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nataliya vaitkevich/pexels
출처=nataliya vaitkevich/pexels

미국 경제 전반의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몇몇은 치솟고 있다.

금리는 분명히 대출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일부 안전 자산의 경우 대출기관들에게 높은 이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처럼 치열한 자본 경쟁은 기술 ‘성장주’를 포함한 투기성 자산에 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일부 지표상으로 가상자산이 놀라울 정도로 잘 버티고는 있지만, 같은 복병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장 주목할 만한 금리 상승은 모기지 시장에서 나타났다. 지난 4월 19일 기준으로 30년 만기고정 모기지 금리는 12년 만에 최고치인 평균 5.3% 상승했다. 같은 날,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2018년 이래로 가장 높은 2.94%를 기록했다. 가장 놀라운, 동시에 투기성 자산 보유자들에게는 가장 공포스러울 소식은, 바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무위험 미국 저축 채권의 이자율이 오는 5월 약 10%를 기록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위 금리들은 모두 현재 높은 물가상승률에 의해 상쇄되고 있지만, 다른 투자 수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위 지표들은 모두 자본 비용의 상승을 보여주는 잠정적인 신호들이다. 전반적으로 그 원인은 미래에 대한 복잡한 인간 심리로 인해 미 연준의 은행 대출 금리 변화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이 일시적이라 판단하는 은행은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경쟁자들로부터 자금을 뺏어오기 위해 계속해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따라서 연준이 예정된 금리 인상을 시행한 지 채 한 달밖에 안 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금리 인상은 투자자들, 특히 헤지펀드와 같은 대형 투자자들의 위험-보상 계산 방식을 이미 바꾸어놓았다. 계산법은 복잡하다. 채권과 같은 ‘안전’ 자산은 고수익, 고위험 자산으로 향할 수도 있었던 돈을 쉽게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위험 자산에는 대부분의 가상자산과 기타 토큰들이 포함된다.

시장은 이미 저위험 자산으로 서서히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비록 소위 ‘재택 관련 주식(stay at home stocks)’들의 회귀 현상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나스닥100 지수는 아마존, 엔비디아 등 ‘성장’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치가 있는 주식들, 혹은 달리 말하면, 현재의 슬럼프 이전에는 상당한 성장 가능성을 보였던 주식들을 포괄하고 있다.

그런 나스닥100이 성장세가 더딘 은행, 소매, 제조업 주식 비중이 높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4.4% 하락에 비해 지난 1월 이후 12%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보다 투기성이 더 높은 자산들을 살펴보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진다.

 

위험 차단하기

대표적인 고투기성 자산은 캐시 우드가 운용하는 공격적인 미래지향형 펀드 ‘아크 이노베이션(ARK Innovation)’이다. 캐시 우드는 로빈후드(Robinhood), 쇼피파이(Shopify), 유니티(Unity), 블록(SQ), 포트폴리오 비중이 가장 높은 테슬라, 줌(Zoom) 등 투기성이 높은 기술, 핀테크, 바이오테크 성장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들은 아직 수익성이 없거나(대부분의 바이오테크 기업들), 더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거나(줌), 혹은 공격적인 회계처리로 인해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테슬라) 기업들이다.

캐시 우드의 롱숏 포트폴리오는 2021년 고점 대비 무려 60%나 하락했다. 이는 2021년 고점 대비 38% 하락한 비트코인보다도 안좋은 실적이다. 이더리움은 고점 대비 35% 하락했으며,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약 36% 감소했다고 코인게코(CoinGecko)는 밝혔다.

가상자산이 비교적 전통적인 기술 성장 펀드보다 더 잘 버티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일부 원인은 분명 투자자들이 위험 및 수익 요소들에 대한 고려를 넘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해 낙관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가상자산의 구조적 및 투명성의 차이도 이러한 결과를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다. 무엇보다도, 지출이 소득을 훨씬 웃도는 ‘경비 지출 속도(burn rate)’가 높은 전통적인 스타트업들은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주식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경비 지출’은 자금의 차용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상자산의 경우, 블록체인의 ‘경비 지출 속도’는 한 곳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유지관리자와 기여자들 사이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달리 말하면, 주식에 비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전반적인 재무 상황, 특히 외부 자금조달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외부 자금조달에 확실히 의존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상황들도 존재한다. 그 중 하나는 해킹 공격을 당한 웜홀(Wormhole) 브릿지가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에 의해 빠르게 구제된 경우다. 이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다양한 스테이킹 또는 대출망에서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테라(Terra) 블록체인 기반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의 수익률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대출기관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절반 가량이 대출자가 아닌 외부 자금에서 발생한다. 현재로써는 자금 제공기관들이 이를 가치 있는 마케팅 지출이라 여기고 있지만, 계속되는 금리 인상은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밀어내기 효과(crowding-out effect)’를 초래할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야 할 때

현재의 대규모 금리 전환 시기에는 낙관주의가 가상자산을 떠받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과 가정도 한계가 있고, 가상자산은 향후 지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가치하락을 초래할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킹과 수익 풀에는 경쟁으로 인해 자본이 줄어들면 안정성도 같이 감소하는 많은 상품들이 존재한다.

앵커 프로토콜은 이 중에서도 가장 높은 리스크다. 앵커 프로토콜은 빠르게 성장하는 스테이블 코인 UST를 지원하는 생태계의 핵심축이다. 시장에는 이미 UST의 ‘알고리즘’ 모델이 갖는 내부 취약성에 대해 광기 수준으로 격렬한 토론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안전한 고수익에 대한 외부의 압력이 더해진다면, 가상자산 시장에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영어기사: 김예린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저작권자 ©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