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DSRV
출처=DSRV

DSRV 리서치는 본문을 통해 이번 stETH(리도 스테이크 이더리움)의 디페깅(가치 연동 불일치 현상)과 그로 인한 영향을 정리하고, 쉽게 설명하여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자 합니다. 본문은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본문 이외에도 이번 사건을 둘러싼 다른 해석들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번 사건에 대하여 독자분들이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하는데 본문이 일부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stETH란 무엇인가요?

더머지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현재 합의 알고리듬을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현재 작업증명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더리움은 지분증명 기반으로 동작하는 체인인 비콘체인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모든 스마트계약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동작하며, 비콘체인이 스마트계약를 처리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비콘체인은 ETH(이더리움)를 스테이킹함으로써 검증인 소프트웨어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즉, 아직 이더리움은 작업증명 블록체인이지만, 비콘체인에 ETH를 스테이킹하여 검증인을 활성화하는 준비를 통해 PoS(지분증명)로 전환에 대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더머지'라고 불리는 이벤트는 바로 기존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비콘체인을 하나로 합치는 것으로 앞으로 몇 달 이내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머지’ 이후에는 블록을 생성하는 주체가 작업증명 기반의 채굴자에서 지분증명 기반의 검증인으로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스마트계약 또한 지분증명을 기반으로 처리되며, 지금까지의 이더리움의 거래 역사와 상태 데이터도 지분증명 기반의 비콘체인으로 합쳐집니다.

한국시간 기준 6월9일 새벽 1시경, 이더리움의 테스트넷(스마트계약을 메인넷에 배포하기 전에 여러 가지를 실험 및 검토해 보기 위한 테스트용 블록체인)들 중 하나인 롭스텐 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지분증명을 도입했습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지분증명을 도입하기 이전에, 추가적인 몇 개의 테스트넷에서 지분증명 도입이 이루어질 예정이지만, 롭스텐 네트워크의 성공적인 '머지(Merge)'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지분증명 도입 또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리도 파이낸스와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

현재 시점의 이더리움은 스테이킹을 하려고 할 때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ETH를 스테이킹하고, (2022년 6월 기준) 약 연 4%의 스테이킹 보상을 받을 수는 있지만, 한번 스테이킹된 ETH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스테이킹 보상은 더머지 이후에 언스테이킹(Unstaking, 스테이킹된 물량을 다시 되돌려 받는 것) 기능이 활성화될 때까지 되돌려 받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스테이킹 보상을 받을 수는 있지만 불명확한 기간 동안 ETH를 가만히 한곳에 묶어두어야 한다는 것은 투자의 관점에서도 상당한 위험을 수반합니다.

리도를 통한 ETH 스테이킹. 출처=리도 파이낸스 웹앱
리도를 통한 ETH 스테이킹. 출처=리도 파이낸스 웹앱

리도 파이낸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바로 스테이킹된 ETH를 표현하는 stETH라는 토큰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리도를 통한 스테이킹 플로우. 출처=리도 블로그
리도를 통한 스테이킹 플로우. 출처=리도 블로그

사용자는 리도를 통해 ETH를 예치하면 같은 수량의 stETH를 받을 수 있습니다. 리도는 사용자가 예치한 ETH를 이더리움의 지분증명 기반 블록체인인 비콘체인과 연결된 예치 계약(Deposit Contract)에 스테이킹합니다.

그리고 스테이킹된 ETH로부터 발생한 스테이킹 보상만큼을 다시 stETH로 발행, stETH 보유자에게 다시 분배합니다.

