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처 빔' 그날의 아픈 기억... 스님에게 직접 길을 묻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혁
박상혁 2022년 5월7일 18:30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나를 생각하면서 후회한다. 부처 빔이 나오기 전에 난 왜 가상자산을 팔지 못했는지, 훨씬 더 이전에 나에게 가상자산 투자를 추천했던 친구를 원망하는 등의 후회를 한다.

도연스님은 2일 가산동 디폴리스 지식산업센터에서 진행한 코인데스크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부처 빔'과 같은 폭락에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스님이 괴로운 마음이 드는 까닭을 설명하면서 내놓은 대답이다.

부처 빔은 지난해 '부처님 오신 날'에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자 생겨난 용어다. 전 세계 가상자산 선물시장에서 이날 BTC(비트코인)는 4만3600달러에서 2만8700달러까지 급락했다.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이날을 잊지 못하는 이유다.

사실 가상자산 등을 비롯해 투자하다보면, 이익을 볼 때도 있지만 손해를 볼 때가 더 많다. 손해를 볼 때마다 속상해하고, 후회한다면 번뇌에 휩싸여 효과적인 투자를 하지 못할 터. 투자자들이 더 이상 후회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교는 나를 비롯한 모든 것이 세월이나 상황의 변화에 따라 내 것이 아니게 된다는 무아(無我)를 강조한다. 과거에 미련을 갖지 말고 현재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다. 스님 역시 부처 빔과 같은 폭락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면, 과거의 나와 인연을 끊고 현재에 만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스님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메타버스에 대해 스님은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을 거론하며, 가상 공간이든 우리의 현실 삶이든 일시적인 현상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번 인터뷰는 코인데스크 코리아의 코인 전문 유튜브 채널 코싸인을 통해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뷰 진행은 코싸인의 벤자민과 펠릭스가 맡았다.

아래는 스님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도연스님.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도연스님.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내 마음에 글로 붙이는 반창고의 저자이자 봉은사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도연이라고 한다."

 

-여러 매체에서 '카이스트 출신 도연 스님'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를 다니다가 출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가.

"뭔가 특별한 일이 있어서 스님이 된 건 아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되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가 자연스럽게 출가를 하게 됐다. 여기서 학업을 마치지 않고 그대로 스님이 됐으면 "이 스님은 내려놓을 줄 아는 스님이구나"와 같은 미담이 나올 수도 있었을텐데 출가를 했다가 다시 돌아와서 졸업까지 했다.(웃음) 

처음에 입학했을 때는 내려놓는 게 행복이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학교를 다니면서 채워지는 것이 있어서 다시 학교를 다녔다. 그런 식으로 뭔가 무거운 일이 생겨서 출가를 하거나 복학한 것이 아니라, 인연과 상황에 따라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게 무엇인가를 찾다가 보니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키워드가 내 집 마련, 경제적 자유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은 자본주의 시대이지 않은가.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요즘엔 이전보다 취업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에 일찍부터 내 집 마련, 경제적 자유를 위해 재테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한 것 같다. 인텔리전트(영리한)한 행동이라고 본다. 

다만 4050 이상의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의 경제적 자유, 투자 열풍에 대해 우려를 하는 부분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경험적인 측면에서 투자를 했을 때 오는 리스크 등이 염려가 되는데 젊은 세대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이런 경험치를 어떻게 얻어내느냐에 대한 부분이 젊은 세대의 몫일 것 같다." 

 

-가상자산을 도박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혁신의 수단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가 궁금하다.

"예전에 정재승 교수와 유시민 작가가 가상자산을 두고 설전을 벌였던 게 기억난다. 그때 정재승 교수가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입장, 유시민 작가가 부정적인 입장에 섰던 걸로 아는데 양측 의견 모두 논리적으로 일리가 있다. 

결국 (논리보다는) 견해 차이인 것 같은데 같은 가상자산이라도 투자자가 어떤 마인드(마음가짐)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부동산이나 주식을 투자하더라도 투기를 할 수 있고, 가상자산을 접하더라도 얼마든 투기가 아닌 혁신의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

다만 평균치를 봤을 때는 아직까지 가상자산이 변동성 등의 측면에서 다른 자산보다 투기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확률적으로 봤을 때는 아직까지 가상자산이 다른 자산 대비 투기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라는 얘기다."

