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다단계 설명회 현장. 출처=황승익 한국NFC 대표
코인 다단계 설명회 현장. 출처=황승익 한국NFC 대표

최근 일주일에 한 번은 다단계코인 사기 사건에 관련된 기사가 나오고 있다. 특히 2조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된 브이글로벌 대표는 징역 22년, 공범들은 최소 7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다단계코인 사기는 지인을 통해 전파되며 주로 은퇴한 장년층이나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월21일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최근 검거한 가상자산 관련 유사수신업체가 주도한 550억원 규모 사기 사건에서 피해자 2600명 가운데 80% 이상이 노년층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징역 22년형은 지금까지 유례없이 무거운 형량이다. 사법당국이 다단계코인 사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엄벌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가장 놀란 사람들은 누구일까? 지금도 열심히 하위투자자를 모으고 있을 예비 사기 피의자들일 것이다. 이처럼 사기 피의자의 처벌은 강화되고 있다.

그런데 피해자들은 피해금을 일부라도 회복할 수 있었을까? 

안타깝게도 다단계코인 사기로 인한 피해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단계 사기는 통상 신규 회원의 투자금을 받아 기존 회원에게 이자로 지급하는 폰지 사기 구조로 진행된다. 이렇게 투자금 돌려막기를 하다가 터지는 경우가 100%다.  

수사 단계에서 범죄 사실이 확인돼 범죄수익금이 몰수보전 조치 된 경우도 극히 드물다. 다만, 경찰은 최근 브이글로벌 사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2400억원을 찾아내 법원에 기소전 몰수보전 신청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몰수보전 조치에 나서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피해금 환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경찰에 사기 피해 사실 신고
  2. 투자를 권유한 지인도 고소

첫 번째, 경찰에 사기 피해 사실을 신고한다. 사기임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신고나 고소부터 해야한다. 고소장, 진정서 작성은 육하원칙으로 피해 사실과 아는 내용을 적으면 된다. 

고소가 처음인 피해자들은 심리적 장벽이 있겠지만, 막상 경찰서를 방문하면 접수담당 당직자가 친절히 상담해준다. 변호사를 통한 단체고소만 믿고 기다릴 경우 시간이 지체된다. 그 안에 사기 피의자가 돈을 모두 빼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공범들이 피해자 카페를 만들어 비상대책위원회로 활동하며 시간을 지체시키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 투자를 권유한 지인도 고소해야 한다. 코인을 발행한 회사는 해외법인 또는 유령회사라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 만약 국내 법인이라 해도 변호사를 고용해 적극적 방어를 하는 만큼 법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경우 피해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법인과 투자를 권유한 지인 모두 고소해야 한다. 그 이유는 지인과는 통화내역, 이체내역등 사기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지인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수당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사기 프로젝트에 투자를 하게 만든 공범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단계코인 사기 피해자가 피해액을 돌려받은 거의 유일한 케이스는 고소한 피의자의 범죄 사실이 확인돼 기소가 된 경우다. 피의자들이 재판에서 형량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고 합의서를 받기 위해 투자금 일부를 돌려주는 것이다. 

구속을 앞둔 피의자들은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기 위해 합의 시도를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때가 유일하게 피해금액을 줄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고소나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이런 기회는 절대로 올 리가 없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절대 해선 안 되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1. 무작정 기다리기
  2. '다른 프로젝트로 피해금을 회복해준다'는 설득에 넘어가기
  3. 체념하고 포기하기

피해자들의 생각은 대부분 다음과 같다. ‘대표가 열심히 일을 하니 곧 좋아질 것이다’, ‘안티들의 방해로 늦어졌지만 곧 (코인이) 상장돼 웃는 날이 올 것이다’ 등등… 이는 전형적으로 피의자들이 불어넣는 가스라이팅이다. 실제로는 기다리기만 한다고 피해액을 돌려받는 경우는 없다. 

투자금 회복이 늦어질 때 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말로 꼬드긴다. 피해자들은 "너만 알려줄게" "지금 들어가면 최상위 사업자다" "더 획기적인 사업을 통해 이전 피해금을 보상해주겠다" "새로운 코인으로 스왑(교환)해주겠다" 등등의 얘기에 솔깃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시간끌기이며, 이를 믿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했다가 오히려 공범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내가 투자를 잘못한 죄지', '괜히 신고하면 전액손실에 귀찮은 일만 생기는 것 아닌가' '가족들이 알면 안 되는데'. 

피해자들은 주로 이런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다단계코인 사기는 처음부터 정교하게 설계된 사기극이다. 본인이 투자를 실패한 것이 절대 아니다. 또한 사기 세력은 피해자를 포기하게 만들고자 시간을 끌기도 한다. 그런 만큼 피해자들은 혼자만 고민하지 말고 가족들에게 피해 사실을 공유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범죄를 설계한 사기꾼이 잘못한 것이지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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