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를 DAO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
[인터뷰]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
DAO에 빠진 '90년생 직장인'이 성남시장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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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수, 정인선 기자
박범수, 정인선 기자 2022년 4월22일 17:00

'90년생 직장인' 출신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는 2014년 BTC(비트코인)을 처음 접했다. 8년이 지난 2022년, 그는 블록체인 기반 다오(탈중앙화자율조직, DAO)를 시정에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들고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15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만난 이대호 예비후보는 다오를 무조건적으로 옹호하기만 하진 않았다. 그는 “이미 선거 캠프에 다오를 도입하려다 한 차례 실패했다"고 말했다.

"당장 같은 당 안에서 출마한 여러 예비후보들이 경선을 언제 치르는지조차 불명확한 상황에서, 다오를 구성하기 위한 타임라인과 원칙을 그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고요." 

이 예비후보에게는 다오도, 블록체인도 모두 수단일 뿐이다. 그는 "다오를 반드시 정치에 적용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선거 캠프에 비해) 단순한 구조의 조직이라면, 구성원들에게 보상을 제공해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여전히 생각해요." 

이 예비후보가 들고 나온 공약 중엔 블록체인과 관련된 게 또 있다. 성남시에 대체불가능토큰(NFT) 예술품을 전시하는 공공 미술관 '모나(MoNA, Museum of NFT Art)'를 만들겠다는 것.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에도 NFT를 전시해 디지털 예술품에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온사이버'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모나를 구축하고, 오프라인 모나와 전시 내용을 동기화할 계획이다. 우리의 삶에는 언제나 ‘놀 명분’이 필요하지 않나."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다음은 이대호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언제, 왜 정치에 입문하기로 마음 먹었나? 

=20대 초반부터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스무 살 무렵 아버지 사업이 실패하고 집안이 어려워졌다. 당시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게 됐다. 사람들이 소중한 걸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정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훌륭한 정치인이 되려면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게 유리하겠다고 생각했다. 디지털 기술과 스타트업 정신이 앞으로의 정치인에게도 강력한 도구가 될 거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20대 중반부터 콘텐츠 스타트업 피키캐스트, 모빌리티 스타트업 VCNC 등에서 일했다. 나름의 전략에 따라 진로를 설계한 거다.

서울시장 비서실에도 2년 정도 몸을 담았다. 정치권에서도 일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춰야 한다는 내용의 연서명을 주도한 적이 있다. 한겨레신문에 쓴 칼럼 '서울시장 사건 피해자를 의심하는 분들에게'도 화제를 모았다. 

=2020년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 그리고 일명 '타다 금지법' 사태를 겪으며 충격을 많이 받았다.

정치는 갈등을 조율하고 어려운 사람을 보호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데 그 역할을 정치가 제대로 못 하는 걸 보면서 '권력의지'가 생겼다. 내가 원하는, 더 안전하고 재미있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두 사건이 직접적인 출마 계기가 된 셈이다. 

 

-블록체인에는 어떠다 관심을 갖게 됐나?

=취업준비를 하던 2014년 신문을 보는데 국제면에 비트코인을 소개한 토막 기사가 있었다. 원래도 IT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탈중앙화된, 권력을 민주적으로 분산하는 이런 기술도 있구나' 하고 흥미를 느껴 공부를 했다. 

 

-그때 비트코인을 샀으면 인생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게 말이다. 2014년에 처음 접한 뒤 잊고 지내다가,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비트코인을 다시 접했다.

당시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약 등을 쉽게 정리해서 보여주는 웹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동료를 찾고 있었다. 지인을 통해 문영훈 전 논스 대표를 소개받았다. 논스의 전신이 된 유튜브 채널 '블록체이너스'가 막 나온 때였다. 문 전 대표 덕에 논스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블록체인 입문 당시부터 정치와 접점이 많겠다고 생각했나? 

=블록체인이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산업이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블록체인이 거버넌스를 더 평등하고 민주적으로 바꾸면,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겠다는 점에 관심이 있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지난 대선 당시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주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젊은 층 표심을 노린 경우가 많았다. 이대호의 블록체인 관련 공약도 마찬가지로 가상자산에 많이 투자할만한 판교 소재 IT 기업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건가? 

=물론 개인적으로도 간간히 투자를 하긴 했지만, 투자 대상으로서의 가상자산보다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더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보무늬(QR)코드를 활용한 출입 기록, 잔여 백신 활용 등에 디지털 기술이 주요한 역할을 했듯이,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을 활용하면 한정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그러면 남는 자원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보완하기도 좋아진다. 

1990년대 중반 성남에 처음 이사를 왔을 때, 아버지 사업이 잘 안 됐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가 벤처 투자를 적극 지원한 덕분에 개발자였던 아버지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유망한 산업에 투자하고, 새로운 분야의 도전을 부추기는 일은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기회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지금보다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당연히 육성하고 지원해야 한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치인이 한국에 왜 필요한가?

=의도치 않게 일이 잘 풀리지 않은 사람들에게 버팀목이 되는 정치를 하려면 유능해야 한다. 기술이야말로 유능함의 주된 원천이다.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정치만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건, 철기 시대에 청동기를 가지고 싸우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예비후보 캠프에 다오를 도입하려다 실패했다고 들었다. 뭐가 가장 어려웠나? 