이때 리도는 스테이킹된 ETH의 총량과 그로부터 발생한 스테이킹 보상을 stETH의 발행량과 1:1로 유지하기 때문에 stETH는 항상 ETH로 1:1 담보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stETH가 평상시 ETH와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2022년 6월14일 기준, 주체 별 스테이킹된 ETH의 보유량. 리도는 전체의 약 34.8%를 차지하고 있음. 출처=이더스캔 비콘체인
2022년 6월14일 기준, 주체 별 스테이킹된 ETH의 보유량. 리도는 전체의 약 34.8%를 차지하고 있음. 출처=이더스캔 비콘체인


위 그림은 스테이킹된 ETH를 보유하고 있는 주체들을 그래프화 한 것입니다. 리도는 전체 스테이킹된 ETH의 약 34.8%를 차지하고 있는데, 단일 주체로서는 9.33%로 2위인 중앙화 거래소 크라켄의 약 3.5배에 달합니다.

Eth2 Liquid Staking Balances (time series). 출처=듄 애널리틱스 @eliasimos.
Eth2 Liquid Staking Balances (time series). 출처=듄 애널리틱스 @eliasimos.


리도처럼 스테이킹된 ETH와 1:1로 담보한 토큰을 발행하는 서비스를 '유동화된 스테이킹(Liquid Staking) 솔루션'이라고 부릅니다. 유동화된 스테이킹 시장에서 리도(주황색으로 표현)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 ETH 보유량을 기준으로 전체 시장에서 약 90.8%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커브 파이낸스 - 비대칭되는 유동성

stETH의 장점은 스테이킹되지 않은 ETH처럼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등에서 대출에 대한 담보물이나, DEX(탈중앙화 거래소)의 유동성으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stETH를 페어 중 하나로 가지고 있는 DEX의 유동성 풀을 통해 바로 ETH 또는 다른 토큰과 교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비콘체인을 통해 직접 언스테이킹하여 ETH로 교환하는 것은 현재로서 불가능하지만, 리도에 스테이킹하는 과정에서 스테이킹된 ETH를 토큰화한 개념인 stETH를 지급받았기 때문에, DEX에 제공된 stETH 관련 유동성을 활용하여 바로 ETH를 비롯한 다른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DEX의 유동성 풀을 통해 stETH를 다른 토큰으로 교환하는 것을 2차 시장(Secondary Market, ETH를 예치하고 stETH를 발급받는 발행 시장 또는 1차 시장과 구분하여 이해하기 위한 개념)을 통한 교환이라고 합니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stETH-ETH 유동성 풀은 커브 파이낸스(Curve)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커브 파이낸스의 stETH-ETH 유동성 풀 안에서의 stETH(파란색)와 ETH(빨간색)의 구성 비율, 그리고 stETH와 ETH 가격의 교환 비율(회색 시계열 그래프)을 표현합니다. 기준 선으로부터 회색 꺾은선 그래프가 멀어져 있는 경우 디페깅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커브 파이낸스 stETH-ETH 풀 구성 비율 및 디페깅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LidoAnalytical.
커브 파이낸스 stETH-ETH 풀 구성 비율 및 디페깅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LidoAnalytical.

빨간색 상자로 표시된 부분은 stETH 디페깅 이슈가 대두되었던 6월8일부터의 변화를 표시합니다. 이 기간 동안 파란색으로 표시된 stETH 유동성의 감소세에 비하여 빨간색으로 표시된 ETH 유동성이 급격하게 고갈되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tETH-ETH 유동성 풀의 구성 비율 변화는 stETH와 ETH의 교환 비율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stETH의 ETH에 대한 디페깅 비율에 영향을 줍니다. 위의 그림만으로는 명확하지 않을 수 있어 추가적으로 아래의 그림을 참고해 파악해 보겠습니다.

커브 파이낸스 stETH-ETH 풀 기준 교환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dataalways.
커브 파이낸스 stETH-ETH 풀 기준 교환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dataalways.


위 그림은 6월15일 기준 최근 30일간 stETH의 교환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빨간색 상자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6월8일 당시의 그래프입니다.

이때 커브 파이낸스에서 대규모 stETH 매도가 발생하여 유동성 풀 내에서 stETH의 수량은 증가, ETH의 수량은 감소하게 되고 이에 따라 stETH와 ETH 간의 디페깅이 일시적으로 심화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대규모 stETH 매도’에 해당하는 거래를 보여줍니다.

