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가 사진 예술과 궁합이 맞는 네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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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츠랩스
블리츠랩스 2022년 3월28일 08:00

몇 년 전 대체불가능토큰(NFT)이 대중들에 처음 회자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그 물건의 쓸모가 뭐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크립토 업계 사람들은 NFT가 미술 작품을 디지털화 해서 소장하는 쪽에 특화되어 있다는 말을 하곤 했다. ‘모나리자’같은 유명한 미술품을 디지털화 시켜도 소장 가치를 보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시장은 예상과는 영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아트하우스(ArtHouse) 스타일의 예술작품들 보다는 픽셀 아트 류의 팝아트 스타일 작품들이나 카운터 컬처(counter-culture) 스타일의 작품들이 ‘고래’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유행은 금방 프로필 사진 형태의 PFP(profile Picture) NFT로 넘어갔다. 어떤 예술적 가치의 보존 보다는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과 과시욕을 자극하는 작품들이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후 메타버스(Metaverse)가 주목받으면서는 게임이나 가상 세계에서 활용 가능한 아이템들이 인기를 끌었다. 

NFT의 다음 흐름은 어디일까. 지루한 표정의 침팬지 얼굴 NFT가 한 개에 수십억원에 거래됐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는 사이, NFT 시장 밑바닥에서는 작지만 흥미로운 지각 변동이 관측되고 있다. 기존 예술 시장에 머물던 작가들이 크립토 아트 시장으로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진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소더비 등 전통 경매장에서 사진 작품의 NFT가 자주 보이는 것은 물론, 순수 미술계 사진 작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작가 NFT 플랫폼인 퀀텀아트(Quantum Art)는 지난 2월 750만달러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에서는 사진 분야의 여러가지 속성이 NFT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지적한다.

우선 사진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나 조각가보다는 숙련에 이르는데 필요한 시간이 짧다. 사진을 전공해 석사까지 받은 사람의 작품보다 비전공자 작가가 취미로 찍은 사진이 더 인정받는 분야가 이 곳이다. 앞서 언급했듯 예술NFT 분야는 카운터 컬처나 팝아트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는데, 이런 흐름은 사진의 아마추어리즘과 잘 어울린다.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리얼리즘 사진으로 유명해졌다. 본업은 재봉사.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리얼리즘 사진으로 유명해졌다. 본업은 재봉사.

두 번째 이유는 예술사조의 변화 흐름과 잘 맞는다는 점이다. 현재 예술NFT 분야에서 잘 팔리고 있는 콜라주(collage), 프로타주(frottage) 등의 기법은 현대미술의 초창기에 주목받았던 것들이다. 1920년~1930년대 파리에서 콜라주-프로타주를 손대던 작가들이 사진, 영상으로 옮겨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예술 및 짧은 동영상들이 곧 NFT의 주류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예술 사조는 통상 시대정신이 더 이상 재미없어질 때 변한다. 요즘 가상자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주목받지 못하는NFT에서 가격 거품이 두드러지게 빠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지금이 이런 시대정신이 변하는 시기일 수도 있다. 

로베르트 라우셴베르크(Robert Rauschenberg), Axel
로베르트 라우셴베르크(Robert Rauschenberg), Axel

세 번째 이유는 ‘큰 손’ 수집가들이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매업체 크리스티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크리스티에서 이뤄진 NFT 경매는 총 100건이 넘었으며, 판매 총액은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에 달했다. 크리스티 측은 판매 내용을 보면 초기에 NFT를 산 사람들은 기존에 크리스티를 이용하지 않았던 젊은 신규 고객들이었지만 차츰 기존 고객들의 NFT 입찰 비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기존 예술작품 시장에 있던 이런 ‘큰 손’ 수집가들은 어느정도 ‘생각을 하게 만드는(Brainy)’ 작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크립토 세계의 밈(meme)이나 문화를 모르는 이들이 쉽게 손댈 수 있는 작품들이란 역시 사진이나 영상 류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저스틴 애버사노(Justin Aversano), Twin Flames #83 / 3900 $ETH (역대 최고가 작품)
저스틴 애버사노(Justin Aversano), Twin Flames #83 / 3900 $ETH (역대 최고가 작품)

 

캐스 시마르(Cath Simard), Le Depart / 30 $ETH
캐스 시마르(Cath Simard), Le Depart / 30 $ETH

 

플레이보이 버니 캐시(Playboy Bunny Kathy), 마이애미 1970 / 19 $ETH
플레이보이 버니 캐시(Playboy Bunny Kathy), 마이애미 1970 / 19 $ETH

 

저스틴 베트먼 (Justin Bettman), Set in the Street x Prague / 2.987 $ETH 
저스틴 베트먼 (Justin Bettman), Set in the Street x Prague / 2.987 $ETH 

네 번째는 생산자인 예술 사진 작가들에게 NFT가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이다. 전통 예술 시장에서는 일단 자기 사진을 보여주기 조차 어렵다.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시장이라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 신진 작가들이 수집가나 큐레이터들의 눈에 들기 위해 각종 갑질을 참아내야 한다.

사진 한 점에 50달러를 받고 팔았는데 사진 인쇄 비용과 액자 값을 제외하면 거의 본전인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 NFT라는 매체는 서사와 브랜딩 능력이 있는 사진 작가들이 제값을 받기에 더 유리하다. 이런 측면은 양질의 사진작가들을 NFT 시장으로 유입시키면서 사진 NFT 시장이 커지는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슈퍼레어(SuperRare)나 파운데이션(Foundation)처럼 고전적인 예술 작품들을 판매하는 플랫폼의 경우 2021년 상반기까지는 콜라주, 프로타주 계열이나 컴퓨터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무작위로 생성되는 제너레이티브 아트(Generative art) 계열이 주류를 점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1년 하반기부터 사진 작품들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1000만원 대 이상의 수익을 내는 사진 작품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통 미술 성격상 사진 NFT를 소장하는 것이 초기 NFT 열풍 때처럼 수백 배, 수천 배의 수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암호화폐 투자로 돈을 벌었다면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나정도 구입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시대가 바뀌어가는 흐름을 지켜볼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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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2022-03-28 15:23:43
시작은 좀 의미화 되였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이 변질화가 되여서 결과가 과연 어떨지....

태양의 기사 2022-03-28 12:18:22
편의성과 이상한 투자가치를 부여해 시작된 키워드 장사 ㅋㅋㅋ

Kim Eileen 2022-03-28 11:51:35
NFT도 아직까진 특화된 작품들만 인기를 끄는 구도라, 더 많은 작품들이 활발히 거래되는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