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인베이스 투자 받은 하이퍼리즘 "올해 핵심 키워드 웹3"
"기업가치 8000억원? 아직 정해진 것 없어."
"기존 가상자산 운용과 브로커리지에 더해 웹3 사업 확장할 것."
"한국에 가상자산 사업을 업태별로 정의하는 업권법 제정됐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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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박상혁 2022년 5월5일 16:00

기업가치 8000억원 평가,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인 두나무·빗썸에 이은 국내 가상자산 업체의 유니콘 등극 기대

지난 2018년 1월 창립된 기관 투자자 대상의 가상자산 운용 및 브로커리지 서비스 업체인 하이퍼리즘을 두고 최근 나온 말이다.

3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역 근처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서 진행한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이원준 하이퍼리즘 공동대표는 기업가치 관련 소식을 바로잡으면서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올해 회사의 키워드를 웹3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코인베이스로부터 받은 투자는 시리즈B와 C 사이의 브리지 투자이며, 기업가치를 8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는 이야기는 와전된 것"이라며 "향후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돌면 그때 정확한 기업가치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이퍼리즘의 올해 키워드는 웹3"라며 "우리의 경쟁자는 더 이상 사람이나 회사가 아닌 프로토콜"이라고 밝혔다.

실제 하이퍼리즘은 1000억원 규모의 웹3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펀드를 조성했다고 3일 밝혔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하이퍼리즘이 웹3를 겨냥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공동대표는 시대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다가올 미래는 프로덕트(제품)와 웹3 프로토콜의 시대이며, 투자 업계도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플레이어의 역할을 겸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IT와 관련한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지 않지만, 하이퍼리즘은 자산운용을 하면서도 IT 관점의 서비스 개발도 함께 한다"며 "미래에는 투자 업계도 인베스터(Investor, 투자자)이자 플레이어의 역할을 겸하는, 경기를 직접 뛰는 웹3형 축구 감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낙성대역 앞 하이퍼리즘 사무실에서 이 공동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이원준 하이퍼리즘 공동대표.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이원준 하이퍼리즘 공동대표.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하이퍼리즘은 어떤 기업인가.

"하이퍼리즘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자산운용과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웹3 투자·개발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이퍼리즘 창업 이전에는 무엇을 했는가.

"원래부터 창업에 관심이 있었다. 고3때 첫 창업을 했다. 창립한 프로젝트 가운데 잘 알려진 서비스로는 대나무숲(페이스북에 대학생이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었던 서비스)이 있다. 대나무숲의 성공으로 창업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학교 졸업 직전에 망고플레이트(맛집 리뷰 서비스)랑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했는데 이게 잘 안돼서 다음 행보를 고민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일본의 패밀리오피스(고액 자산가가 개인 자산을 직접 운용하거나 운용 자문을 하는 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일을 하다가 보니까 엔화로 받은 월급을 한국으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일본 은행이 수수료를 너무 높게 매기는 문제가 있었다. 그때 가상자산의 존재를 알고 오상록 공동대표와 함께 하이퍼리즘을 창업하게 됐다." 

 

-하이퍼리즘의 고객 수는 얼마나 되는가. 기관투자자 가운데 하이퍼리즘의 주요 고객으로는 누가 있는지 함께 알려주면 좋겠다.

"하이퍼리즘은 기관 투자자 대상이라서 고객이 몇백 명 수준으로 많지는 않다. 한국 고객이 80%, 일본 등 그 외 국가의 고객이 20% 정도 된다. 

주요 고객층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주된 고객층은 처음부터 가상자산 업계에 뛰어든 가상자산 친화적인 기업들이다. 가상자산에 예전부터 투자해서 기관 수준의 자산을 보유하게 된 회사, 가상자산 채굴 회사, 가상자산 거래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둘째로 블록체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IT 회사, 게임 회사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패밀리 오피스, 자산관리사, 최근 대체불가능토큰(NFT) 열풍으로 인한 콘텐츠 관련 회사가 있다. 

