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스토리 "NFT 세계의 쇼피파이를 꿈꾼다"
[인터뷰] 매튜 리우 오리진프로토콜 공동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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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혁
임준혁 2022년 3월10일 14:36

"연쇄 창업자."

링크드인의 자기 소개에 매튜 리우는 이렇게 썼다. 첫인상은 마음 편하고 마냥 친절하지만, 예의바른 겉모습에 속지 마시길. 매튜 리우의 경력은 화려하고 그 야심은 크다. 

"나는 퍽 '너드'스러운 아이였어요. 뉴저지에서 자랐죠. 컴퓨터와 과학에 빠져 지냈어요."

리우는 오리진프로토콜의 공동창업자다. 오리진프로토콜은 이더리움 체인에 기반해 NFT 등을 사고파는 탈중앙 거래소다. 오리진 스토리는 오리진의 NFT 플랫폼이다. 아티스트는 오리진 스토리에서 자기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아티스트에 맞춰 큐레이팅된 NFT 컬렉션의 전시공간이 생긴다. 디파이를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하게 만드는 것도 오리진의 일이다. 라이언 테더와 3LAU 같은 이들 역시 오리진의 NFT 컬렉션에 '좋아요'를 보낸다.

출처=오리진프로토콜
출처=오리진프로토콜


오리진프로토콜을 창업하기 전, 리우는 유튜브 초창기의 프로덕트매니저였다. 유튜브는 구글에 인수되었다. 다음으로 그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유니시클랩스(Unicycle Labs)를 공동창업했다. 유니시클랩스는 쇼피파이(Shopify)와 통합되었다. 리우는 청구서를 관리하던 프라이스슬래쉬(PriceSlash)도 세웠는데, 이 회사는 나중에 빌샤크(BillShark)에 인수되었다.

매튜 리우는 스탠퍼드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했다. 교과가 하드웨어 위주로 짜여있었기 때문에, 코딩을 익히려면 독학을 해야 했다. 

마이애미의 새거모어 호텔. 출처 = 오리진프로토콜
마이애미의 새거모어 호텔. 출처 = 오리진프로토콜

 

2021년 12월 마이애미에서 나는 리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트바젤2021 행사가 진행되던 때였다. 사우스비치의 새거모어 호텔에서 우리는 만났다. 그곳에서 오리진프로토콜이 NFT전시회를 열었다. 오리진이 자랑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리우의 살가운 배려 덕분에 나는 VIP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전시를 보았다.

전시회가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리우는 살짝 지쳐 보였다. 자리에 앉으며 피곤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눌 수록 리우는 대화에 집중했다.

"졸업 후 가려던 회사가 딱 두 군데였어요. 유튜브와 페이스북이죠."


리우는 힘주어 말했다. 그때 두 회사는 스타트업이었지만, 세상을 바꿀 듯 보였다고 리우는 밝혔다. 미래를 내다본 셈이다. 

"그때만 해도 두 회사가 이렇게 성공할 줄은 아무도 몰랐죠. 하지만 나는 플랫폼 일을 하고 싶었어요. 플랫폼은 기술을 제공하고 개인은 손수 창작물을 만들죠. 그렇게 해서 넓은 커뮤니티에 연결되고요."

그가 떠난 다음 유튜브가 어떻게 달라진 것 같냐고 나는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조심조심 말을 골라 답했다.

"처음에는 개인 창작자가 힘이 셌어요. 유저가 만드는 창작물, 이것이 유튜브 플랫폼의 핵심이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프리미엄 콘텐트가 중심이 됐어요. 소비자로서야 나는 좋아요. 하지만 개인 창작자에게는 쉽지 않은 상황이네요."

오리진프로토콜 공동창업자 매튜 리우. 이미"지 출처=오리진프로토콜
오리진프로토콜 공동창업자 매튜 리우. 이미"지 출처=오리진프로토콜

리우의 말은 계속되었다. 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사용자의 정보를 어떻게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에 담아 저장하는가. 이런 플랫폼은 광고에 무척 의지한다. 한편 창작자는 플랫폼에 기여하면서도 적절한 보상은 받기 어렵다. 자기 콘텐트에 걸맞는 이익을 보는 사람은 단지 가장 인기 있는 소수의 창작자뿐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도 상황은 비슷해요. 스포티파이는 내가 보기에 더 욕심이 많고요. 음악인도 창작자도 제대로 보상받기 어려워요. 돈을 만져보기라도 하려면 스트리밍을 말도 안되게 올려야 하죠."

리우는 이런 고민을 하다가 탈중앙 플랫폼과 웹3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탈중앙화가 되면 플랫폼이 제 잇속만 차리기 어려워지리라는 것이다. NFT를 이용하면 창작자는 자기 창작물을 스마트컨트랙트로 발행하고 자기 지갑으로 보상을 받는다. 플랫폼은 기술과 툴을 제공하되, 창작물에 대한 권리는 없다. 유튜브나 스포티파이와는 정반대인 셈이다. 추가 판매가 이루어질 때마다 창작자가 2차 로열티로 보상을 받는다는 점도 있다.

