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롤)나 카트라이더 같은 기존 선수들도 참여하는 ‘돈 버는 게임’(P2E) 이스포츠를 만드는 게 목표다. 결과적으로 저변을 넓히는 것이다. P2E는 롤 같은 게임과 달리 한 명이 여러 개를 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한장겸 샌드박스네트워크 웹3 사업 총괄 부사장은 3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프로필사진(PFP)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 ‘메타토이 드래곤즈’의 제작사다. 이제는 P2E 게임을 기반으로 이스포츠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장겸 부사장은 “자회사인 SBXG(전 샌드박스게이밍)는 거버넌스 토큰 MGZ(메타게이머즈)를 발행해 이용자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자가 거버넌스 토큰을 특정 이스포츠 팀 이름으로 스테이킹해서 그 팀이 이기면 참여자 보상을 받거나 팀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구단을 운영하는 재미를 느끼게끔 하겠다는 의미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국내 롤 리그인 LCK에서 '리브 샌드박스'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롤이나 카트라이더 외에도 역할수행게임(RPG) 기반의 P2E 이스포츠를 만들 계획이다.

한장겸 부사장은 “리니지 같은 경우는 혈맹이 공성전을 하는데 사람들이 디스코드에서 화면을 공유하며 1시간 남짓의 시간 동안 그 순간을 즐기는 걸 본다. 이렇듯 소규모의 다양한 커뮤니티가 탈중앙화된 형태로 참여자 보상과 함께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한장겸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한장겸 샌드박스네트워크 웹3 사업 총괄 부사장.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한장겸 샌드박스네트워크 웹3 사업 총괄 부사장.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샌드박스네트워크가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ored Ape Yacht Club, BAYC) NFT를 구매해서 여러 경로를 거쳐 재판매한 후 다시 사들였다는 것과 구입 과정에서 경로가 여러 번 다른 곳을 거쳤기 때문에 자금세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신뢰성이 중요한 NFT 프로젝트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사실인가.

“먼저 BAYC NFT가 구매된 후 다시 판매된 건 해킹으로 탈취당한 것이다. 이후 해킹 관련해 오픈시(OpenSea)와 유가랩스(BAYC 제작사) 측에 연락을 해서 거래를 중지하도록 조처했다.

자금이 여러 번 이동한 것에 대해서는 구입 자금을 중앙화 지갑에서 탈중앙화 지갑으로 이동해 브리지 통해서 메타마스크로 이동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

 

-굳이 탈중앙화 지갑을 선택한 이유는.

“중앙화 지갑은 관리 업체에 우리가 가상자산이나 NFT를 맡긴다. 그러면 중앙화 지갑끼리는 이동할 수 있는데 결국 밖에 있는 서비스를 쓰려면 탈중앙화 지갑으로 NFT를 빼야 한다.

BAYC를 구매해 커뮤니티 활동을 할 계획이었고 그래서 커뮤니티 인증을 위해 탈중앙화 지갑으로 BAYC를 옮겼다가 탈취를 당한 거다.”

 

-메타토이 드래곤즈 바닥가가 최근 들어 갑자기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한 내부 시선은 어떤가.

“내부에서 보는 주요 원인은 NFT 시장에서 돈이 순환이 안 되고 있다. 특히 클레이튼 블록체인의 가스비가 올라가는 순간부터는 점점 돈이 안 돌고 있고 최근 KLAY(클레이튼)까지 폭락 중이다.

이에 대한 내부 전략은 장기적으로 내실을 다지려고 하고 있다. NFT스럽게 ‘이걸 안 사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하면서 유입시키는 것보다는 크리에이터분들과 협업하거나 커뮤니티 중심으로 광고를 하려고 메시지를 다듬고 있다.

또 P2E도 라인업을 더 탄탄하게 세우고 있다. P2E 게임은 자체 개발도 있고 다른 게임을 온보딩하는 형태도 있다. 올해에만 3개 라인업을 세웠고 내년에 추가로 하나 더 올릴 예정이다.

 

-멀리 보고 내실을 다진다는 의미인가.

“맞다. 바닥가가 내려가면서 생기는 홀더들의 불안감은 다른 기업과의 협업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곧 큰 기업과 협업 발표가 있다. NFT 시장에서 처음 있는 형식의 협업을 할 예정이다. 5월 말쯤에는 같이 NFT를 낼 예정이다.”

 

-NFT 프로젝트나 게임의 경우 초기 진입 장벽으로 비싼 가격이 거론된다. 프로젝트가 인기를 끌면서 그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위해 사야 하는 NFT가 비싸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신규로 NFT를 만들어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새로 만든 NFT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할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가.

