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에서 가장 큰 플레이어가 나가니까 다른 프로젝트나 선미야클럽 홀더들(보유자)이 ‘우리는 침몰하는 배에 가만히 있는 건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이 현재로서는 전체 체인에 끼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김동훈 핸드스튜디오 대표는 19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핸드스튜디오는 디지털 마케팅 기업 FSN의 자회사로 클레이튼 기반 NFT 프로젝트 ‘선미야클럽’(선미야)의 제작사다.

최근 선미야클럽 홀더들 사이에서는 체인을 이더리움으로 전환하거나 확장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NFT 거래소 오픈시 기준 클레이튼 역대 거래량 1위 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가 클레이튼을 떠나 이더리움으로 체인을 전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동훈 핸드스튜디오 대표.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김동훈 핸드스튜디오 대표.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이와 관련해 김동훈 대표는 “이전에 디스코드를 통해 얘기한 선미야클럽의 NFT 브리지를 통한 대응 계획은 당장의 체인 이동이나 확장 계획이 아니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플랜A부터 Z까지 세워 놔야 이용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훈 대표는 NFT 프로젝트들이 클레이튼을 떠나는 현상에 대해서도 “클레이튼 자체가 거대한 체인인데 거기서 NFT의 발행량과 유통량을 따져보면 일부에 불과하다”며 “특정 체인에서 일부 플레이어가 빠진다고 그 체인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핸드스튜디오는 선미야클럽 NFT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기업별로 NFT를 통해 멤버십 혜택을 얻는 기능이 향후 추가될 NFT 거래소를 23일 출시했고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김동훈 핸드스튜디오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핸드스튜디오는 어떤 회사인가. 기존에도 블록체인 업계에 있었는지.

“아니다. 핸드스튜디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업을 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미래에 나올 서비스를 프로토 타입으로 만들고 전략 분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카카오와 멜론 서비스를 TV에 올리는 걸 담당했다. 서비스,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가 FSN에서 2021년에 블록체인 관련 팀을 꾸리려고 했고 잘하는 조직을 찾고 있었다. 핸드스튜디오는 블록체인을 제외한 분야에서 모바일 앱도 만들고 웹 서비스 솔루션을 만들었던 회사였고, 또 나름대로 성장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하고 어떻게 준비했나. 또 어떤 생각을 가졌는가?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한 후에는 매출을 다 내려놓고 공부의 기간을 가졌다.

기술이란 게 다양하지만 사실 그걸 활용하는 서비스는 사람이 쓴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기존에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를 중심으로 사업을 했던 회사니까 블록체인 서비스들도 그 수준까지 끌어올려 보자는 생각이었다.

기존에 서비스를 만들던 조직이 블록체인을 이해하는 것과 블록체인을 했던 조직이 서비스를 만드는 것. 어느 것이 더 빠르냐는 지점에서 변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회사가 5~6개월 동안 블록체인이 뭔지 좀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스터디를 했다."

핸드스튜디오 곳곳에는 선미야클럽 사진이 있었다.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핸드스튜디오 곳곳에는 선미야클럽 사진이 있었다.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핸드스튜디오의 핵심 사업은.

“NFT 프로젝트 선미야클럽이 잘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이걸 토대로 지갑을 만들고 있다.

지갑은 오프라인 기업과 연결하는 통로로 여기에 NFT를 보유하면 오프라인에서 혜택을 주는 거다. 간단히 말하면 NFT 인증 수단에 가깝다. 만드는 건 다 완료됐다. 베타 버전은 곧 공개될 예정이다.

또 태국에서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디피닉스를 운영하고 있다. NFT는 하나의 축이고 이걸로 큰 그림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디파이, NFT 말고 다른 사업도 있는지.

“이더리움과 클레이튼 기반의 NFT 거래소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NFT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해줄 역할을 NFT 거래소에 녹여낼 예정이다. 기업 전용관을 만들어 거기 있는 NFT를 보유하면 그 기업의 멤버십과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만들려는 것이다.

