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의 장벽은 NFT란 키워드
[미니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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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혁
임준혁 2022년 5월15일 09:00
출처=Andrey Metelev/Unsplash
출처=Andrey Metelev/Unsplash

약 2개월 전 코인데스크 코리아가 유튜브 채널 코싸인(코인하는 사람들의 인사이트)을 개설하면서 영상 촬영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어려운 일은 피디가 다한다. 나는 중간중간 입만 나불거리면 된다. 초반에는 진지한 인터뷰 형식의 콘텐츠를 제작했는데 이런 형식은 텐션이 너무 낮아서 조금 더 유쾌하고 템포가 빠른 형식으로 가자고 내부에서 결정됐다. 그러다가 벤자민 매니저와 함께 하는 '벤플릭스'(벤자민 + 팰릭스)가 탄생했다.

벤플릭스는 일반인에게 코인과 NFT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장면이 많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에서 일하면서 매일 코인 뉴스를 접하다 보니 마치 온 세상이 코인과 블록체인, NFT에 미쳐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 때가 있다.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에게 다짜고짜 다가가 "비트코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NFT가 뭔지 아시나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렇게 답한다.

"잘 모르겠는데요?" "NFT가 뭐죠?" "투기성이 너무 심한 것 같아요."

결론은 이렇다. 가상자산 시장이 아무리 커졌다고 해도 진정한 대중화는 아직 멀다. NFT는 더욱 그렇다. 그게 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적어도 가상자산 투자를 안 해도 대개는 비트코인이 뭔지 대충 알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무리 큰 NFT 붐이 일어났다 해도 아직 니치(niche) 시장이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시(OpenSea)가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반면 아마존(Amazon)의 활성 사용자 수는 최소 3억명이다.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AYC)이나 크립토펑크(CryptoPunks) 같은 유명 NFT 콜렉션도 보면 주로 극소수 커뮤니티 안에서만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일반인 중 누가 몇억씩 주고 NFT를 사겠는가? NFT 기술이 전통 미술시장을 뒤엎어버릴 수 있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하지만 비플(Beeple) 작품이 6930만달러에 팔리는 것을 보고 기성 자산가들끼리 반 고흐나 모네 작품을 사고파는 현상과 뭐가 다른가 싶었다. 결국 돈 많은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수집품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진정 NFT 대중화 시대가 언제 오는가? 내가 보기엔 두 가지 요건이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바젤(Art Basel) 행사에서 어느 NFT 거래소 창립자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가 생각하는 NFT 대중화에는 'NFT'란 키워드가 빠져 있다.

이 말은 즉 NFT 사용자는 자신이 사고 팔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 NFT인 것을 몰라야 한다. 또 NFT에 대한 인식이 없어도 될 정도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쉬워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NFT 거래자는 NFT를 '공부'한 사람들이다. NFT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본 사람들. 하지만 인간은 보통 저항이 가장 적은 경로로 이동한다. 어려우면 결국 안 하게 된다.

코딩이나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웹서핑할 수 있나? 아니다. 그냥 클릭하고 바로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인터넷 초창기에는 인터넷 기술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본 사람들만 사용했으리라 짐작한다.

필름 카메라가 아무리 감성을 자극해도 스마트폰 카메라가 더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깄다.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또 포커스를 기계가 알아서 맞춰주니까. 비슷한 예로 나는 수동 변속기 자동차를 좋아한다. 하지만 수동 변속기 차량은 구하기 힘들다. 왜냐? 운전하기 어렵다보니 다들 외면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투자나 NFT 거래를 왜 안 하냐고 물어보면 답이 주로 이렇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NFT 대중화의 둘째 조건은 활용도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지금 NFT 시장은 대부분 활용도가 없는 수집품이다. 수집품은 기본적으로 대중화하기 힘들다. 미술 작품이든 스포츠카든, 주로 수집하는 소수의 커뮤니티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 시장이 커지려면 NFT를 수집해서 소유하는 위주에서 활용하는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 내가 이 NFT를 소유하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한 달에 한번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든지, 콘서트에 입장을 할 수 있다든지. 이 NFT가 있어야 내 부동산이 실제 나의 소유물인 것을 증명할 수 있다든지. 

하지만 난 아직 실제로 쓸모있는 NFT를 본 적이 없다. 그나마 기능성이 있는 NFT는 블록체인 P2E 게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인데 내 주위 게이머들의 말에 따르면 여태 출시된 블록체인 게임 중 재미있는 게 없다. 게임 표면 아래서 작동하는 기술이 아무리 혁신적이라 해도 게이머 입장에서 재미가 없으면 게임을 왜 하겠는가.     

일반인의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있는 NFT는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싶다. 그때 시장을 장악하는 자가 진정한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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