 말할지, 어떻게 규제한다고 말할지는 특히 ‘올해‘, ‘사업자들’에게 의미가 크다.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처음 제도 안으로 들어왔다. 지난 9월 24일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마무리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대부분의 질의에 “국회의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여러 차례 답변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8천만원을 넘나들며 시장을 달구고 있다.

이날 김갑래 연구위원이 먼저 주제(가상자산 거래자 보호를 위한 규제의 기본 방향) 발표에서 ▲공시 ▲불공정거래 ▲사업자의 세 부분으로 나눠 규제 방향과 구체적인 내용을 제안했다. 

불공정거래 규제란 “투자자와 시장에 대한 투자정보제공 등에 있어서 반사기적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불공정거래행위는 시세조종, 미공개중요정보이용, 시장교란 등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안 단장은 이날 ‘규제의 집행력 확보’라는 표현을 5차례 반복했다. ‘규제의 집행력 확보’란 주식시장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시감위)는 주식시장의 규제 집행 기구다. 주식 시장에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면 감독기구로서 문제가 된 증권회사를 제재한다. 이날 안 단장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시감위 같은 역할을 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시감위 같은 실질적인 감독 기구가 필요하다는 건 규제 집행 당국의 실무 책임자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단장은 특히 가상자산의 특성에 부합한 규제를 말했다. 

“기존의 (주식시장의) 불공정거래 (규제) 체계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상장, 공시는 일반 기업이면 모두 거쳐 가는 절차입니다. 그런 절차는 금융기관, 즉 증권회사나 은행의 계좌를 통해서 움직이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이건(가상자산은) 디지털 자산이고 디지털 지갑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집행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저희 차원(규제 당국의 입장에서)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도 시감위 같은 실질적인 집행력을 갖춘 감독기구가 필요하지만 주식과 가상자산이 다르기 때문에 디지털이라는 특성에 부합한 집행력과 집행기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가상자산 규제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를 잘 만들어 놓은 뒤에는 이용자 보호라는 (규제의) 목적을 위해 규제 당국이 어떻게 (규제의) 집행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해외 기구와) 글로벌하게 공조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불공정거래 조사 방식이나 감시 방식은 차원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국회의 가상자산법 발의안들은 이런 집행력과 집행기구를 다루지 않고 있다. 안 단장은 "그런 문제는 국회가 제도화 논의를 할 때 빠진 부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금융위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모두 8건의 가상자산법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시감위 같은 실질적인 규제 집행기구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법의 적용 범위와 인가·등록·신고 등 진입규제, 금지하는 불공정거래의 종류 등을 다루고 있다.

가상자산법 발의 현황. 출처=금융위원회
가상자산법 발의 현황. 출처=금융위원회

11월 국회 입법

그러나 11월 국회 정무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입법을 진행한다. 8건의 법안들을 모두 검토하고 조율하고 종합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 건을 더 발의할 예정이고 모두 함께 다루게 된다. 

안 단장은 “발의된 입법안마다 생각이 다 다르다. 목적은 동일하지만 정부의 관여 정도 등 방점을 두는 부분들이 다르기 때문에 잘 조화해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2일 금융정보분석원 분원 현판식에서 '본립도생(本立道生)'을 언급했다. "기초가 제대로 서면 자연히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게 된다"는 뜻의 ‘논어’ 경구다.

국회 입법은 가상자산 시장 규제의 기초를 세우는 과정이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디지털 자산의 특성을 놓치지 않는, 규제의 실질적인 집행력 확보 방안이 충분히 다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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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Eileen 2021-10-25 18:30:57
나오는 법안들을 보면 규제도 가하고 과세도 가하려고 하는데,가상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오는 규제도 중요하지만,제도권 안으로 들여오면 규제가 가해지는 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게 시급한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