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지분을 간송에 넘긴 건 보존 위한 다오의 결정"
[인터뷰] 레온 킴 크래용 다오 공동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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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박상혁 2022년 3월17일 16:58
국보 제 73호 금동삼존불감. 출처=케이옥션
국보 제 73호 금동삼존불감. 출처=케이옥션

지난 1월 간송미술관이 경매로 내놓았다가 유찰된 국보 2점 가운데 하나인 금동삼존불감(국보 73호)을 다오(DAO, 탈중앙화자율조직)가 샀다. 헤리티지 다오가 그 주인공. 두 점의 국보는 경매에 부쳐졌다 유찰됐는데 그 후인 2월21일 케이옥션을 통해 이 가운데 금동삼존불감을 매입한 것이다. 

다오가 국보를 사들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례 없는 일에 우려의 시선이 많다.

거래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고,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을 위해 대가성으로 국보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헤리티지 다오의 설명을 직접 듣기 위해 크래용(Crayon) 다오의 레온 킴(한국이름 김경남) 공동 창립자를 지난 16일 인터뷰했다. 헤리티지 다오는 크래용 다오의 하위 다오(Sub DAO, 계열회사와 비슷한 개념)이며, 레온 킴 공동 창립자는 이번 금동삼존불감 매입을 주도한 헤리티지 다오의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다. 

 

"모든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 KYC는 별도로 하지 않아"

먼저 레온 킴 공동 창립자는 국보 거래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모든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보가 경매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지난 1월23일 헤리티지 다오를 설립했다. 3일 뒤인 26일에 공개적으로 경매 자금을 모을 다오 멤버를 모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경매는 유찰됐다. 

그러나 헤리티지 다오는 1주일 동안 900ETH(이더리움)이 넘는 가상자산을 모금했다. 약 30억원 되는 규모다. 참여한 멤버는 총 56명이었다. 헤리티지 다오는 이 자금으로 유찰된 국보를 사기로 결정했다. 

자금의 사용 내역과 다오 구성원의 의사 결정 과정은 다오 솔루션 서비스인 스냅샷으로 공개돼 있다. 스냅샷에 공유된 문서에 따르면, 헤리티지 다오는 지난 2월21일 케이옥션을 통해 25억원에 금동삼존불감을 매입했다.

그는 "25억원을 제외하고 남은 자금은 규제 준수에 필요한 법률 비용, 마케팅 비용 등에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법인 관련 정보 문서도 스냅샷에 공유했다. 통상 다오는 법인 형태가 아닌 의사 결정 조직이지만, 문화재를 취득하려면 법률상 법인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킴 공동 창립자는 "처음에는 미국의 와이오밍주처럼 다오 설립이 합법인 곳을 알아봤다"며 "그러나 경매 일정이 촉박했고, 법인 설립을 통한 가상자산-법정화폐 자금 조달 법률 프로세스의 명확성이 필요했다. 이를 고려해서 내가 대표로 있는 싱가포르 법인인 볼트랩스로 계약을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자금을 모을 때 참여 멤버의 고객확인제도(KYC)는 별도로 실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부분의 다오와 마찬가지였다. 이 경우 향후 생길 수 있는 각종 법적 문제에는 취약하다.  

조정희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 변호사에 따르면, 다오를 의사 결정 기구로 둔 싱가포르 법인이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등록돼 있지 않는 이상 다오 구성원들의 KYC가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제도권 내에서 다오 구성원이 만든 법인이 특정인에 의해 돌아가는 독단적인 형태거나 향후 법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법인과 다오가 구체적으로 어떤 계약을 맺었느냐에 따라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다. 현재는 이와 관련한 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소유권 51% 재단에 넘긴 것은 국보 보존 위한 다오의 결정"

매입한 국보의 소유권 51%를 간송미술문화재단에 넘긴 것 역시 주목됐다.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헤리티지 다오가 소유권을 50% 이상 가지면 국보를 해외로 반출하거나 되파는 등 온전히 보존하지 못할 거란 의구심이 들 수 있다"며 "따라서 보존을 위해서는 소유권의 51%를 간송미술문화재단에 기부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다오 멤버 과반의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보 소유권의 지분을 나누는 행위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는 "법적인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고 진행했기 때문에 소유권을 나누는 데 문제되는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정희 변호사는 "국보의 소유와 관련해 지분을 나누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약정을 통해 문화재를 비롯한 동산의 지분을 나누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외국 법인이라서 의도적으로 소유권을 50% 미만으로 낮췄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화재의 국외 반출로 간주하는 측면에서다. 

그러나 실제로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 국외 반출에 해당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동환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문화재보호법상 국보를 수출하거나 반출할 수는 없다"며 "헤리티지 다오의 사례는 수출이나 반출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킴 공동 창업자도 "외국 법인이 국보 소유권을 가져도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소유권을 갖는 것이 곧바로 해외 반출로 해석되진 않는다는 얘기다. 

 

"대가성으로 NFT 사업권 계약 따냈다?... 아직 계약 내용 확정되지 않아"

또 이번 매입과 소유권 이전이 NFT 사업권을 얻어내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이란 의혹이 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금동삼존불상을 기반으로 NFT를 발행하거나 할 경우를 염두에 뒀다는 것. 

헤리티지 다오가 매입한 국보 소유권 49%를 갖는 대신, 다시 말해 51%를 간송미술문화재단에 넘기는 대신 재단으로부터 NFT 사업권 계약을 따냈다는 소문이 돈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킴 공동 창립자는 "매매계약서 사인은 간송이 아닌 케이옥션과 한 것"이라며 "NFT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문화재를 알릴 수 있는 하나의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대가성으로 NFT 사업권 계약을 따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또 "매매계약서를 제외한 다른 계약서는 사인하기 전 단계"라며 "다른 계약 내용은 법무법인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아직 계약 내용이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헤리티지 다오가 지속가능하게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더 많은 문화재를 매입해서 사회적 의미를 갖는 일을 해나갈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문화재 매입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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