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랩스의 크립토펑크 IP 인수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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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정인선 2022년 3월15일 07:30
대표적인 NFT 프로젝트 BAYC를 만든 유가랩스가 라바랩스로부터 크립토펑크와 미비츠를 인수했다. 출처=유가랩스 공식 블로그
대표적인 NFT 프로젝트 BAYC를 만든 유가랩스가 라바랩스로부터 크립토펑크와 미비츠를 인수했다. 출처=유가랩스 공식 블로그

대표적인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AYC)을 만든 유가랩스(Yuga Labs)가 라바랩스(Larva Labs)로부터 크립토펑크와 미비츠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지난 주말 내내 화제가 됐다. 

이번 인수 소식은 거래량 기준 1위와 2위 NFT 프로젝트가 몸집을 합쳤다는 점 자체로 눈길을 끈다. 14일 기준 크립토펑크와 BAYC는 각각 86만4941ETH(이더리움)과 42만5172ETH의 누적 거래량을 기록했다. 오픈시 역대 거래량의 1위와 2위를 두 프로젝트가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미비츠의 누적 거래량 또한 9만5645ETH로, 오픈시에서 열 번째로 많이 거래된 프로젝트다. 

예준녕 디스프레드 공동창업자는 "기존 시장에 비유해 말하자면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서로 다른 NFT 간의 '세계관 호환'이 전체 NFT 생태계의 가치를 높이는 사례가 나타나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누구나 만화를 그리고 소설을 쓸 수 있지만 결국 현실 세계에서 영향력을 가지려면 강력한 자본과 네트워크를 가진 디즈니와 같은 기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가 가상자산·NFT 분야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메타버스 세계에선 (웹2 세계에서보다) 이종(異種)간 협업이 특히 중요한데, 그 협업의 완성도가 높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개발자 한두명이 입증하기보다 큰 자본과 경험을 가진 선수가 입증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랩스는 지난해 12월 홍콩 기반 게임 회사 애니모카브랜드와 BAYC NFT를 돈 버는 게임(P2E) 내에서 활용하기 위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BAYC뿐 아니라 크립토펑크 NFT 또한 게임 내에서 사용된다면, 두 NFT에 기반한 세계관의 가치가 함께 커질 가능성도 올라간다.

유가랩스는 지난해 12월 애니모카브랜드와 BAYC NFT를 게임에서 활용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출처=애니모카브랜드
유가랩스는 지난해 12월 애니모카브랜드와 BAYC NFT를 게임에서 활용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출처=애니모카브랜드

유가랩스가 크립토펑크 NFT 423개와 미비츠 NFT 1711개를 사들였을뿐 아니라, 두 프로젝트의 브랜드와 예술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IP)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명인이나 대기업이 특정 프로젝트의 가치를 높이 사 NFT를 구매한 경우는 이전에도 많았지만, 프로젝트와 관련된 IP를 사들인 사례는 드물다.

유가랩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모든 크립토펑크와 미비츠 이미지에 대한 상업적 권리를 개별 NFT 보유자에게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크립토펑크와 미비츠 NFT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보유한 NFT의 기초 이미지를 활용해 직접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팔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 국내 NFT 스타트업 관계자는 "BAYC NFT 보유자의 경우 IP를 활용해 외부 브랜드와 상업적 협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반면 크립토펑크의 경우 라바랩스가 IP를 보유하고 있어 협업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월 크립토펑크 #8219 NFT를 140이더(당시 약 17만달러)에 구매한 유명 NFT 수집가 지머니의 경우, 트위터와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뿐 아니라 대형 콘퍼런스 등에서도 실제 얼굴 대신 크립토펑크 #8219 NFT 이미지로 정체성을 표현해 왔다. 

지난해 12월 패션 브랜드 아디다스 오리지널과 BAYC가 협업을 공개할 때, 지머니는 주요 파트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당시 지머니는 자신이 보유한 크립토펑크 #8219의 IP를 아디다스 오리지널과의 협업에 사용할 수 없어, 크립토펑크에서 영감을 받은 또다른 NFT 프로젝트인 펑크스코믹 내에 보유한 NFT를 대신 사용해야 했다. 

앞서 언급한 NFT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머니라는 인물, 그리고 그가 보유한 크립토펑크 #8219 NFT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지 오래이지만, 해당 NFT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는 여전히 지머니 개인이 아닌 라바랩스에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라바랩스가 지난해 5월 출시한 미비츠의 경우 NFT 보유자가 아바타의 3차원(3D) 모델을 다운로드 해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었다"면서, "라바랩스도 점차 (NFT의) 쓰임을 개인에게 돌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온 것 같긴 하지만, IP가 유가랩스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자유도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머니는 유가랩스의 크립토펑크 IP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내 (크립토)펑크에 대한 상업적 권리를 갖게 된 데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썼다. 

디크립트는 14일 "유가랩스의 경우 BAYC NFT 보유자를 대상으로 보어드 에이프 켄넬 클럽, 뮤턴트 에이프 요트 클럽 등 추가 NFT를 무료로 배포하고, 오프라인 콘서트에 초청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준 반면, 라바랩스는 크립토펑크 NFT 보유자들이 그 IP를 상업적으로 이용해도 되는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조차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인수가 크립토펑크 NFT 보유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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