대규모 stETH 매도 거래 1. 출처=이더스캔
대규모 stETH 매도 거래 1. 출처=이더스캔



대규모 stETH 매도 거래 2. 출처=이더스캔
대규모 stETH 매도 거래 2. 출처=이더스캔

위 거래를 통해 매도자는 직접적으로 커브 파이낸스에서 매도 주문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CoW Protocol이라는 탈중앙화 거래소 애그리게이터를 사용해 주문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탈중앙화 거래소 애그리게이터란, 대규모 매도/매수 주문을 최적의 조건으로 체결할 수 있도록 하나의 거래소가 아닌 여러 탈중앙화 거래소를 거쳐 최적화된 주문을 처리하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매도 당시 이더리움 가격을 기준으로 약 7천만 달러어치의 stETH가 위의 두 개의 거래에 의하여 다양한 탈중앙화거래소에서 매도되었는데, 매도된 총 4만2852개의 ETH 중 3만8144개의 ETH가 커브 파이낸스에서 매도되었습니다.

이 정도의 매도가 stETH 디페깅 사건의 시작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부터 stETH와 ETH의 페깅 상태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6월8일 이전인 5월12일, 그리고 5월21일경에도 stETH의 페깅(가치 연동 현상)이 크게 깨진 사건이 발생한 적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불안정해지면서 stETH-ETH 유동성 풀 또한 크게 불안정해진 것입니다.

커브 파이낸스 stETH-ETH 풀 구성 비율 및 교환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LidoAnalytical.
커브 파이낸스 stETH-ETH 풀 구성 비율 및 교환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LidoAnalytical.

위 그림의 빨간 영역(5월6~12일)처럼 ETH 유동성이 빠르게 고갈되던 상황은 UST의 디페깅이 심화되며 테라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던 때와 타임라인과 겹칩니다. 또한 5월21일에도 아래의 그림과 같이 stETH가 크게 디페깅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커브 파이낸스 stETH-ETH 풀 기준 디페깅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dataalways.
커브 파이낸스 stETH-ETH 풀 기준 디페깅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dataalways.

5월21일경, 리도가 브리지를 통하여 테라 블록체인 상의 앵커 프로토콜에 맞춰 조금 변형된 형태의 stETH인 bETH(본디드 이더리움)를 테라 사건 이후, 다시 이더리움으로 되돌려 가져올 수 있도록 하면서 bETH를 stETH로 교환, 다시 stETH를 ETH로 교환하는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가장 큰 stETH-ETH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커브 파이낸스에서의 거래 또한 늘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거래 또한 stETH를 매도하고 ETH를 매수하는 거래들이기 때문에 유동성 풀 내의 stETH 구성 비율을 크게 높이고 ETH 구성 비율을 낮추어 디페깅을 심화시킵니다.

결국 이번 stETH 디페깅 사건은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았을 때, 여러 악재들로 비롯된 불안한 가상자산 시장 상태와, stETH의 큰 수요를 차지했던 앵커 프로토콜이 더 이상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며 테라 블록체인 상의 bETH 수요가 급감한 점이 영향을 미치게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베와 메이커다오의 stETH 레버리지 스테이킹

stETH 디페깅을 더욱 악화시킨 요인으로는 아베 stETH 레버리지 스테이킹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아베는 2022년 2월27일, stETH를 담보로 하는 대출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중요한 점은 바로 담보로 제공된 stETH의 스테이킹 보상이 담보물을 제공한 사용자에게 다시 분배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토큰을 사용한 대출은 담보 토큰의 소유권자를 대출을 진행하는 차입자에서 대출 프로토콜로 바꾼 다음, 담보 토큰의 가치보다 낮은 가치만큼의 토큰을 대출해가는 형식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stETH 또한 해당 토큰의 소유권이 대출 프로토콜로 옮겨가기 때문에 stETH의 스테이킹 보상이 차입자가 아닌 대출 프로토콜로 분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베는 stETH의 스테이킹 보상을 추가적인 차입자의 담보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다시 차입자에게 분배하는 로직을 구현했습니다.