"스포티파이에서 노래 한 곡을 듣는다고 생각해봐요. 한 번 듣는 사람도 천 번 스트리밍하는 사람도 같은 돈을 내요. 그런데 NFT라면 팬에 등급이 생겨요. 천 번 스트리밍한 사람한테 한 번 듣는 사람보다 돈을 더 내라고 하면? 아마 더 낼 거에요. 더 많이 기여하는 팬에게 더 큰 혜택이 가요. 이를테면 노래 이름을 짓게 해주거나 사적으로 친해질 기회를 주는 거죠. 돈을 내는 일도 혜택을 주는 일도 다양한 층위를 가질 수 있어요." 

출처=오리진프로토콜
출처=오리진프로토콜

NFT는 HTML와 비슷하다는 것이 리우의 생각이다. HTML은 웹브라우저에 컨텐트가 뜨게 만들어 주는 표준화된 마크업 랭귀지다. 사람들이 웹페이지에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블로그나 전자상거래나 소셜네트워크도, 모두 HTML 덕분이다. NFT는 블록체인에 얹은 디지털아트, 그 이상이라는 것이 리우의 생각이다. 디지털아트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NFT는 더 근원적인 기술이다. 이로부터 새로운 산업이 생겨날 것이다.

나는 물었다. NFT 때문에 망하거나 새로 생겨날 산업이 있을지 예를 들어 달라고 말이다. 리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파트레온(Patreon)이라는 회사 이야기를 했다. 파트레온은 창작자나 인플루언서의 팬들이 특별 구독(super-subscription)을 하게 만들고 돈을 받는다. 칸텐트에 남들보다 일찍 접근한다거나 개인적인 교감을 나누거나 다른 특별한 보상을 누리는 것이 특별 구독을 했을 때 받는 혜택이다.

이런 특별 구독을 NFT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리우의 생각이다. NFT를 소유한 사람은 특별 혜택을 누리고, NFT를 팔거나 쪼갤 수도 있다.

파트레온은 창작자나 인플루언서의 팬들이 특별 구독을 하게 만들고 돈을 받는 회사다. 출처=파트레온
파트레온은 창작자나 인플루언서의 팬들이 특별 구독을 하게 만들고 돈을 받는 회사다. 출처=파트레온

 

NFT 때문에 이미 달라진 것이 게임 산업이다. P2E(play-to-earn) 게임에 NFT를 쓴다. 사람들은 NFT로 된 캐릭터와 아이템에 돈을 쓰며, 이를 통해 다시 돈을 번다. 많은 사람이 전업 게이머가 되는 길이 열렸다.

"내 생각은 이래요. NFT 덕분에 현실 세계의 자산을 대하는 방식도 바뀔 거에요. 지금 내가 비싼 미술 작품을 가지고 있다고 해봐요. 이걸 파는 일은 어렵죠. 옥션하우스를 알아보거나 작품 살 사람을 개인적으로 찾아야 해요. 내가 람보르기니나 요트나 명품백이나 롤렉스를 가지고 있다면? 명품을 인증하고 판매하는 일은 지금으로서는 꽤나 번거로워요." 리우가 말했다. 

나는 물었다. "NFT를 이용하면 수고를 덜 수 있나요?"

"미래에는 NFT를 발행해 이런 아이템들을 취급할 거예요. 에르메스 백은 다른 곳에 보관해놓고 나는 NFT만 가지고 있는 거죠. 그리고 NFT만 팔아요. 산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때에 그 백을 챙겨갈 수 있어요. 아니면 백을 당장 되팔 수도 있고요. 배달도 안해도 되고 서드파티도 없어도 돼요." 

실물 자산을 분할 소유하는 것, 리우가 공들여 설명한 개념이다. 돈은 별로 없지만 에르메스 백 같은 명품에 투자하고 싶다면 어찌 하면 될까. 에르메스 백이건 롤렉스 시계건 페라리건 이것을 NFT로 만들어 대신 취급하면 된다. 1천 점의 NFT를 발행해 많은 사람들에게 팔아도 된다. NFT를 통해 명품을 소유한 사람들은 이 명품을 어떻게 보관하고 유지할지 투표를 할 수 있다. 그리고 NFT의 가치가 상승할 경우 자기가 가진 소유권의 지분을 되팔아도 된다. 

부동산으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 트러스트를 설립하는 대신 건물을 대신 취급할 NFT를 발행해 사람 1만 명한테 팔면 된다. 이 사람들은 새 호텔이나 경기장에 지분을 가지게 된다. 

출처=오리진프로토콜
출처=오리진프로토콜

 

근사한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은 글쎄다. NFT는 지금 틈새시장이고 대부분의 사람은 "NFT"라는 말을 들으면 고개를 외로 꼰다. 어떤 계기가 있어야 정말로 많은 사람이 이 변화에 참여하게 될까?