“게임을 통해서다. 먼저, 메타토이 드래곤즈 NFT 보유자는 진입 장벽 없이 게임 내 캐릭터 NFT를 받아 게임으로 진입할 수 있다. 다른 이용자들은 지정된 가격으로 캐릭터 NFT를 뽑아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고정된 가격으로 NFT를 제공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다만, 성장은 별도다. NFT 캐릭터를 육성하면 가격이 올라간다. 혹은 등급이 높은 NFT 캐릭터를 뽑는다면 가격이 비쌀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입할 때 뽑는 캐릭터 NFT 가격을 올릴 일은 없다. 그래서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비용은 더 높아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로고.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샌드박스네트워크 로고.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자체 코인 발행 계획이 있는지.

“현재 거버넌스 토큰으로는 BORA(보라)를 쓰고 있다. 일단은 유틸리티 토큰만 발행할 계획이 있다.

그렇다고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영원히 거버넌스 토큰 발행 계획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당장 발행할 계획은 없고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아직 초기 단계라 공개하기에는 시기상조다.

게임에서는 유틸리티 토큰을 발행할 예정이다. 메타토이 드래곤즈 더 게임, 메타토이시티 등에서 유틸리티 토큰이 나올 예정이다.”

 

-거버넌스 토큰 얘기를 하면 늘 뒤따르는 질문이 ‘그래서 코인 매도 계획이 있느냐’다. 유틸리티 토큰도 예외도 포함해서 향후 발행할 코인에 대한 매각 계획이 있는지.

“유틸리티 토큰의 경우 BORA로 환전해서 나오는 수수료 말고는 매출이 없을 것 같다.

다만 향후 문제가 될 경우는 거버넌스 토큰을 발행하고 가상자산공개(ICO)를 한 후에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코인을 판매한다면 그게 제일 문제일 것 같은데 거기까지 계획을 잡을 단계까지는 아닌 것 같다.

거버넌스 토큰도 내러티브가 있어야 잘 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이더리움이 2.0으로 가기 전에 갈증을 풀어준 폴리곤이나 빠른 게임도 감당할 수 있는 솔라나의 기술적 내러티브 같은 것 말이다. 이런 걸 참고해 그런 내러티브를 더 견고하게 하는 단계인 것 같다. 그 단계가 완료되지 않으면 다음으로 가기는 어렵다.”

 

-일전에 위메이드에서 자체 발행 코인 WEMIX(위믹스)를 적절하게 공시하지 않고 매도해 투명성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 이런 선례가 있었던 만큼 향후 코인 발행 계획에서 공시와 관련된 내용은 이용자에게 중요하게 여겨진다. 공시 관련해 생각하고 있는 방향성이 있는지.

“지금 할 수 있는 건 백서를 잘 준비하는 것과 지갑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다. 그다음에는 참여자 보상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는 모호하게 흘러가는 프로젝트를 안 하려고 한다. NFT에 채굴을 붙이는 게 유행이긴 한데 장기적으로 보면 3개월 안에 3분의 1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그렇게 현황은 좋지 않으면서 계속 희망만 주며 끌고 가는 프로젝트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샌드박스네트워크의 현재 주 사업은 유튜버나 스트리머를 관리하는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사업이다. 그래서 샌드박스네트워크만이 가지는 장점은 크리에이터의 지적재산권(IP)인 것 같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보다 강력한 IP를 가진 연예기획사도 NFT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는데 돌파구가 있는지.

“처음엔 IP가 강력해야 NFT도 잘 된다고 오해를 했다. 하지만 NFT는 상품이 아니라 그냥 기술일 뿐이다. 웹3상에서 탈중앙화와 참여자 보상에 있어서 누군가를 특정해야 한다. 거기에 필요한 기술이 NFT기 때문에 NFT가 중요해지는 거다.

그런 특성을 잘 이용한 상품이 디자인되는 게 맞는 것 같다. 연필을 팔기 위해서는 연필을 먼저 잘 만들고 거기에 마케팅 요소로 IP를 덧입히는 것처럼 말이다. NFT 사업에 대해서도 이런 관점으로 보고 있다.

무작정 IP를 입혀서 NFT를 낸다고 잘 나가는 시장은 끝난 것 같다. 이용자의 이해도가 한참 앞서서 참여자 보상에 집중하는 시장이 돼 있는 것 같다.

이런 구조는 게임이 유리하다고 본다. 디지털 세상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는 상품은 실물 상품보다는 게임이나 스테픈처럼 게임 요소가 있는 서비스다.”

 

-거버넌스 토큰을 생각하면 다오(DAO, 탈중앙화자율조직) 얘기가 빠질 수 없다. 다오를 적용할 계획이 있는지.

“있다. 자회사 SBXG는 MGZ라는 거버넌스 토큰 발행 계획을 밝혔고 그 안에서 다양한 다오를 만들려고 한다.

첫 다오는 아마 선수 영입이나 구단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오를 구성할 것 같다. 그다음으로는 게이밍 길드처럼 게임파이(GameFi)를 즐길 수 있는 다오를 만들 것 같다.