해시드, 위메이드트리의 경우에는 우리 고객으로 있으면서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리드하기도 했다."

 

-아직은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 주요 고객층이라는 얘기로 들리는데 전통 기업의 참여는 왜 저조한가.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첫째로 아직은 전통 기업의 가상자산 업무 담당자들이 가상자산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가상자산 보관법이라든지 이런 것부터 하나하나씩 알려줘야 할 때가 많다. 전통 기업도 가상자산을 어느정도 알아야 확신을 가지고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텐데 아직은 가상자산에 익숙한 단계가 아닌 것 같다.

둘째로 가상자산 관련 투자 상품이 다양하지가 않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옵션 등 다양한 상품을 활용할 수 있어야 시장 진출 욕구가 생긴다. 그러나 지금은 현물 투자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이러한 부분들이 개선돼야 전통 기업의 참여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한다."  

 

-하이퍼리즘의 수익은 주로 어디서 발생하는가.

"주로 브로커리지 서비스보다는 자산운용 부문에서 수익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자산운용은 성과를 내면 그에 대한 보수를 그대로 받을 수 있지 않나. 지난해에는 가상자산 시장이 좋기도 했고. 전통 헤지펀드와 비교하면 하이퍼리즘은 자산관리에 대한 보수를 받지 않는 대신 성과에 대한 보수를 좀 더 받는 구조다."    

 

-하이퍼리즘의 경쟁업체는.

"우리 업태와 일치하는 회사는 거의 없어서 동일선상의 경쟁업체를 얘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산운용이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지역적인 관점에서의 경쟁업체는 있다고 본다. 전통 금융 업계에서 일본은 노무라, 글로벌·미국은 골드만삭스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테면 가상자산 운용 업체인 앰버그룹이 홍콩, 중국 쪽을 잡고 있는데 한국은 우리가 있어서 쉽게 들어오지 못하지 않나. 반대로 우리가 홍콩, 중국 쪽 진출을 타진하면 앰버그룹과 경쟁을 해야 한다. 

다만 최근에는 웹3 관점에서 하이퍼리즘이 단순한 자산운용사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토콜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프로토콜 경쟁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원준 하이퍼리즘 공동대표. 출처=이원준 하이퍼리즘 공동대표
이원준 하이퍼리즘 공동대표. 출처=이원준 하이퍼리즘 공동대표

-한국 법인과 일본 법인으로 나눠져 있다. 각 법인이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준다면.

"개발과 관련한 리소스가 필요한 일은 전부 한국 법인에서 맡는다. 브로커리지 서비스도 한국에서 담당한다. 일본에서는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하려면 별도의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한국은 어떤 업태든 가상자산이 들어가면 전부 가상자산사업자로 처리되는데 일본은 가상자산 거래소, 가상자산 지갑, 가상자산 대출, 가상자산 펀드 등 업태별로 규제가 다르게 적용되는 차이점이 있다. 

일본 법인은 가상자산 대출 서비스, 법정화폐 펀드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본사를 일본에 뒀기도 하다. 2018년 창업 당시 일본에 있기도 했고, 규제 문제 등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가상자산 관리와 관련한 업무는 양국에서 동시에 처리하고 있다." 

 

-미국 법인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법인을 설립하는 목적을 알려준다면.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 미국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봤다. 둘째로 시파이(CeFi, 중앙화금융) 중심의 생태계가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로 이동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잘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들이다. 미국법인을 설립하면 주로 자산운용 서비스를 하게 될 것 같다. 미국 현지 규제 문제 등은 최근 우리의 주주가 된 코인베이스가 도와줄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이퍼리즘은 퀀트 알고리듬 기반의 자산 운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준다면.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로 하이퍼리즘은 주로 손실률은 3~5%, 수익률은 30% 정도되는 로우 리스크 미드 리턴 전략을 통해 수익을 낸다. 우리 고객이 기관투자자이다가 보니까 아무래도 보수적인 전략이 선호된다.

