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ippakorn Yamkasikorn/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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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아니시모는 CEX.IO.의 기관영업 부문 대표이다.

그동안 변동성과 높은 가스비는 이더리움의 주요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가스비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사용성을 저하하는 치명적 결함으로 자주 언급되었고, 소위 ‘이더리움 킬러’ 플랫폼들은 저렴한 거래 수수료를 앞세워 이더리움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도 높은 거래 수수료는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포용성의 가치와 배치된다.

모든 사용자가 높은 거래 수수료 지불 능력을 갖춘 건 아니다. 그러나 비용 때문에 이더리움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배경을 이해하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수수료 체계와 현재 개발 배포 중인 혁신 기술을 먼저 알아야 한다.

 

가스는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나?

가스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연료다. 즉, 가스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 거래수행 비용을 의미한다. 거래 유형이 다양한 만큼 거래 복잡성에 따라 가스량도 달라진다. 가령, 단순 이더리움 전송은 ERC토큰 전송이나 이더리움 네이티브 탈중앙거래소(DEX) 상 자산 교환보다 가스가 덜 필요하다.

네트워크의 각 블록은 일정 시간 동안만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가스 상한(가스 리밋)을 두고 있으며 블록당 가스 리밋은 여러 요인에 따라 점차 변경된다. 따라서 모든 거래가 지정 블록에서 제때 처리되는 건 아니다.

네트워크의 모든 액션에는 가스가 필요하고 각 블록당 가스량은 제한되므로, 채굴자들은 (보상인) 가스비가 가장 높은 거래를 선택한다. 나머지 거래는 다음 블록으로 밀려나거나 아예 선택되지 못한다. 따라서 가스비는 블록 공간에 대해 유저가 제안하는 입찰가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메커니즘에 따라 블록의 한정된 공간에 다수의 유저가 입찰하는 경우 비싼 네트워크 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높은 수수료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사용자들에게 건당 10달러, 50달러, 때로는 150달러에 달하는 가스비는 부담스럽다. 확장성 개선을 위해 네트워크 전반을 업그레이드한 이더리움 2.0 출시가 더 빨랐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높은 수수료는 사용자들이 이더리움 블록 공간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유저들이 높은 수수료를 감내하면서까지 이더리움을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저들은 동일 거래를 솔라나,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 또는 기타 스마트 계약 플랫폼에서 더 싸게 수행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이더리움에 남기를 택했다. 이더리움이 더 낫다는 생각에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이용할 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높은 수수료가 정작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히려 이더리움이 다른 이더리움 킬러들이 갖지 못한 유저 정착성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유저가 여전히 이더리움을 선택하는 이유

타 플랫폼 대비 이더리움을 선호하며 높은 수수료까지 지불하는 이유는 이더리움의 탈중앙화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탈중앙화는 네트워크 보안의 핵심이며 해킹 리스크로부터 블록체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 보안은 개별 스마트 계약 보안보다는 블록체인 자체 보안과 연관된다. 체인에서 스마트 계약 보안 수준도 결국 개발자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체인의 탈중앙화 수준이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대체 블록체인의 경우, 밸리데이터(검증인)들이 개별 혹은 집단으로 블록을 재구성하거나 거래를 번복하며 기타 악의적인 작업을 수행할 확률이 더 크다. 경쟁 플랫폼과 비교해봐도 이더리움이 가장 분산된 스마트 계약 블록체인임을 파악할 수 있다.

채굴기를 설치할 수 있는 누구라도 현재 작업 증명(PoW) 컨센서스 모델로 이더리움 거래의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다. 이처럼 이더리움은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탈중앙화와 네트워크 보안에 유리하다. 또한 작업증명은 거래 승인을 위해 연산 입력이 필요한데, 이 때 네트워크 통제와 공급 통제가 분리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시 말해, 밸리데이터들이 더 많은 이더리움을 구매한다고 해서 더 큰 네트워크 권한을 얻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네트워크 권한을 장악하려면 전체의 50%를 초과하는 연산능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너무 비싸고 네트워크를 파괴할 위험이 있어 (게다가 연산능력을 얻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므로) 작업증명 네트워크 밸리데이터들의 공격 유인이 떨어진다.

지분 증명(PoS) 컨센서스로 전환 후 이더리움 네트워크 유효성을 입증하려면 32이더를 획득해야 한다. 32이더는 현재 시장가로 8만4400달러, 최고가 기준 15만5800달러 수준이다. 이더리움 2.0 출시로 거래 입증을 위한 자본 요구도 어려워지고 밸리데이터의 수가 감소하여 이더리움의 탈중앙화 수준이 저하될 수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낮다.

글래스노드는 32이더를 가진 10만7700개의 주소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는 마이그레이션 완료 시점에도10만000 이상의 잠재적 밸리데이터가 있음을 의미한다. 탈중앙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라 할 수 있다.

출처=이더리움 웹사이트 캡처
출처=이더리움 웹사이트 캡처

이더리움의 혁신

비용 문제 해결을 위해 이더리움 안팎에서 혁신이 진행 중이다. 이더리움 2.0 (세레니티(Serenity))은 확장성, 지속가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로, 현재의 작업증명 컨센서스 체계에서 지분증명으로 마이그레이션을 도모한다. 이더리움 2.0은 이를 통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면서도 네트워크 보안 리스크를 최소화는 동시에 확장성 구현도 기대하고 있다.

샤딩 기술은 수수료 인하와 확장성 개선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가스비 메커니즘을 고려하면, 수요가 지속 상승할 경우 수수료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거나 부정적일 수도 있다. 네트워크를 64개의 샤드로 분할하면 현재 30건에 불과한 초당 거래(TPS)가 약 10만 건으로 증가할테지만, 샤딩 기술의 롤아웃 시점도 요원하다.

레이어2 개발과 도입은 수수료 감소, 거래 처리량 개선을 통해 현재의 이더리움 확장에 기여했다. 레이어2 거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아닌 오프체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더리움 메인넷(이더리움 레이어1)이 지닌 문제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요즘은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이든 중앙화된 기업이든 모두 레이어2로 전환하는 추세다. 유니스왑은 최근 폴리곤에서 v3를 출시했고, CEX.IO 또한 레이어2 확장 솔루션과 통합시켰다. 아직 개발 단계이긴 하지만, 이더리움 레이어2의 예치금 총액은 55억달러(이더리움 생태계에서 170만 이더 발행 수준)를 넘어섰다.

 

개선 및 거래량 증가

변동성과 비싼 가스비라는 걸림돌이 존재하지만, 이더리움은 레이어2 및 관련 기술을 등에 업고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높은 사용량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유저들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는 점이다. 비용 문제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되고 있다. 자본 유입이 지속되고 더 많은 유저가 참여함에 따라 이더리움 생태계의 범위와 유용성은 점점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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