SBXG가 게임 쪽에 특화돼 움직이기 좋은 자회사다. 게임이 웹3 시장에서 유리하다고 봤고 게임 영역에서 다오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국내외 정치권에서도 다오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성공 사례는 보기 힘들다. 특히 이스포츠에서 다오를 도입하려는 계획은 처음이기에 염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다오를 통해 이용자가 어떤 권한을 더 얻게 할 계획인지.

“염려된다는 것에 동의한다. 성공한 다오를 찾기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가겠다고 결정하고 거기로 가봐야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

첫째로는 이스포츠 영역에서 MGZ를 발행하게 되면 그 토큰을 특정 팀 이름으로 스테이킹을 하고 그 팀이 이기면 참여자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하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팀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구단을 운영하는 재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용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해 적은 비용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또 토큰으로 보상을 주면서 참여자 보상을 확실하게 할 계획이다.

또 하나는 게임사와의 협업이다. 게임사는 광고를 통해 자신의 게임이 알려지길 원한다. 게임사와 협업해 게임사는 SXBG 길드 다오에게 자신들의 게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초기 투자 비용 등의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그러면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소규모 P2E 이스포츠 리그를 열어 마케팅적으로 게임사에 도움을 주는 이런 상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출처=함샤우트 두들 제공
출처=함샤우트 두들 제공

-이스포츠 시장은 특히 팬들이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하지만 롤 등 인기 게임을 제외하면 다른 이스포츠 시장은 시장 파이가 작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시장 규모가 작다는 리스크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롤이나 카트라이더 리그는 사람들이 토큰 보상과 관계없이 그냥 재밌어서 본다. 그리고 리그가 흥행해도 자신의 인생에는 별 영향이 없다.

하지만 웹3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참여자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소규모지만 이런 P2E 이스포츠 리그를 통해 그 게임을 하지 않던 이용자가 P2E 게임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러면 거기 있는 다오가 발전하고 또 보상 가치가 올라가는 구조가 존재한다.

기존에 광고비로 수익 구조가 창출되는 전통적인 이스포츠 구조에서는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다. 우리는 이런 이용자 보상 구조 측면을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구조가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크게 나지 않을 것 같은데.

“기업 입장에서는 니즈가 하나 있다. 지금 P2E 게임에 진입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니즈가 있는데 그런 마케팅적 니즈를 치고 들어가는 거다.

게임사는 한국 시장에서 국내법상 P2E 게임을 출시할 수 없으니 해외 시장을 노려야 한다. 게임 콘텐츠도 단순 채굴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내용을 담아서 출시해야 한다. 하지만 진입해 본 적이 없는 시장인데 그 문제를 해소해 줄 곳은 없는 상황이다.

그 지점을 SXBG에서 치고 들어가서 파트너십을 맺고 이스포츠 선수 풀을 활용하고 또 다오를 구성해서 상생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기존 선수들도 P2E 게임을 하는 건가.

“거기까지 가는 게 목표다. 결과적으로는 저변을 넓히는 거다. P2E 게임은 롤과 같은 게임과 다르게 한 명이 여러 개를 해도 상관없는 게임인 경우가 많다.”

 

-샌드박스네트워크에서는 현재 캐릭터를 수집해 육성하는 RPG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RPG류의 게임은 양측이 붙어서 승패가 결정되는 기존 이스포츠와는 잘 붙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RPG 장르의 P2E 게임은 팀과 팀이 붙어서 승패를 결정하는 게임은 아닌 경우가 많고 이스포츠에 접목된 사례도 크게 없었던 것 같다.

“보는 시각이 약간 달랐다. 수많은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보는 재미가 압도적인 게임보다는 RPG 게임에서 짧지만 그 전투를 보고 결과를 보는 재미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결과에 토큰을 스테이킹해서 또 보상을 얻는 그런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보상을 얻으면서 커뮤니티가 커지고 상위권 유저는 리그에 참여하면서 우승 보상이나 인기를 얻을 수 있다. 또 스트리머 다오를 구축해 그 게임 커뮤니티에서 스트리밍을 하면서 토큰 채굴을 할 수 있는 구조도 생각하고 있다.

결국 구상하고 있는 이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같은 이스포츠가 아니다. 리니지 같은 경우 혈맹들이 왕좌를 놓고 전투하는 공성전이 있는데 사람들이 이걸 디스코드에서 1시간 남짓 동안 모여서 본다. 그리고 그 전투가 끝나면 서로 수다를 떤다.

이렇게 커뮤니티를 만드는 걸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함께 모여 경기를 보고 얘기를 나누는 점이 커뮤니티 재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색깔을 만든다. 이런 소규모의 다양한 커뮤니티 그룹들이 탈중앙화된 형태로 참여자 보상과 함께 움직일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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