 

-투자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가상자산의 성격을 얼마든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그렇다. 다만 나의 마음가짐이라는 것은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아서 달라지기도 한다. 불교에서 인연법이라는 얘기를 한다. 나도 어느날 갑자기 출가를 한 게 아니라 행복을 찾아서 인연을 만들다 보니까 출가를 하게 된 것이지 않나.
예컨대 큰 형님 주식(우량주)만 추구하는 안정지향형의 사람이라도 주변에서 전부 코인 얘기만 하면 코인 투자를 안 했을 때 뒤쳐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지 않나. 그게 인연법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는 포모(FOMO)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 다 코인 투자하는데 빨리 안 하면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심리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인연법을 얘기하면서 나왔던 말인 "주변 사람이나 환경에 의해 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가 가상자산 쪽에서도 거론되고 있는 건가. 그런 포모로 인해 가상자산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더 생길 수 있고, 또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웃음)"

왼쪽부터 펠릭스, 도연스님, 벤자민.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왼쪽부터 펠릭스, 도연스님, 벤자민.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

-부처 빔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나. 지난해 부처님 오신 날에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생긴 단어다.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이날 고통을 많이 받았다. 이러한 폭락이 나왔을 때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부처 빔은)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보통 이런 큰 충격이 왔을 때 출가를 결정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각자 생각하는 삶의 기준치가 있을텐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 기준치가 하루 아침에 옥상에서 지층으로 떨어져버린 셈이다.

그런 투자자들에게 출가하라는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결국에는 언제든 출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과거의 인연을 끊으라는 얘기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과의 인연을 끊으라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나와 인연을 끊으라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나를 생각하면서 후회한다. 부처 빔이 나오기 전에 난 왜 가상자산을 팔지 못했는지, 훨씬 더 이전에 나에게 가상자산 투자를 추천했던 친구를 원망하는 등의 후회를 한다. 이럴 땐 욕심을 덜어내고 과거의 순간순간을 생각하며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찰리 채플린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지 않았나. 내가 언젠가 다른 방송에 출연해서 이 얘기를 했더니, 어떤 시청자가 주식은 가까이서 보면 변동성이고 멀리서 보면 우상향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말처럼 순간의 고통에서 벗어나 과거의 인연을 끊을 필요가 있다.

물론 고통스러워하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장기투자보다는 포모에 의한 순간적인 투자로 더 자괴감을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럴수록 과거의 나를 끊고 현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과거 실패로 인해 내가 끝났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투자와 재테크의 기본부터 다시 생각할 새로운 기회를 가지게 되는구나"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은 메타버스에 활용될 수단 중 하나로 거론된다. 현재 디지털 공간에서 무형의 가치가 끊임없이 만들어졌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색즉시공공즉시색'이 벌어지고 있는데 메타버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메타버스는 불교에서도 공(空)이라는 개념으로 많이 표현한다. 색즉시공공즉시색. 색은 보여지는 것이고 공은 보여지지 않은 것인데 당장 우리 눈앞에 보여지는 것은 색이지 않나. 그러나 보여진다는 것은 실은 텅 비어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메타버스든 우리의 삶이든 모두 그렇다.

불교철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삶은 원래 실상이 없다. 그래서 공수래공수거(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라는 얘기를 한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했던 연인과도 언젠가는 헤어지게 된다. 요즘 소식 가운데 하나를 예로 들면 코로나19도 한동안 엄청난 문제였는데 최근에는 비교적 옅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런 것처럼 메타버스도 사실은 허공이나 마찬가지지만, 인연법에 의해 어떤 조건들이 만들어지고 기운이 몰리면서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메타버스라는 가상현실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좋아요 개수 등의 인기에 집착하는 사례가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기에 대한 집착을 지적했는데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개인이 어떻게 대처해야 된다고 보는가.

"선업을 쌓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투자로 예를 들면 주변에 자기 역량을 초과한 '영끌'을 하거나 사기를 치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경우가 있다. 국가나 기업도 채무를 지지 않느냐는 얘기를 할 수 있지만, 핵심은 다른 사람의 것만 빌려 쓸 생각을 하면 악업의 고리를 끊을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좋은 작가는 다른 작가의 글을 베껴 써서 악업을 쌓는 작가가 아니라, 양질의 글감을 읽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 자신의 글을 써내는 작가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 역시 최근 경제 상황과 맞물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걸로 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상황이든 간에 부처님 오신 날에 가상자산 투자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복을 받았으면 좋겠다.

시장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늘 승리하는 방법은 있다. 바로 만족하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 만족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그것이 주변 상황이 어떻든 간에 내가 부자로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늘 현재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태도로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스폰지Bob 2022-05-09 12:01:09
머리만 밀었지 할껀 다 하네~ ㅋㅋ 스님~~ 코인 추천 해주시오~~

태양의 기사 2022-05-09 11:47:37
가지가지 한다 ㅋㅋㅋ 가지 볶음 만들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