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arkus Winkler/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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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상자산(코인) 거래소가 투자를 유치한 소식이 잇따라 들려왔다. 위험을 무릅쓰고 혁신적인 기업을 발굴, 성장시키는 자본으로 알려진 벤처캐피탈(VC)의 투자도 적지 않다. 블록체인 업계엔 다양한 업종, 기업들이 있는데도 유독 거래소에만 투자가 쏠리는 모습이다.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는 지난 2월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신한캐피탈도 코빗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엔 국내 최대 VC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구주를 매입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국내에서 가상자산공개(ICO)가 금지됐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한국 소재 기업은 없다. 하지만 코인 발행 기업이 아니더라도 다른 블록체인 관련 벤처 기업도 많은데 VC의 블록체인 관련 투자는 거래소에 유독 집중돼 있는 게 현실이다.

이안나 IDG캐피탈 수석심사역은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코인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VC가 많다. 그래서 (우회적인) 지분 투자가 VC에게 좀 더 유용하다 보니 거래소를 선택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래소가 아닌)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 거래소는 이미 매출이 많이 나왔기(확인됐기) 때문에 거래소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본의 논리가 수익에 있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하기도 하지만, VC가 안전하고, 또 수익도 보장되는 거래소 사업에만 투자하는 게 과연 적절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는 있다. 

VC가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안정적인 산업에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건 유독 가상자산 업계에 대해서만도 아니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월 '2021년도 벤처투자 동향'을 발표했는데,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의료, 유통·서비스 세 업종이 총 투자액의 72.4%를 차지하면서 VC의 안정 지향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렇게 VC가 가상자산 업계에서 거래소 같은 안전한 대상에만 투자하게 되면 가상자산 생태계에 불균형이 초래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거래소 사업 외에도) 댑(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등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코인이 쓰여야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생태계가 형성된다. 어느 한 쪽에만 집중해서는 가상자산 생태계가 형성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동환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도 "자금이 거래소에 쏠리게 되면 블록체인 관련한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거래소에 편중된 체제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당연히 (플랫폼이 아닌) 다른 블록체인 사업에도 자금 유입이 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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