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 출처=위키피디아
연방준비제도. 출처=위키피디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빠르게 긴축 정책으로 선회할 것을 예고했다. 시장은 깜짝 상승세를 보였다. 불확실했던 연준의 정책 방향이 이번 발표로 가시화된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4~15일(현지시간)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밝힌 성명에서 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월 150억달러에서 월 300억달러로 늘린다고 밝혔다. 테이퍼링 종료 시점은 당초 2022년 중반으로 예상됐으나 규모를 2배로 늘리면서 2022년 3월로 앞당겨졌다.

금리인상도 가파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점도표에서 FOMC 위원들은 평균적으로 2022년 세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걸로 전망했다. 지난 9월 위원 절반 이상이 2023년까지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에 비춰보면 큰 변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이퍼링 조기 종료에 이어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결정은 예상보다 물가가 빠르게 상승한데서 비롯됐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주요 지표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월 전년 동기 대비 6.8% 상승해 3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FOMC 직전에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는(PPI)도 9.6% 급등했다. 연준의 평균물가 관리 목표였던 2%를 크게 상회한다. 

 

불확실성 해소에 투자시장 훈풍…오름세 계속?

연준이 긴축 가속화 의지를 시사했지만 시장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동안 증시, 가상자산 시장은 연준의 매파 정책 전환 시기를 두고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로 매파적(긴축) 정책 전환은 확정됐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증시, 가상자산 등에 숨통이 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는 더 이상 일시적이지 않다”라고 발언하는 등 수차례 긴축 신호를 보낸 것도 시장의 충격을 줄였다. 

뉴욕증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08%(382.59포인트)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4%(76.10포인트)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2.15%(327.9포인트) 상승 마감했다.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던 가상자산 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한국시간 16일 오전 5시30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비트코인)은 24시간전 대비 4.2%가량 오르면서 4만9000달러선을 넘어섰다. ETH(이더리움)도 6.4%가량 상승해 4000달러선을 넘었고, BNB(바이낸스코인)는 5%, SOL(솔라나)는 14%가량 올랐다.

연준 발표 직후 S&P500 선물과 비트코인 가격이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출처=블룸버그
연준 발표 직후 S&P500 선물과 비트코인 가격이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출처=블룸버그

다만 예상보다 빠른 긴축 정책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에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동안 암호화폐와 기술주 등 위험자산은 인플레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연준이 '인플레 파이팅'에 적극 나서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안전자산 쪽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인데스크US는 “연준이 돈을 찍어내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자 많은 투자자들이 헤지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주목했었다“면서 “하지만 연준이 이 경기 부양책을 더 빠르게 철회할 것으로 보이면서 비트코인 가격에 추가적인 역풍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가격이 주식처럼 연준의 소식에 따라 변동하자 이제 가상자산이 전통 자산군과 함께 대체자산의 반열에 올랐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발표 직후 S&P500 선물과 비트코인 가격의 움직임이 거의 동일했다”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는 이제 다른 사람들처럼 연준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세진 객원기자. 2018년 말부터 블록체인∙암호화폐 금융(CeFi, DeFi) 시장과 연을 맺고 있습니다. 돈(Money)이 디지털로 변하는 과정을 글로 논합니다. 소량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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