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코인데스크 코리아가 2022년 새해를 맞아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업계를 이끄는 리더들의 신년 인터뷰를 마련했다.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운영사) 등 거래소 외에도 벤처캐피탈(VC)과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자들, 게임 산업 리더들도 만나봤다.

코빗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가운데 '최초'와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다. 

2013년 4월 세계 최초로 한국 원화와 비트코인 거래 베타서비스를 개시했다. 같은해 7월 한국 최초의 가상자산거래소로 태어났다. 2016년 3월 국내 최초 ETH(이더리움)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7년 9월 넥슨의 지주사 NXC가 910억원에 코빗을 인수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첫 인수였다. 2021년 5월 말 국내 거래소 최초로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켓을 열었다. 

같은 해 11월 말 SK스퀘어가 9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코빗은 대기업이 투자한 국내 첫 거래소가 됐다. 그러나 4대 거래소 가운데 시장 점유율은 아직 4등이다. 수익보다는 시장 윤리로 주목받는 거래소이기도 하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그러나 18일 코인데스크 코리아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년은 코빗이 정부 인가를 얻기 위해 신중해야 했다면 앞으로 2년은 공격적인 비즈니스로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가상자산법과 SK스퀘어 투자 유치, 시장 전망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2022년 화두>

 

- 올해 가상자산 시장 화두를 제안해 달라. 

가상자산법과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 솔루션, 탈중앙자율조직(DAO)이라고 생각한다.

 

- 가상자산법 먼저 이야기하자. 최근 대선 후보들이 가상자산법 입법과 가상자산공개(ICO) 등을 거론했다. 위메이드 위믹스 사태 때문에 업계에선 공시가 쟁점이 됐다. 이후 주식시장의 공정공시 원칙은 국회 토론회에서도 거론됐다. 특정 사안과 상관 없이 일반적인 의견을 말해 달라.

가상자산에 주식의 공정공시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현실화 가능성이 문제다. 

국내법과 국내 규제 기구가 해외 토큰에 대한 구속력을 가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정공시의 원칙을 앞세우면 한국 사람들은 한국 코인만 투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또 해외 프로젝트들이 한국의 가상자산 사업에 진입하기 위해 공시를 한국어로 다 바꾸고 항목도 맞추려고 할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과연 그 공시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까? 공시를 비롯해 발행 규제는 수년간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가상자산법에 대해 우려가 있다면?

몇십 년 동안 유지된 금융의 법을 5년 밖에 안 된 가상자산에 바로 적용시키는 상황이 생길까봐 걱정이다. 법을 완전히 새롭게 창조적으로 만들 수는 없을 거다. 가상자산법을 만들 때 블록체인 산업과 개념과 법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될 것 같다.

 

- 가상자산법 입법이 이뤄지고 규제가 본격화되면 가장 먼저 상장 심사가 강화된다. 일본은 협회가 정한다. 한국은 상장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코빗의 정책을 설명하는 것이 답변이 될 것 같다. 코빗은 NXC 자회사인 유럽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Bitstamp)을 참고해 상장 기준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상장 심의위원회의 검토 절차를 거친다. 

코빗의 상장 정책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전심사나 본심사 때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지금 누가 규제 주체가 돼야 하는지 언급하는 것은 이르다.

 

- 두번째 화두가 트래블룰이다. 3월 말부터 가상자산 전송에 트래블룰을 적용한다. 현재 논의에 대한 의견 궁금하다.

기본적인 개념이나 취지보다 언론을 통해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소비되는 것 같다. 극단적인 해석은 시장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 

기본적인 개념은 개인의 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기본 개념을 보호하기 위해 악용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공부하고 있다. 그것을 시스템으로 갖춰야 한다. 

트래블룰은 결국 큰 개념의 자금세탁방지(AML)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상자산 거래는 어떤 경우든 자금세탁에 활용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측면이 강하다. 

트래블룰 탓에 메타마스크를 개인지갑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보도는 지나친 해석이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금융위원회도 개인지갑 전송은 안 막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개인지갑 전송을 허용한다는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대부분 개인들은 가상자산을 전송할 때 은행에서 자기 돈을 찾는 것처럼 범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수만 명의 사람 중에 극소수, 1~2명 정도가 범죄와 관련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가상자산 전송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아내는 것이 코빗의 역할이다.

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 트래블룰 시행 이후 코빗의 수익 전략은?