=캠프의 목표는 당선이다. 다오를 도입하려면 당선을 위한 계획과 과업을 세우고, 각 과업의 비중에 따라 보상을 설계해야 한다. 그런데 예비후보끼리의 당내 경선 일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설계하기가 쉽지 않았다. 

성남시장 예비후보 캠프에 다오를 도입하진 못했지만, 당내의 20세 이상 45세 미만 지방선거 예비후보 출마자 연대인 '그린벨트'에선 실험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그린벨트의 경우 개별 캠프보다 기능이 단순하기에, 과업과 보상을 책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지역에서 출마를 원하는 젊은 예비후보들이 그린벨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에서 '후보 등록은 어떻게 하는지'와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안부를 묻는다. 그 과정에서 용기를 주고받고 사기를 증진한다. 이 과정에 다오를 도입해, 다른 구성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한 이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민간이 아닌 공공 영역에 다오를 도입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 

=지난해 '계단뿌셔클럽'이라는 활동을 기획해서 운영했다. 주말에 2시간씩 성남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건물마다 계단 정보를 수집했다.

휠체어나 유아차 사용자들은 어떤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계단이 있다면 몇 개나 있는지를 알아야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 민간 IT 기업이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엔 이런 정보가 없다. 그래서 '계단정복지도'라는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300여명의 회원을 모아 성남시 주요 상권의 계단 정보 7000여건을 모았다.

이대호 씨는 지난해 시민 참여형 계단 정보 수집 프로젝트 '계단뿌셔클럽'을 운영하고, '계단정복지도'를 만들었다. 출처=계단정복지도 웹사이트 캡쳐
이대호 씨는 지난해 시민 참여형 계단 정보 수집 프로젝트 '계단뿌셔클럽'을 운영하고, '계단정복지도'를 만들었다. 출처=계단정복지도 웹사이트 캡쳐

계단 정보도 일종의 공공재라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공공재를 만든 거다. 이런 일을 체계화하는 데에 다오가 유용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뿌셔클럽같은 시민 참여형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만들고, 여기에 다오를 적용해 보상과 합의 체계를 운영해보고 싶다.

그런데 다오가 특별히 공공 분야에 더 잘 어울리는 건 아니다. 사실 다오는 국가 없이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이상을 꿈꾸는 것이라서, 공공 영역에 그리 잘 들어맞지 않는다. 다만 공공 영역에 다오를 도입하면, 민간 기업이 다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특정 직장에 고용되지 않은 프리랜서나 다오 구성원을 성남시가 고용하는 '메가 다오' 정책을 공약했다. 

=다오 구성원은 노동자가 아니라서 노동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가상자산으로 소득을 올리기에 수입을 정확하게 측정하기도 어렵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로 가입할 수 있지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은 어렵다. 

그렇다고 노동법이나 사회보험 등 제도가 다오 구성원들에게 전혀 필요하지 않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다오가 국가를 대체하는 수준까지 고도화된다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개인이 공공에 위임한 권력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직장인이든 다오 구성원이든, 시민이라면 그의 안전하고 즐거운 삶을 공공이 보장해야 한다. 

국내에도 '마고 꼬뮨'이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다오와 협동조합을 각각 만들어 두 조직을 연동하려는 프로젝트다. 국가 시스템 안에서는 협동조합으로 대우받으면서, 다오 활동을 하는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런 시도를 하는 이들과 꾸준히 협력해 '다오 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보고 싶다. 그래야 더 많은 다오가 탄생해 더 많은 사람이 즐겁게 살아가고, 그 과정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기회도 생겨날 것이다. 

 

-시정에 다오를 도입한다면 자체 토큰을 발행할 계획도 있나. 토큰 보유량에 비례해 시민들의 발언권 크기가 정해진다면 공평하지 않은 것 아닌가. 

=성남시 자체 토큰 발행에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필연적 이유가 없다면 되도록 발행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이미 검증된 플랫폼이나 토큰이 많으니 그걸 활용하면 된다. 

다만 토큰을 많이 가진 '고래'가 정치적으로 과대대표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라면, 자체 토큰 발행도 검토 할 수는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에서 시즌별로 등급이 초기화되듯, 주기적으로 토큰 보유량을 초기화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할 것 같다.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이대호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 코리아

-NFT 예술품을 전시하는 공공 미술관 '모나(MoNA, Museum of NFT Art)'를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만들겠다는 공약도 있다. 성남시, 그 중에서도 판교에 거주하는 젊은 IT 종사자들이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NFT에 관심을 크게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공약인가?

=부동산, 주식을 이을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서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NFT가 중요하다고 봐서 넣은 공약이다.

모나를 방문해 NFT를 접하고 관심 갖게 된 이들이 성남시에서 NFT 프로젝트나 기업, 다오를 만들도록 하는 게 목표다.

과거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스에서 거주한 적이 있다. 거주자들끼리 교류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멋진 기업들이 만들어지는 걸 여러 차례 목격했다.

그 우연성과 상호작용의 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NFT=투기'라는 인식이 여전히 짙다. 연령대가 높은 유권자는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을까?

=아직까지는 NFT의 사용가치보다 교환가치가 훨씬 높다. 그러니 부정적 시각이 많은 게 당연하다.

모나를 만든다면 NFT를 강조하기보다 '디지털 아트'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방문할 공간이 늘어나는 것이니, 시민들도 싫어할 거라고 생각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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