아베를 통한 stETH 담보 ETH 대출. 출처=아베 웹앱
아베를 통한 stETH 담보 ETH 대출. 출처=아베 웹앱


담보로 제공된 stETH로부터 발생된 스테이킹 보상 또한 차입자에게 분배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레버리지 스테이킹을 통해 스테이킹 보상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킹 보상을 받고자 하는 ETH 보유자는 리도를 통해 ETH를 예치하고 받은 stETH를 보유하고 있으면 스테이킹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보유하고 있는 stETH를 모두 아베에 담보물로 제공한 이후, ETH를 대출받아 다시 리도에 예치하여 stETH를 발행 받으면, 원래 아베에서 대출하기 전에 보유하고 있던 stETH보다 훨씬 많은 양의 stETH를 보유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원래 보유하고 있던 자금에서 발생하는 스테이킹 보상 대비, 더 많은 스테이킹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출을 통해 더 많은 스테이킹 보상을 받는 전략을 레버리지 스테이킹이라고 합니다.

만약 stETH와 ETH가 1:1로 페깅될 경우, ETH 가격 대비 stETH의 가격이 1:1로 유지되고, 대출한 자산의 가치 대비 담보물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기 때문에 담보물이 청산될 위험이 없습니다.

청산이란, 담보물의 가치 대비 대출한 자산의 가치가 커져 그 비율이 프로토콜에서 허용한 최대치가 되면 강제로 담보물의 소유권을 프로토콜로 이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stETH와 ETH의 디페깅이 심화되면, 담보로 제공한 stETH의 가치 대비 대출해간 ETH의 가치가 계속해서 커지기 때문에 담보물로 제공된 stETH가 청산될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메이커다오(MakerDAO)는 가상자산 담보 스테이블 코인인 DAI를 발행하는 플랫폼으로, 이곳 또한 stETH를 담보물로 지원합니다.

메이커다오를 통한 stETH 담보 DAI 대출. 출처=오아시스 웹앱
메이커다오를 통한 stETH 담보 DAI 대출. 출처=오아시스 웹앱


가격이 변동하는 자산인 stETH를 담보로 가격이 변동하지 않는 자산인 DAI(메이커다오 스테이블 코인)를 대출한다는 것은 stETH를 담보로 ETH를 대출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을 수반합니다. stETH와 ETH는 시장에서 가격의 상관관계가 높은 반면, 가치가 변하지 않는 스테이블 코인과 ETH는 가격의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입니다.

제공한 담보물의 가치 대비 대출해간 자산의 가치를 LTV(Loan-To-Value)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100달러 어치의 ETH를 담보로 50달러어치의 DAI를 대출했다는 것은 LTV 50%로 대출한 것입니다. 만약 ETH의 가격이 하락하여 담보물로 제공된 ETH의 가치가 50달러가 된다면 LTV는 100%로 오르게 됩니다.

이처럼 담보물의 가치가 하락하여 프로토콜이 허용한 최대 LTV에 다다르면 담보물의 소유권을 프로토콜로 이전하여 강제로 빚을 갚는 ‘청산’이 발생합니다. 메이커다오는 할인된 가격에 청산 대상 담보물을 제3자에게 넘기고, 할인된 청산 담보물의 가치만큼 스테이블 코인인 DAI를 받습니다.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경우, 제삼자에게 이전된 담보물은 수익을 실현하고자 즉각적으로 시장에 매도되는데, 이러한 매도세가 다시 담보물로 제공했던 토큰의 가격 하락을 유발하고 또 더 많은 청산을 유도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셀시어스 네트워크

최근 많은 우려를 낳았던, 아베 레버리지 스테이킹과 관련이 있는 또 하나의 커다란 축은 바로 셀시어스 네트워크의 stETH 담보 대출입니다.