트래블룰 도입이 거래소 수익에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빗은 트래블룰 도입과는 독립적으로 이미 꾸준히 자금세탁 리스크를 잘 컨트롤하면서 서비스 질을 높였다. 고객들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노력했고 성과를 거뒀다. 금융권 수준 이상의 보안성, 신뢰성은 지켜간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서비스 다양화, 마케팅 채널의 확대 등 전략을 통해 고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 마지막 화두, 다오에 대한 입장과 올해 전망이 궁금하다.

다오가 극단으로 가면 그 다오 스스로를 버릴 수도 있다는 것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어떤 다오의 구성원들이 “우리의 다오는 실패했다”고 말하면서 그냥 떠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진정한 다오라고 본다. 그렇게 보면 아직까지 정말 다오다운 다오는 안 나왔다고 본다.

 

- 지금까지 역사에 등장한 공동체 가운데 다오와 가장 닮은 것이 있다면?

이스라엘의 협동 농장 키부츠를 생각할 수 있다. 협동 농장은 생활 그 자체다. 다오는 생활에 대한 협의를 아주 상세하게 이루어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목표를 특정해서 그 목표만을 지향하는 건 다오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SK스퀘어 투자 유치>

 

코빗과 SK스퀘어는 어떤 비전을 실현할지 궁금하다.

SK의 메타버스 이프랜드(ifland)와 협업한다면 메타버스 거래 트래픽과 수수료도 공유할 수 있다. SK플래닛, 원스토어와 올 상반기에 IT 제품 마케팅 프로모션을 선보일 수 있다.

원스토어는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의 통합 앱스토어다. 코빗은 원스토어에 플레이투언(P2E)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상자산 기능을 접목할 수 있다. 11번가, SK플래닛(OK캐쉬백), wavve, FLO, 이프랜드와도 금융과 콘텐츠에서 가상자산으로 긴밀하게 협업할 계획이다.

SK는 국내 최대 가입자 인프라를 통해 최고의 통합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을 이룩했다. 코빗은 블록체인 기술로 그 플랫폼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 코빗이 포인트, 마일리지를 대체해서 결제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SK의 ‘마일리지 이코노미’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 이코노미’로 업그레이드 하는 거시적 변화 속에서 코빗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SK스퀘어 관계사 이용자들이 이용 기간과 실적에 따라 쌓은 마일리지를 코빗이 블록체인에 기반해 생태계 전반에서 활용할 수 있는 토큰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는 뜻이다.

코빗은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를 통해 SK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더욱 더 빠르고 흥미롭고 풍요롭게 퍼지고 더 편리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제공할 수 있다.

 

- SK스퀘어의 투자 결정 과정을 설명해 달라.

극적이었다. SK스퀘어 상장에 맞춰 투자 결정을 발표했다. 투자라는 의사결정은 무겁고 민감하다. 1000억원 가까운 투자를 어떤 날짜에 맞춰서 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투자 협상은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결정을 하면 바로 발표를 하는 것이 원칙이고 관행이다. 그런데 상장에 맞춰서 이 투자를 단행했고 도장을 찍고 바로 발표를 했다. 그만큼 상징성이 많은 일이었다. SK스퀘어 상장에 코빗 투자가 갖는 의미가 그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오세진 코빗 대표. 출처=코빗

<시장 전망>

 

- 지난해 12월 코빗 리서치센터가 메사리 리포트 번역본을 발간했다. 2022년 가상자산 시장의 좋은 흐름을 예상했다. 현재의 침체를 분석하고 올해를 전망한다면?

시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해서 형성된다. 긴축 전망은 지난해 11월부터 있었다.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긴축이면 반응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기대 이상의 긴축(기대했던 것보다 더 빨리 한다든지 더 큰 폭으로 한다든지)이면 반응할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지금 시장의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인데 이것이 쉽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동 재개 타이밍과 공급망 체증 해결 타이밍이 중요할 것 같다. 구조적으로는 금리를 심하게 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너무 많아 높은 금리는 경제 성장을 급격하게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코빗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의 견해를 빌려 말하자면 금리를 조금 올리다가 말 경우 가상자산 조정 구간도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 지난해 11월 코인데스크 인터뷰에서 "코빗 대표로서 지낸 2년과 앞으로의 2년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코빗 대표로서 지난 2년이 신중했다면 앞으로 2년은 공격적인 비즈니스로 제2의 도약을 이룰 것이다. 지금까지는 성장이 더딘 거래소였으나 이제는 눈에 띄게 부쩍 성장하는 거래소라는 말을 듣고 싶다.

