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Josh Appel/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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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에서 투매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는데다 ‘뱅크런’에 대한 경계 심리가 짙어지면서 시세 추락에 가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BTC(비트코인)와 ETH(이더리움) 시세는 지난 일주일 사이에 30%가량 빠졌다. 같은 기간 다른 주요 가상자산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14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을 보면, 비트코인 시세는 오전 11시 현재 2만1050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말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24시간 전보다는 18.2%, 일주일 전보다는 28.4% 떨어졌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일주일 만에 35.9% 빠진 1114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10위권의 다른 가상자산도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뱅크런’ 공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불씨를 댕긴 건 최근 고객 자산의 인출을 중단한 셀시어스 네트워크다.

셀시어스는 탈중앙화(DeFi)를 내세운 대출 플랫폼으로, 고객들의 가상자산을 빌려 이를 다시 투자자들에게 대출해주면서 일종의 은행 역할을 해왔다. 다만 실제 은행과 달리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탓에 일각에서는 지급불능 사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올해 들어 계속된 하락장은 이런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셀시어스 자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더리움 파생상품(stETH)이 문제가 됐다. 이 파생상품은 이더리움 재단에서 이자를 받기 위해 예치해둔 이더리움을 다시 유동화한 토큰이다.

토큰의 가치는 원래 이더리움과 일대일로 연동돼 있었으나, LUNA(테라) 사태 이후 이 토큰을 팔려는 수요가 늘자 연동이 깨지기 시작했다. 일명 ‘디페깅’이 발생한 것이다. 토큰 1개의 가치는 지난 13일 이더리움 0.92개어치까지 추락했다.

셀시어스로서는 ‘뱅크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 셀시어스는 지난 13일(미국 시각) 안내문을 올리고 인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극심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인출과 스왑(교환), 계좌이체를 모두 중단한다”며 “(중단 기간에는) 유동성을 안정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위기가 셀시어스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업계는 최근 수년간 가상자산 시장의 급성장에 발맞춰 규모를 불려왔다.

이들 업체의 자산 구성이 셀시어스처럼 하락장에 취약한 형태일 경우 공포 심리는 확산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가상자산 시세의 폭락이 끝없는 악순환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시장에서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 코인 USDT(테더)의 시가총액은 최근 한 달새 10분의 1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시총은 23.0%, 이더리움은 40.0%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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