초심자가 쉽게 NFT를 받아들이려면? 사용자 경험이 더 매끄러워야 한다. 자기가 NFT를 사고파는 지도 알지 못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웹2의 이용자 대부분이 HTML이니 자바스크립트니 파이썬이니 하는 말을 몰라도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NFT가 아니라 투자나 회원증이나 게임 캐릭터만 사용자 눈에 띄어야 한다.


또 기존의 회사가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 큰 회사나 브랜드가 NFT의 가능성을 이해한다면 꽤 흥미로워질 것이다. 


끝으로, 보통 사람들이 생활 곳곳에서 가상 자산을 사용하는 상태가 마지막 단계다. 그런데 이렇게 되려면 더 사용하기 편한 피아트온램프나 전자 지갑이 나와야 한다. 중앙은행과 연결되지 않은 디지털 자산을 이용하는 일에 사람들이 익숙해져야 한다. 

말하자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리우 생각으로는 우리는 곧 거기에 도달하리라고 한다. 꼭 그럴 거란다.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기술의 발전이 선형적이라고 상상해요. 그런데 기술 발전은 언제나 지수 곡선처럼 올라가죠. 어느 점에 도달하면 곡선은 갑자기 치솟게 마련입니다."

출처=오리진프로토콜
출처=오리진프로토콜

오리진프로토콜에 대한 이야기로 나는 화제를 돌렸다. 이 큰 그림에서 오리진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리우는 설명했다. 오리진을 창업할 때 그의 아이디어는, 모든 종류의 사고 파는 일을 블록체인에 얹는 것이었단다. 요컨대 무엇이든 크립토로 사고 팔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목표를 좁혀야 한다는 사실을 오래지 않아 알아차렸다고 한다. 그래서 얼리어댑터를 대상으로 삼았다. NFT에 초점을 맞춘 것도 당연하다. 그런 다음에는 사용자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돌아왔다. 누구라도 기술을 이용해 NFT를 만들고 팔 수 있도록 돕는 쪽으로 말이다.

플랫폼을 만드는 것 역시 리우의 목표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더 많이 노출되기 위해 개인 창작자들끼리 싸우지 않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니프티케이트웨이나 오픈시 같은 플랫폼은 아마존과 비슷해요. 상품이 너무 많고 모두가 한곳에 모여있어요. 사용자는 숨이 막힐 지경이죠. 쇼피파이처럼 되기를 우리는 원해요. 창작자는 각자 사이트를 열고 자신의 스마트컨트랙트를 이용해 창작물을 팔아요."

 

결국 리우가 바라는 것은 개발자의 생태계가 힘을 얻는 일이다.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각자의 플랫폼을 열고, 제공받은 API로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직접 교류를 하는 것이다.

"누구나 사용자 경험을 컨트롤할 수 있어요. 누구나 자기 계약 조건을 가지고 물건을 팔 수 있어요.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지도 누구나 직접 결정할 수 있어요. 이것이 우리의 근본적인 비전이에요. 다른 플랫폼은 그렇지 않아요. 전 과정에 걸쳐 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용자가 아니라 플랫폼이죠."

오리진은  K팝 스타 헨리와 협업하여 NFT를 드롭했다. 한국과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으시냐고 나는 물었다. "물론이죠." 리우의 대답이다.

"현재 한국은 문화 콘텐트를 세계에 수출하는 중요한 수출국가에요. 한국 엔터산업의 팬심이 전세계에서 뜨겁지요."

K팝 아티스트 헨리가 NFT 산업에 뛰어들었다. 출처=오리진프로토콜
K팝 아티스트 헨리가 NFT 산업에 뛰어들었다. 출처=오리진프로토콜

리우가 생각하기로 K팝의 팬들은 우리가 살펴본 오리진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에 마침맞은 후보자다. 무대 뒤의 세계에 열성 팬이 접근하게 해 줄 수 있는 수단으로 NFT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NFT를 사면 헨리와 저녁 식사를 할 수도 있고 히치하이커의 다음 뮤직비디오에 등장할 수도 있다. NFT를 사면 노래를 함께 만들거나 창작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열성 팬이 일찍이 돈 주고도 살 수 없던 경험과 상호작용이 NFT로 가능해졌다.

K팝 팬들이 헌신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다. 아티스트에게 무척 많은 돈을 쓴다. Vice의 기사에 따르면 BTS의 팬은 굿즈를 사고 콘서트에 가는 일에 평균 1천 달러를 쓴다고 한다. 팬들은 아티스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입간판을 사기도 한다.

"새로운 기획을 위해서라면 한국의 팬과 아티스트가 딱 맞는 선택이죠."

한국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더 할 계획이 있냐고 나는 물었다. 리우는 자세한 말은 생략했지만, 셀럽과 IP를 가진 회사들의 더 많은 협업에 팬들이 반가워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오리진스토리 플랫폼에 더 많은 이용사례를 선보일 것이라고 넌지시 비추었다.
 

영어 기사: 김태권 디지털리유어스 번역

*이 콘텐츠는 '디지털리유어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리유어스는 다양한 NFT 아트를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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