5월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처음 시작은 클립 드롭스처럼 작가들과 협업하거나 실물 상품과 연계된 NFT를 판매하는 거래소다. 향후 협업을 통해 멤버십 NFT 기능이 있는 거래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실물 상품과 연계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구체적인 예시가 있을까.

“최근 선미야클럽에서 액자를 에어드롭했다. 홀더가 소유한 NFT를 액자로 출력해서 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걸 사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아서 선미야클럽에 와서 NFT로 된 교환권을 소각하면 액자를 보내주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NFT 교환권은 앞서 말한 NFT 거래소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김동훈 대표가 설명한 선미야클럽 NFT 실물 액자. 가수 선미의 사인도 적혀 있다.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김동훈 대표가 설명한 선미야클럽 NFT 실물 액자. 가수 선미의 사인도 적혀 있다. 출처=박범수/코인데스크 코리아

-프로젝트를 보면 '선미야클럽'과 가수 '선미'는 분리된 느낌도 든다.

“선미야클럽에서는 NFT 이름을 ‘미야’라고 부른다. 이 캐릭터들과 선미는 외형도 다르고 점 위치도 다르다. 미야는 선미의 캐릭터를 반영한 다른 자아다. 예를 들면, 음악을 좋아하고 모험심과 자립심이 강한 그런 성격을 가진 캐릭터인 셈이다.

결국 선미야클럽은 ‘미야’의 여정을 기준으로 가는 거다.

물론 선미도 구성원 중 한 명으로서 같이 참여하고 음원도 만드는 거다.”

 

-선미야클럽은 NFT 거래소 오픈시 기준 클레이튼 NFT 프로젝트 중 역대 거래량 4위를 차지할 정도로 클레이튼에서 가지는 위상이 크다. 그런데 최근 메타콩즈가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으로 체인을 전환하기로 하면서 ‘선미야클럽도 클레이튼을 떠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NFT 프로젝트들이 클레이튼을 이탈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최근 KLAY(클레이튼)의 가치 하락 때문인 것 같다. NFT의 가격은 그대로인데 KLAY 가격이 하락하니 가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게 큰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런 현상은 일시적일 수도 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온전한 가치가 있다면 가상자산(코인) 가격이 떨어져도 역으로 맞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클레이튼 아닌 이더리움이나 다른 체인으로 전환이나 확장 계획은 있는지.

“국내에서 가장 적합하게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는 건 클레이튼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디스코드 통해 얘기한 브리지 전환 계획은 전환 계획은 아니고 전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다. 왜냐하면 플랜A부터 Z까지 세워 놔야 이용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클레이튼 기반으로 국내를 잘 다져 두면 해외로 갈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렇다. 만일 해외로 사업이 확장되면 국내에 클레이튼 기반으로 교두보가 있는 셈이고 그걸 토대로 확장할 수 있을 거다.

물론 클레이튼에서 가장 큰 플레이어가 나가니까 다른 프로젝트나 선미야 홀더들이 ‘우리 침몰하는 배에 가만히 있는 건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실 NFT가 전체 체인에 끼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클레이튼 자체가 거대한 체인인데 NFT의 발행량과 유통량을 따져보면 일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체인에서 몇 개의 플레이어가 빠지면 그 체인이 위기에 처할 거야’라는 생각은 맞지 않는 판단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클레이튼 체인이 여론상 좋지 않은 부분이 있는 건 확실하지만 그걸 선미야가 도와서 견인할 수 있으면 우리도 견고하게 성장할 수 있다. 여러 기업들이 이 시장에 들어오면 또 다른 국면이 될 수도 있다.”

