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커뮤니티

2022년의 NFT 시대를 예측해보자. 가장 중요한 열쇳말은 '커뮤니티'가 아닐까. 적고 보니 새삼스럽다. 왜 지금 커뮤니티를 이야기할까? PC통신 시대에도 인터넷 시대에도 커뮤니티는 항상 중요했는데 말이다.

NFT 시대의 커뮤니티가 다른 점이 있다. NFT의 소유가 멤버십을 의미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내가 산 NFT아트가 내 정체성을 보여준다. NFT와 소속감에 대한 마이클 케이시의 칼럼.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캡쳐
내가 산 NFT아트가 내 정체성을 보여준다. NFT와 소속감에 대한 마이클 케이시의 칼럼.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캡쳐

2022년, NFT는 곧 정체성이다. 내가 산 NFT아트가 내 정체성을 보여준다. "이미지는 멤버십이나 소속을 보여주는 축약본이다. 유사 이래로 각 집단은 그들 무리의 멤버십을 보여주고, 다른 무리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예술을 활용해 왔다." 2021년 가을, 마이클 케이시가 쓴 칼럼이다.

존 크레인은 슈퍼레어의 창업자이자 CEO다. 지난 해 연말에 디지털리유어스는 그를 인터뷰했다. "존 크레인은 마음에 드는 그림이 그려진 스케이트보드를 수집한다. 그에게 보드 수집은 더욱 큰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다는 의미이자, 스케이트보딩 자체를 지지한다는 의미가 있다. 무언가의 일부가 됐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디지털 수집품인 NFT 역시 보드 수집과 비슷하다고 그는 생각한다. 

슈퍼레어의 창업자이자 CEO인 존 크레인은, 수집은 곧 소속감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출처=디지털리 유어스 캡쳐
슈퍼레어의 창업자이자 CEO인 존 크레인은, 수집은 곧 소속감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출처=디지털리 유어스 캡쳐

 

내가 산 NFT아트에 내 취향도 내 주머니 사정도 드러나 있다. 앞으로는 각자가 가진 NFT를 확인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비슷한 재력의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할 것이다. 오해 마시길. 돈 자랑할 돈 많은 갑부만 모임을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값비싼 NFT를 가진 사람들끼리 파티를 벌이는 옆에서 덜 비싼 NFT를 소유한 사람끼리 모이기도 한다(지난 해 뉴욕에서 정말 있던 일이다).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비슷한 액수의 돈을 쓰는, 다른 언어를 말하는 다른 나라의 사람이 블록체인을 통해 나와 친구가 된다. 코로나19 때문에 여행도 못 가고 모이지도 못하는 비대면 시대에 말이다.

P2E를 널리 알린 NFT게임 액시인피니티는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출처=엑시인피니티 캡쳐
P2E를 널리 알린 NFT게임 액시인피니티는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출처=엑시인피니티 캡쳐

이미 활발히 활동하는 NFT아트 커뮤니티들이 있다. 시리즈로 발행된 NFT아트를 소유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친목을 위해 모이는 경우가 아직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우려되는 바도 있다. 비슷한 자산을 가졌다는 공통점만 있고 특별한 목적이 없는 커뮤니티가 어떻게 될까. 어떤 모임은 그 자산을 불리는 일 자체를 목표로 삼기도 한다(부동산 값을 담합하기도 한다는 일부 아파트 주민회를 생각해보자). 투기를 권하는 것처럼 보이는 커뮤니티도 있다. 실제로 커뮤니티 안에서 NFT아트의 자전거래가 문제가 된 일도 있다. 건강한 NFT 생태계를 바라는 우리로서는 안타깝다.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은 NFT를 멤버십으로 이용한 대표적인 커뮤니티다. 출처=BAYC 캡쳐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은 NFT를 멤버십으로 이용한 대표적인 커뮤니티다. 출처=BAYC 캡쳐

투기를 목적으로 한 커뮤니티는 설령 생기더라도 오래 지나지 않아 정리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일이 걱정이다. 한때 뜨겁던 ICO 열풍과 그 부작용을 우리는 잊지 않았다.

바람직한 경우란 버젓한 목적을 위해 커뮤니티가 운영되는 일일 터이다.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해 펀드를 조성하는 baton.art가 좋은 예다.  NFT를 팔아 사회 운동을 후원하는 기부금을 모은다. 꼭 사회 사업이 아니더라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펀딩을 하는 NFT 커뮤니티가 많이 생길 것이다. 골프장을 사기 위한 NFT 커뮤니티가 미국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DAO와 결합한다면 커뮤니티의 의사결정도 투명하게 이루어질 터이다.

baton.art는 인종차별에 맞선 운동을 후원하기 위해 NFT를 이용하는 커뮤니티다. 출처=baton art 캡쳐
baton.art는 인종차별에 맞선 운동을 후원하기 위해 NFT를 이용하는 커뮤니티다. 출처=baton art 캡쳐

NFT를 멤버십으로 사용하려면? 문제는 수량이다. 천 명의 커뮤니티라면 NFT 천 장이, 만 명이라면 만 장이 필요하다. 그 많은 아트워크를 하나하나 만들기란 쉽지 않다. 같은 그림을 수백 장 찍어내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이 한 가지 방법이다. 더 좋은 방법은 제너레이티브 아트(generative art)다. 다음 글에서는 제너레이티브 아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기획) 2022년 NFT 열쇳말
(1) 커뮤니티
(2) 제너레이티브 아트
(3) 컬렉터블
(4) 크립토 감성
(5) 이더리움
(6) NFT 거래소
(7) 세계관

김태권 만화를 그리고 글을 쓴다. 저서로 '불편한 미술관', '히틀러의 성공시대',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등이 있고,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나는 역사다'와 '창작의 미래', '영감이 온다' 등의 칼럼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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