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ora Shimazaki/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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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검찰이 전직 코인베이스 프로덕트매니저 등 3명을 내부자 거래 혐의로 21일 구속기소했다. 이 사건으로 가상자산의 증권 성격에 대한 논란이 미국에서 재점화되고 있다.

뉴욕 남부 연방검찰의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1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코인베이스의 전직 글로벌 프로덕트매니저로 재직한 이산 와히(Ishan Wahi)가 특정 가상자산이 코인베이스에 상장된다는 정보를 그의 형제 니킬 와히(Nikhil Wahi) 및 지인 사미르 라마니(Sameer Ramani) 등과 사전에 공유했다는 혐의로 이날 구속됐다. 와히 형제는 지난 5월 인도로 출국하는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수사 당국에 제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히 형제 등이 상장 정보를 사전 공유한 종목은 TRIBE, ALCX, XYO, GALA, ENS, POWR 등 적어도 14개에 이른다. 이들은 익명의 이더리움 지갑을 개설해 관련 가상자산을 구매·거래했으며, 검찰 추산 150만달러, 증권위원회(SEC) 추산 110만달러의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코인베이스도 자체 조사를 진행중이었다며, 기소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코인베이스는 정보보안 총괄 필립 마틴이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회사 정보가 부적절하게 쓰였다는 관련 혐의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법무부가 이들의 책임과 관련한 우리의 협조를 인정해준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기소장에는 가상자산 전문 트위터 이용자 Cobie(이전 이름 Crypto Cobain)가 지난 4월 “코인베이스 상장 발표 24시간 전에 수십만 달러 어치의 토큰을 구매한 이더리움 지갑을 발견했다”고 적은 글도 첨부됐다.
기소장에는 가상자산 전문 트위터 이용자 Cobie(이전 이름 Crypto Cobain)가 지난 4월 “코인베이스 상장 발표 24시간 전에 수십만 달러 어치의 토큰을 구매한 이더리움 지갑을 발견했다”고 적은 글도 첨부됐다.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해 사전 거래 혐의가 적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데이미언 윌리엄스(Damian Williams) 검사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사상 첫 내부자 거래 사건을 발표한다”며 “블록체인에서든 월가에서든 사기는 사기일뿐”이라는 입장을 냈다.

다만, 이 때문에 가상자산이 증권의 성격을 갖는지에 대한 논쟁에도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내부자 거래는 증권과 관련된 대표적 금융범죄로 증권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고소장에서 ‘암호 자산 증권’(crypto asset security)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분산 원장 또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발행되거나 이전되는 자산으로, 이른바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s), 가상통화(virtual currencies), 코인, 토큰 등을 포함하지만 그에 국한되지 않으며, 연방 증권법상 ‘증권’의 정의에 부합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거버 그루얼(Gurbir Grewal) SEC 법집행국장은 “이번 사건을 통해 수많은 가상자산이 증권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렇기에 전형적인 내부자 거래 혐의가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EC는 과거에도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규정한 적이 있었으나, 가상자산 발행자를 상대로 한 자산 처분 등 사법 처리에 관한 사례였다. 이번 사건에서 SEC는 가상자산 9개 종목(AMP, RLY, DDX, XYO, RGT, LCX, POWR, DFX, KROM)을 증권으로 규정했으나, 발행자나 거래소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를 전혀 제기하지 않았다. 다만, "9개사는 모두 앞으로 투자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며 각각의 호위 테스트(Howey Test) 결과를 제시하고 증권 성격에 부합한다고 규정했다.

미국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SEC의 이번 규정이 다른 가상자산에도 적용될지, 또는 발행자와 거래소가 추후 기소 대상이 될지 등의 의문을 던지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약속과는 별도로, SEC가 연방 증권법을 가상자산에 적용하려면 법규를 만들기 위한 절차를 구체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청원을 제출했다. 코인베이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 플랫폼에 상장된 자산 가운데 증권은 없으며, SEC가 주장하는 혐의는 오늘의 적절한 법 집행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는 불행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증권법은 디지털 자산 규제에 적절하지 않다. 가상자산에 잘 맞지도 않는 법규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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