 

-NFT 프로젝트하면 가장 많이 얘기가 나오는 게 진입장벽이 높다는 얘기다. 가장 가격이 낮은 선미야클럽 NFT는 150만원이다. 대중의 시각으로 보면 실체도 없는 그림이 왜 비싸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그걸 어떻게 보는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피트니스나 골프장 연회비를 보면 1년에 1~2억원하는 것도 많다. 오프라인 공간에는 이미 그렇게 특수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그럼에도 NFT 프로젝트는 그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계속 투자하고 발전시키고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혜택이나 블록체인 시장에서의 혜택 같은 것 말이다.

프로젝트들이 초반에 민팅 끝나면 한탕하고 사라지는 프로젝트들이 많다 보니 오히려 규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가시적인 사업이 있고 거기에 믿고 참여할 수 있는 형태가 돼 준다면 그때부터 대중에게 열리기 시작하는 단계일 것 같다. 법 규제를 환영한다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NFT 시장을 보면 작년 호황기였지만 올해 초부터 거래량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침체해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술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하이프 사이클을 보면 올라가다가 고점을 찍고 위기를 겪은 다음에 다시 천천히 자리를 잡는다. 개인적으로 NFT가 고점을 찍고 다시 내려가는 단계에 있다고 본다.

기업들이 새롭게 진입하는 상황을 볼 때는 1세대의 것들이 꺼진 거지 새로운 패러다임의 측면에서 보면 양질의 여러 가지 것들을 제공할 수 있는 응용들이 있을 것 같다.”

하이프 사이클. 출처=Flickr
하이프 사이클. 출처=Flickr

-선미야는 몇 세대라고 보나.

“1세대 마지막이자 2세대 처음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선미야클럽 퍼블릭 민팅(발행)하는 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었다.

이전의 NFT 시장은 감히 말하자면 춘추전국시대였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왕이 되겠다고 말하고 패권을 지배할 수 있는 시장이었다면 이제 어려운 장을 겪고 투자자도 이성적인 측면이 생기고 익명 팀은 거르게 되는 등 자정작용이 나타나는 흐름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지금은 검증된 플레이어들이 활동해 줘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 춘추전국시대가 끝나고 국가 형성기가 오듯이 NFT 시장도 그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이용자에게 보상을 주는 방안 중 다오(탈중앙화자율조직, DAO)에 대한 계획도 있는지.

“선미야가 구상하는 다오는 기존에 거버넌스 의결권을 통해 사안을 결정하는 기능 중심의 다오 같은 느낌은 아니다.

예를 들어, 홀더 중에 영상 프로덕션 사업하는 홀더가 있는데 핸드스튜디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의견을 줘서 계약했다.

아니면 다른 홀더는 부산에서 원단 공장을 하는데 선미야클럽 관련 팬 상품(굿즈)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하더라. 그냥 만들어주는 건 부담되니 계약해서 홀더 파티 때 줄 굿즈를 그 홀더와 만들 계획이다.”

 

-그러면 기존에 많았던 안건을 결정할 때 투표를 하는 것이 중심이 되는 다오 구조도 고려하고 있나.

“선미야가 지향하는 다오는 선미야클럽을 보강하고 여러 행사를 통해 외부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앞서 설명한 사례처럼 홀더들과 협업해 그분들의 업장을 살리거나 하는 기회를 주는 형태다.

최근에는 선미야클럽 프로젝트 중 1위 NFT 홀더가 핸드스튜디오에 입사하기도 했다. 글로벌 회사에서 13년간 프로젝트 매니저(PM) 경력이 있는데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고 열심히 하고 싶다는 의견을 줘서 합류하게 됐다.

거버넌스 투표와 관련된 다오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거버넌스 투표가 곧 다오’인지는 모르겠다. 실제로 다수 홀더들이 모여서 여론을 조성하고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로 사용되는 경우도 종종 봤다. 거버넌스 투표가 힙해 보이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오에서는 토큰을 많이 가진 사람이 모이면 또 다른 중앙화된 조직이 탄생할 수도 있으니 그런 관점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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