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월리치 스트리트 구오코타워의 테라폼랩스 사무실(왼쪽)과 구오코타워 1층에 있는 층 별 안내판. 출처=조은지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싱가포르 월리치 스트리트 구오코타워의 테라폼랩스 사무실(왼쪽)과 구오코타워 1층에 있는 층 별 안내판. 출처=조은지 기자/코인데스크코리아

“모든 소송 절차나 규제 당국의 조사에 기꺼이 협조할 것이다. 우리는 숨기는 것이 없다.”(Happy to engage with any lawsuit or regulatory inquiry to the best of our ability - we have nothing to hide.)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1일 트위터에 “지난해 12월부터 싱가포르에서 지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루나(LUNA)와 테라(Terra)의 스테이블코인 테라유에스디(UST) 가격 폭락의 피해자들이 19일 자신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한 사실을 알고 한 말로 보인다.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이해됐다.

그러나 그가 알아서 귀국할 거라는 의견은 많지 않다. 국내에 그의 형사처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23일 코인데스크코리아의 싱가포르 현지 취재 결과 그가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는 근거도 찾기 어려웠다. 싱가포르 월리치스트리트 인근 구오코 타워의 테라폼랩스 본사는 비어 있었다. 그의 자택은 접근이 어려웠다.

검찰이 그를 데려와 수사할 방법이 없진 않다고 한다. 전·현직 검찰 간부들은 통상 세가지 방안을 거론했다. 대개 △여권 무효화 △범죄인 인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법무부 전직 검사장은 24일 “이런 경우 ‘여권 무효화’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인 인도와 인터폴 수배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다”고 했다. 한 검찰 간부도 “권 대표가 다른 나라 국적만 취득하지 않았다면 여권 무효화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 때도 핵심 수사 대상인 남욱 변호사가 미국에서 귀국하지 않아서 검찰이 외교부에 그의 여권 무효화를 요청했다. 당시 외교부는 여권법 규정에 따라 여권반납 명령과 여권발급 제한 조치를 취했다. 남 변호사는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귀국했고 바로 체포됐다.

권 대표 직접 조사는 이번 수사 막바지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개 가장 중요한 수사 대상을 가장 나중에 조사해 신병 확보 여부를 결정한다.

기초 수사는 현재의 서울남부지검 증권·금융범죄합동수사단이 진행하게 된다. 특별수사에 밝은 전직 검사장은 24일 “검찰총장 등 인사에 한달 정도 걸릴 수 있고 이후에야 수사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주요 수사 대상의 집과 사무실 등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가 곧 시작될 거란 의견이 많다. 업계에선 테라, 루나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 30여명이 참고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사는 한겨레신문 지면에도 게재됐습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매달 한 차례 한겨레신문의 블록체인 특집 지면 'Shift+B'에 블록체인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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