둘째로 트레이딩 과정에서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봇 기반의 퀀트 트레이딩을 한다. 같은 퀀트 트레이딩이라도 사람이 함께하는 퀀트 트레이딩이 있는데 하이퍼리즘은 알고리듬을 연구하는 연구원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개발자만 있다. 트레이딩 자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봇이 한다는 얘기다.

셋째로 퀀트 트레이딩 알고리듬에 러스트라는 개발 언어를 이용해서 수익을 용이하게 한다. 프로그래밍 언어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성능, 안정성, 개발 난이도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우리 서비스에 가장 균형잡힌 언어는 러스트라고 봤다."      

 

-하이퍼리즘은 기관 투자자를 고객으로 삼기 때문에 규제 문제에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각국의 규제 기준을 충실히 맞추려고 노력한다. 이를테면 한국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나 수탁사 정도를 제외하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완료한 곳이 거의 없는데, 우리는 규제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신고를 진행했다. 

규제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한국에 업권법이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특히 업태별로 세분화된 법이 나왔으면 좋겠다. 예컨대 가상자산 업체 중에서는 코인을 상장하지 않는 회사도 존재하지 않나. 그런데 한국은 어떤 업태의 가상자산 업체든 하나로 뭉뚱그려지고 있는 문제가 있다. 일본처럼 선물이나 옵션을 취급할 수 있는 법도 마련됐으면 좋겠다. 실제로 일본은 개정된 금융상품거래법을 통해 가상자산 선물이나 옵션을 취급할 수 있다." 

 

-하이퍼리즘은 전통 기업에 비해서는 웹3 친화적이지만, 완전히 탈중앙화된 프로젝트에 비해서는 전통 기업의 요소가 남아있다. 전통 기업과 탈중앙 프로젝트 대비 하이퍼리즘의 차별점이 있다면.

"전통 기업의 경우에는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가 웹3 기반으로 쌓아올린 경험치를 따라 잡을까봐 경계했던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웹3 기반의 데이터가 감당할 수 없이 커졌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우리의 차별점을 전통 기업이 따라잡기 어려워졌다고 본다. 지금 시점에서 전통 기업이 가상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면 웹3 기반 업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아니면 웹3 기반 업체를 인수해야 한다.

탈중앙화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는 고객 관리에서 발생하는 차별점이 가장 크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커스터디(수탁)는 A 프로젝트, 대출은 B 프로젝트를 이용하는 등 파편화된 가상자산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편리한 원스톱 솔루션을 선호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런 점에서 하이퍼리즘이 강점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이퍼리즘의 올해 계획과 장기 목표는.

"올해 하이퍼리즘의 키워드는 웹3다. 지금까지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브로커리지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올해부터는 웹3 투자·개발도 같이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웹3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하이퍼리즘의 경쟁자는 더 이상 사람이나 회사가 아니라 프로토콜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올해 웹3 사업 강화를 도모하게 됐다.

장기적으로는 투자와 서비스 개발을 동시에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 투자만 하더라도 통상 헤지펀드와 VC펀드로 나뉘는데 헤지펀드이면서도 VC펀드인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이번에 조성한 1000억원 규모의 웹3 펀드도 기존 우리의 투자 형태와는 다른 VC펀드 방식이지 않나.

또한 골드만삭스가 IT와 관련한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지 않지만, 하이퍼리즘은 자산운용 서비스를 하면서도 IT 관점의 서비스 개발도 함께 한다. 인베스터이면서도 제품을 직접 만드는 플레이어인 회사를 꿈꾸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를 직접 뛰는 웹3형 축구 감독이랄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전에는 가상자산을 통해 얻은 수익을 어떻게 현금화할지 고민하는 회사가 많았다면, 올해 들어서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가상자산으로 뭔가를 해보려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가상자산의 대중화(Mass Adoption)가 일어날 수 있는 원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이퍼리즘은 이 과정에서 더 많은 기업들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돕는 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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