한국시간 기준, 2022년 6월13일에는 중앙화된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인 셀시어스 네트워크가 모든 인출, 스왑, 계정 간 자산 전송을 정지시키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셀시어스 네트워크는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일정 수익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관리 자산을 늘려왔는데,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셀시어스 네트워크 이자율. 출처=셀시어스 네트워크.
셀시어스 네트워크 이자율. 출처=셀시어스 네트워크.


더블록 리서치에 따르면, 셀시어스 네트워크는 약 연 20%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주장했던 테라 블록체인의 앵커 프로토콜에 약 5억3500만달러가 넘는 자산을 예치했다가 테라 디페깅 사건 당시 인출해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또한 셀시어스 네트워크 사용자에게 약속된 이자율을 보장하기 위하여 자산을 운용하던 과정 중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셀시어스 네트워크는 앵커 프로토콜뿐 아니라 stETH를 통한 레버리지로 이자율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난센에 따르면, 셀시어스 네트워크의 디파이 지갑 주소 중 하나로 알려진 0x8a…0ee8의 대출 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시간 6월17일 기준 0x8a…0ee8의 대출 포지션. 출처=난센 에이프 보드
한국시간 6월17일 기준 0x8a…0ee8의 대출 포지션. 출처=난센 에이프 보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에서, 셀시어스 네트워크는 아베에서 40만9349개의 stETH, 5653개의 WBTC(랩비트코인, 이더리움 블록체인상에 존재하는 BTC(비트코인)), 5만1587.94개의 WETH(랩이더리움, ETH와 동일하게 이해할 수 있음)를 담보로 2억393만5309.57USDC와 9895만6818.79DAI, 즉 총 3억289만2127달러(약 3900억원)어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담보물에 대한 스테이킹 보상을 제공하는 아베에서 stETH를 담보로 대출을 진행했다는 것은, 위에서 설명되었듯이 부채를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레버리지 투자를 진행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인데스크US에 소개된 크립토 트레이더인 브래드 밀스에 따르면, 6월8일 기준 셀시어스 네트워크의 ETH 관련 부채의 규모는 약 100만ETH입니다.

사용자들로부터 100만 개의 ETH를 예치 받았기 때문인데, 따라서 어느 시점에서라도 사용자들이 ETH를 출금하길 원한다면 셀시어스 네트워크는 ETH를 지급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셀시어스 네트워크는 약 44만5000개의 ETH를 stETH로 변환하였고, 위의 난센 에이프 보드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 중에서도 약 40만개의 stETH는 아베에서 스테이블 코인 대출에 대한 담보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시간 6월17일 기준 0x8a…0ee8의 대출 포지션. 출처=난센 에이프 보드
한국시간 6월17일 기준 0x8a…0ee8의 대출 포지션. 출처=난센 에이프 보드


또한, 100만개의 ETH 중에서 약 26만8000개, 즉 약 26.8%만 순수 ETH로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서 약 8만8000개의 ETH는 또 다른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인 컴파운드에서 스테이블 코인 대출을 위한 담보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약 28만8000개의 ETH는 직접 비콘체인에 스테이킹되어 있어 역시나 이더리움 더머지 이후 언스테이킹 기능이 추가될 때까지 인출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셀시어스 네트워크가 보유한 ETH 중 유동화시킬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ETH를 인출하기 원한다면, 즉각적인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되었던, 셀시어스 네트워크가 6월13일 모든 인출, 스왑, 계정 간 자산 전송을 정지시켰던 상황도 이런 이유를 근거로 원인을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셀시어스 네트워크의 지급 불능 상황과 이들이 담보물로 제공하였던 stETH 및 ETH의 청산 가능성 대한 우려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가중시켜, 셀시어스 네트워크 거래 정지 공지가 있었던 6월13일까지 커브 파이낸스를 기준으로 stETH의 교환 비율은 약 0.9341까지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ETH 가격 차트. 출처=코인마켓캡
ETH 가격 차트. 출처=코인마켓캡


ETH의 가격 또한 2022년 6월 13일 최고 약 1523달러에서 약 1197달러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업데이트: 아베 대출 포지션 추가 담보 제공

2022년 6월20일 기준, 셀시어스 네트워크의 아베 대출 포지션의 담보 토큰 중 LINK(체인링크)가 6월 17일 기준 75만270.44개에서 580만7003.59개가 더해져 655만7274.03개로 늘어났습니다.