2013년 창립 후 코빗의 성장 과정을 보면 지금은 코빗 3.0이다. 코빗 1.0은 좋은 기억이 많았다. 2013년 대한민국에 비트코인 거래를 처음 도입했고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을 경험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코빗 2.0은 어려웠다. NXC가 코빗을 인수한 후 호된 크립토 겨울을 겪었고 그러면서 코빗의 체질을 개선하며 조직 재건에 집중했다. 나는 2020년 1월 1일날 대표가 됐다. 

지난 2년간 가상자산사업자로서 정부 인가를 얻기 위해 애썼다. 지난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를 기점으로 코빗 3.0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전환점이다. 코빗 2.0이 어려웠지만 잘 견뎌내고 국가가 인정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됐다. SK스퀘어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전환점을 마련했다.

 

- 2022 메타버스와 NFT 사업 전망과 계획이 궁금하다.

NFT 2.0을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4월에 나온다. 사용자 환경을 다 바꾼다. 코빗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NFT마켓을 열면서 NFT 거래소 라리블(Rarible), 오픈시와 함께 했다.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NFT를 보여주고 싶었다. NFT가 수억원을 진입하기 어렵다. 그걸 바꾸고 싶었다.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과 드라마 3건에 대해 NFT를 판매할 때도 원칙은 같았다. 최근 코빗은 국내 최다 만화·웹툰·소설 콘텐츠 플랫폼 미스터블루와 양해각서(MOU)도 맺었고 협업을 통해 다양한 NFT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빗 메타버스 ‘코빗타운’은 올해 이프랜드(ifland)와 협업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

 

거래소 주도의 시파이(Centralized Finance·중앙 집중식 금융)가 규제를 받을수록 디파이(DeFi·탈중앙금융서비스)이 시장이 더 커질 거라는 예측이 있다. 올해 시파이 영역이 줄어들까?

디파이(DeFi)가 시파이(CeFi)보단 효율적이다. 다만 디파이는 거래 상대방이 누군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있다. 거래 상대방에 따라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이런 거래를 안 좋아하는 이용자들은 분들은 시파이에 남아있을 것 같다. 불확실한 거래에 대한 책임마저도 내가 다 지고 “정말 블록체인 세계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다” 이런 사람들은 디파이 영역으로 넘어 갈 것 같다. 거래 수익은 많이 분산될 것 같다.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4개 원화 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오세진 대표는 이재명 후보에게 "미국과 달리 한국은 기관투자자, 전문투자자, 법인이 가상자산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지만 그들의 진입이 가능해지면 가상자산 생태계가 자정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며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출처=간담회 유튜브 캡처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4개 원화 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오세진 대표는 이재명 후보에게 "미국과 달리 한국은 기관투자자, 전문투자자, 법인이 가상자산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지만 그들의 진입이 가능해지면 가상자산 생태계가 자정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며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출처=간담회 유튜브 캡처

<거래소 정책과 시장 윤리>

 

- 코빗은 원화거래소 중에 전체 코인 수는 적지만 우량 코인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수료 수익에 영향을 주나?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과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것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당연히 보호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경영진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 수수료 의사 결정은 고객을 유치하는 마케팅 부서가 주도하고 있다. 코빗 회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올 상반기에 대대적인 수수료 개편이 예정돼 있다.

코빗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프로젝트를 기습 상장하지 않는다. 상장 전날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이를 공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내문을 게재해 고객들이 오입금으로 인한 피해를 보는 사례를 막고자 했다.

 

이용자 보호와 문화 개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12월 교육용 무료 보이스피싱 방지 애플리케이션 ‘피싱방지24'를 출시했다. 이런 의사 결정은 누가, 왜 제안하나?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장윤리가 중요하고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빗은 시장 윤리를 지키고 있고 잘 지키려고 한다. 시장 윤리를 반드시 잘 지켜야 코빗이 앞으로 더 빨리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정은 대표이사, 준법감시인을 비롯한 경영합의체가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보호는 대표이사가 주도한다.

SK에서도 우리를 실사하면서 시장윤리에 충실하다고 평가했다. 코빗이 조금 더디게 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회사 가치에 대한 높은 평가로 돌아왔다. SK나 NXC가 지금 당장 단기간의 영업이익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 아니다. 대규모 기업집단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과 기업의 영속성에 대해서 가장 고민이 많은 기업들이다. 시장윤리에 충실한 것이 무조건 코빗의 가치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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