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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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견 게임업체 위메이드를 둘러싸고 시끌벅적하다. 시작은 환호성이었지만 불과 며칠 사이에 분노로 바뀌었다. 역시 문제는 돈이다. 탐욕이 있었다.

위메이드를 대표하는 게임은 미르 시리즈다. 하지만 현재 위메이드를 지탱하고 있는 힘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다. 좀 더 까놓고 말하면 위믹스에서 발행한 'WEMIX(위믹스 코인)가 핵심이다.

이번 지저분한 '먹튀' 논란의 주인공도 위믹스 코인이다.

위믹스는 지난 2019년 10월 첫발을 디뎠다. 모두가 알다시피 당시 위믹스 코인 가격은 개당 0.224달러(약 267원)였다. 위메이드가 위믹스에서 선보인 게임은 실패했고, 투자자는 외면했다. 가격도 제자리 걸음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8월26일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라는 콘셉트의 플레이투언(P2E) 시스템을 도입한 미르4 글로벌이 위믹스를 통해 출시되면서 판도는 180도 바뀌었다. 게임 아이템을 위믹스 코인으로 바꿀 수 있게 되자 위믹스 코인 가격은 불과 3달만에 개당 24달러(약 2만8700원)까지 상승했다. '초대박'이었다. 위메이드와 투자자는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너도나도 위믹스 코인을 사기 시작했다. 탐욕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정신을 차리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위믹스 코인 가격 추이. 출처=코인마켓캡
위믹스 코인 가격 추이. 출처=코인마켓캡

위믹스 코인 가격은 지난 11월 정점을 찍은 이후 두 달만에 80% 가까이 폭락했다. 24달러짜리가 5달러가 됐다. 막대한 투자 손실을 본 이들은 원인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이들의 귀에 들린 것은 위메이드가 보유하고 있는 위믹스 코인을 팔았다는 소문이었다. 기간이나 규모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사실 그건 상관없었던 걸로 보인다. 다만 위메이드가 위믹스 코인을 팔았으니 이게 가격 폭락의 원인이라 지목될 뿐이었다.

물론 이런 소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근거도 있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2월 애니팡으로 잘 알려진 게임사 선데이토즈를 166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문제는 위메이드가 가진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작년 9월 말 기준 위메이드의 재무제표를 보면, 현금성 유동자산은 약 720억원에 불과했다. 위메이드가 가진 현금 자산을 다 긁어모아도 900억원 가까이 부족한 셈이다.

그러자 '위믹스 코인을 팔아서 선데이토즈를 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여기에 위믹스 백서에서 '총발행량 10억개 중 74%는 위믹스 생태계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이를 가격 폭락의 원인으로 확정하기에 이르렀다. 

출처=위메이드
출처=위메이드

위메이드는 "선데이토즈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위믹스 코인을 판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것으로 이미 백서에 공개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위메이드의 위믹스 지갑을 클레이스코프로 살펴보면, 한순간에 폭락을 야기할 만한 대규모 물량이 단기간에 풀리진 않았다. 계획적으로 수개월 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 위믹스 코인 폭락의 직접 원인은 이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참고로 이번 위믹스 코인의 폭락 원인은 다양하게 있겠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이퍼링, 금리 인상 등 연준발 이슈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면서 위믹스 코인뿐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다수 코인은 20~80%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위메이드는 위믹스 코인을 판 돈으로 선데이토즈를 샀고, 새로운 게임이 위믹스 생태계에 올라오면 위믹스 코인 가격도 오를 테니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설명이다. 만약 위메이드의 설명대로만 이뤄졌다면, 지금 같은 투자자의 분노도 없었을터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회사가 공개한 백서나 외부 코인 투자 환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투자자는 '코인 가격'만 보고 투자를 했고, 위메이드는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위믹스 코인을 '팔아서' 기업을 샀다.

가격이 오를 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탐욕으로 부풀려졌던 위믹스 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코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투자 손실을 봐 아우성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위메이드 주가는 반토막이 나 회사도 또 주식 투자자들도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 과연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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