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테라
출처=테라

테라의 알고리듬 기반 스테이블 코인 UST(테라USD)와 거버넌스 토큰 LUNA(테라)의 동반 폭락세가 지속되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이 이어지면서 그 파장이 국내 기업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19일 복수의 블록체인 관계자에 따르면,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가 이번 테라 사태에 손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해시드는 테라의 초기 투자자 가운데 한 곳이며, 다수의 테라 기반 댑(DApp) 서비스에 투자했다. 

이에 대해 한 해시드 관계자는 "구체적인 피해 액수는 밝힐 수 없지만, 이번 테라 사태로 손해를 본 것이 맞다"며 "다만 해시드가 따로 설립한 창업투자회사인 해시드벤처스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해시드벤처스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입장문에서 "해시드도 자기자본에서 루나가 차지하던 비중만큼 손실이 발생했지만, 그 외 견고한 포트폴리오들이 존재하며 해시드벤처스, 해시드, 파트너 개인 명의 합유자산의 재무 상황에는 문제가 없다"며 "해시드벤처스는 블록체인과 결합한 비즈니스를 하는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하는 독립된 벤처캐피탈 법인으로, 해시드에서 보유한 토큰 계정과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 업체 컴투스도 테라 사태로 메인넷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컴투스의 거버넌스 토큰 C2X가 테라 메인넷을 기반으로 발행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LUNA 폭락 상황에서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손해를 입지 않았다는 게 컴투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컴투스 한 관계자는 "(이번 테라 사태로) 메인넷을 바꿀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재정립이 일어나는 요소를 제외하면 손해를 보지 않았다"며 "컴투스가 회사 차원으로 LUNA를 투자해서 금전적 손해를 본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이비트도 테라 사태로 손해를 입었다. 헤이비트는 고객 자산의 일부를 테라의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비스인 앵커 프로토콜에 맡겼다. 앵커 프로토콜은 한때 예치 이자율 20%라는 고금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헤이비트 관계자는 "(고객) 전체 자산 가운데 앵커 프로토콜에 들어간 비율 자체가 적었고, 사태를 초기에 발견해 손해를 최소화했다"며 "회사 차원에서 일부 손실은 있었지만, 고객 자산 손실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기관 투자자 대상의 가상자산 운용·브로커리지 업체인 하이퍼리즘도 테라 사태에 영향을 받았다.

이원준 하이퍼리즘 공동대표는 "LUNA를 트레이딩하는 과정에서 테라 사태가 터지면서 어느정도 영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태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대응했고, 리스크 헤지(위험회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VC(벤처캐피탈)인 카카오벤처스의 경우에는 한때 최고 2000억원에 달하는 LUNA 상환권을 처분하고 남은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일부 남아있어 이 과정에서 테라 사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 2019년 LUNA와 UST의 개발사 테라폼랩스의 자회사이자 특수목적법인인 플렉시코퍼레이션에 RCPS 투자를 진행했다. RCPS는 지분투자 외에 옵션이 하나 더 붙어서 그에 대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이다. 이를테면 지분투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해서 차익을 볼 수 있지만, LUNA가 올랐을 때 LUNA 가치가 오른 것에 대한 청구권을 행사해서 투자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다만 카카오벤처스 한 관계자는 "아직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RCPS가 고점 대비 손해가 난 건 사실이지만, 카카오벤처스는 초기 투자에 들어갔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원금 손해를 본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또한 테라 사태 이전에 RCPS 청구권 행사로 차익을 낸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몇 천억원 규모의 수익과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도 테라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 김지윤 DSRV 대표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블록 생성 중단 및 재개 과정에서 테라폼랩스와 테라 체인 검증인 사이에 법적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요지의 글을 공개했다. 

요약하자면, 테라 체인 블록 생성을 중단하면 중앙화 거래소로 문제가 번져서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두 차례의 블록 생성 중단 이후 블록 생성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테라폼랩스가 승인을 회피하고 검증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이외에도 복수의 블록체인 업체를 대상으로 테라 사태로 인한 손해 여부를 파악했으나, 손해가 없거나 대답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테라 사태로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기업 이미지가 나빠져서 일부러 사실을 말하지 않는 업체도 많을 것"이라며 "여기에 해외에 법인을 두고 테라 생태계에 댑(DApp)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국인 중심의 프로젝트까지 합치면 손해 규모는 더욱 크게 집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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