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ndrew Shelley/Unsplash
출처=Andrew Shelley/Unsplash

'돈 버는 게임'(P2E 게임)에서 이용자 중심의 생태계를 위해 세상에 나온 '게임 코인'. 가상자산(코인) 투자자는 게임보다 '코인'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코인 투자자에게 게임 코인은 어떤 의미일까? 또 특히 게임 코인 투자에서 조심해야 할 점은 뭘까? 게임 코인을 둘러싼 수많은 물음표 속에서 투자자가 더 이상 외면 받지 않도록 '게임코인 주의보'가 나왔다.

한국 기업이 발행한 코인에 대해 정작 한국인이 먼저 투자할 권리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컴투스 홀딩스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C2X의 공식 텔레그램 방에서 만난 한 한국인 투자자는 이렇게 말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서 진행한 CTX(시투엑스) 거래소 공개(IEO)에서 한국인은 참여 가능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나온 불만이었다.

게임사들은 너도 나도 ‘돈 버는 게임’(P2E 게임)을 통해 블록체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각 게임사는 이용자 중심의 토큰 경제를 목표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P2E 게임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진출한 게임사는 컴투스 홀딩스, 넷마블, 네오위즈. 세 회사 모두 CTX, MBX(엠비엑스), NPT(네오핀)이라는 자체 가상자산(코인)까지 발행하면서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했다.

진출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있었다. 한국인 이용자는 이들이 만든 서비스에 온전히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는 18일 CTX IEO를 진행했다. IEO란 코인 발행 후 거래소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해 거래소가 코인을 대신 판매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FTX의 CTX IEO에는 한국, 중국, 미국 이용자는 참여할 수 없었다. 해당 국가에서는 IEO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

앞서 언급한 익명의 한국인 투자자는 “(한국 기업이 만든 프로젝트에) 투자할 기회를 먼저 해외자본에게 준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투자자인 30대 남성 A씨도 "(한국인) 제한을 둔 것에 대한 기본적인 불만이 있다. 선구매한 다른 국가 투자자는 고점에서 매도해 이득을 얻는데, 한국을 포함한 제외국 투자자들은 뒤늦게 (높은 가격에) 매입하게 돼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 18일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MBX를 출시하면서 MBX 웰렛도 함께 출시했다. 하지만 한국 거주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MBX 웰렛을 다운로드할 수 없다.

MBX 웰렛이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지갑 기능뿐 아니라 게임 재화를 게임 토큰으로 바꾸는 P2E 요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게임 재화를 현금화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반면 NPT 발행사인 네오핀에서 만든 동명의 가상자산 지갑 네오핀은 게임 재화를 현금화하는 요소가 서비스에 없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사행성 조장을 이유로 플레이 스토어에서 퇴출된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출처=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네이버 카페
사행성 조장을 이유로 플레이 스토어에서 퇴출된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출처=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네이버 카페

이렇게 P2E 전면 금지 때문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P2E 서비스가 금지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르4 글로벌에 이어 잠시 인기를 끌었던 P2E 게임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는 지난 1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됐다. 모바일 게임의 등급 분류를 담당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사행성 조장을 이유로 무돌 삼국지의 구글 플레이 스토어 내 검색, 결제, 접속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무돌 삼국지 측은 게임 재화를 코인으로 바꾸는 요소를 뺀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L 버전'을 새롭게 출시해야 했다.

정부가 P2E 게임에 대해 전면 금지 조치를 이어가는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

바로 '바다이야기' 사태에 그 원인이 있다. 2004년 출시된 아케이드 게임 바다이야기는 사행성 논란으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바다이야기 사업장에서 상품권을 보상으로 주고 이를 현금화할 수 있는 게 문제였다.

결국 이 때문에 2006년 게임의 등급을 심사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출범하기도 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원래 영상등급위원회에서 영상과 게임 등급 분류를 맡았는데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게임은 별도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서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때 겪었던 사행성 논란의 파장이 너무 커서 지금 P2E 시장까지 (당국의 염려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P2E 게임은 게임 재화를 코인으로 바꿔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부분이 핵심이다. 이 구조는 과거 바다이야기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과 거의 같다. 따라서 P2E 게임을 허용하면 바다이야기 사태가 재발할 염려 때문에 전면 금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앞으로 P2E 관련 규제는 계속될까. 한국인 이용자는 계속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한때 게임 업계에서는 곧 새 정부가 들어서면 P2E 전면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P2E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윤석열 당선인이) 마지막에 공약집에 (P2E 허용 정책을) 담았다가 철회했다는 게 의미있다고 본다. (내부에서) 누군가가 반대를 한 것이다. P2E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신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를 하는 건 자유지만 그건 업계의 희망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도 "(P2E 제도가 완성되는데에는) 시간이 걸릴 거다. 비트코인 나온 게 2008년인데 14년이 지나도 (규제가) 정리되지 않았다. (P2E 게임 규제도 당장은) 정리가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정치권에서 P2E 게임이라고 하는 순간 연상하는 게 바다이야기"라며 규제가 바로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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