이를 통해 셀시어스 네트워크가 담보물이 청산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계속해서 토큰을 추가로 공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쓰리애로우 캐피탈 마진콜 루머

한국시간 기준 2022년 6월14일 오후 5시44분, 오후 6시5분, 두 번에 걸친 거래에 의해 3만8900개의 stETH가 매도됩니다.

대규모 stETH 매도 거래 1. 출처=이더스캔
대규모 stETH 매도 거래 1. 출처=이더스캔
대규모 stETH 매도 거래 2. 출처=이더스캔
대규모 stETH 매도 거래 2. 출처=이더스캔

매도 거래를 전송한 주체는 위의 그림들에서 주황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지갑 주소 “0x3ba…e247”인데, 이 지갑 주소는 난센이 “쓰리애로우 캐피탈”이 소유자인 것으로 밝힌 지갑 주소입니다.

위의 두 번의 거래에 걸쳐 3만8900개의 stETH가 3만6718.649 ETH로 스왑될 때, stETH와 ETH의 교환 비율에 따라 약 5.6–5.7% 할인이 발생되었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0x3ba”는 심각한 stETH-ETH 디페깅으로 인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큰 규모의 스왑을 진행해야만 했다는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매도가 발생한 이후, 트위터에서 쓰리애로우 캐피탈(3AC)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합니다.

이에 쑤 주 3AC 공동창업자는 한국 시간 기준 2022년 6월15일 오전 10시, “관련 당사자와 소통하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트윗을 기재하며 사실상 위기를 인정했습니다.

2022년 6월17일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미국 기반 가상자산 대출 기관인 블록파이와 제네시스는 3AC가 추가 담보물을 제공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그들의 대출 포지션으로부터 일부 담보물의 청산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3AC는 크립토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펀드로, 3AC의 파산설은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 심리를 가중시켜 쑤 주의 트윗이 있었던 한국시간 기준 2022년 6월15일, ETH 가격이 최고 약 1219달러에서 최저 약 1,025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본문에서는 stETH와 ETH의 디페깅, 그리고 그로 인한 기관들의 대출 포지션 청산, 이로부터 가중되는 시장의 불안심리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아래 세 개의 그래프는 최근 30일간 stETH 교환 비율, ETH 가격, 그리고 BTC 가격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커브 파이낸스 유동성 풀 stETH-ETH 교환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dataalways.
커브 파이낸스 유동성 풀 stETH-ETH 교환 비율. 출처=듄 애널리틱스 @dataalways.

본문에서 살펴보았듯, 최근에는 stETH와 ETH의 교환 비율이 불안정해지고, ETH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6월19일, 비트코인 또한 2만 아래로 폭락하며 2020년 11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최근 들어 가상자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장이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더리움 '더머지'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이후, 또 다른 업데이트를 통해 언스테이킹이 가능해져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2차 시장에서의 stETH와 ETH의 디페깅은 구조적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종종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를 적절히 사용하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레버리지를 통해 발생한 부채에 대한 상환 압력이 작용하여 청산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현재는 과도한 레버리지로부터 기인하는 기관과 개인들의 연쇄 청산과 맞물려 더욱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 윤석중 DSRV 연구원

유의사항: 이 글은 정보 전달을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권고, 법률적 자문 등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으며, 이로 발생된 결과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도 DSRV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본문이 포괄하는 내용들은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본문의 내용만을 통한 의사결정은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추가적으로 이 글이 쓰인 시점과 현재 모두 DSRV LABS는 이더리움 비콘 체인의 검증인(벨리데이터)으로 참여하고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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