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리워드 기업 롤리(Lolli) 창립자 및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아델만. 출처=롤리 제공
비트코인 리워드 기업 롤리(Lolli) 창립자 및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아델만. 출처=롤리 제공

롤리(Lolli)는 이용자들이 비트코인이나 가상자산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비트코인 투자를 쉽게 만드는 리워드(reward) 기업이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를 가진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 많다. 하지만 롤리는 복잡할 게 없다. 금융이나 가상자산에 관한 지식이 없어도 별 노력 없이 비트코인을 모을 수 있다.

어떻게? 그냥 쇼핑하면 된다. 그럼 끝. 롤리의 모바일 앱 혹은 구글 크롬(Google Chrome) 익스텐션(extension)를 통해 롤리와 협업 계약을 맺은 업체들의 제품을 구매하면 포인트나 현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리워드를 받는다. 쇼핑을 많이 할수록 비트코인을 더 많이 모을 수 있다.    

롤리에 가입하면 이용자는 자동으로 롤리가 관리하는 비트코인 지갑을 발급받는다. 이용자는 자신이 받은 비트코인 리워드를 그대로 두거나 거래소 지갑이나 콜드월릿(오프체인 지갑)으로 옮길 수 있다.

"대부분의 이용자는 그냥 롤리 지갑에 둔다. 아마 우리를 수탁인으로서 믿어서 그런 거 아닌가 싶다."

지난 6월 컨센서스 2022(Consensus 2022) 행사에서 롤리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행사 기간 중 어느 날. 미국 텍사스 오스틴 컨벤션 센터(Austin Convention Center)의 기자살에 앉아 있었다. 시차 적응과 사막 같은 폭염에 시달리느라 넋이 나간 상태였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는지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갑자기 빨간 머리의 여자가 내게 다가왔다. 롤리라는 업체가 있는데 혹시 CEO를 만나서 인터뷰할 생각 있냐고 물었다. 그래. 못할 게 없지. 여긴 사람들 만나러 왔으니까.

이틀 후 롤리 CEO 알렉스 아델만(Alex Adelman)을 만났을 때 그는 매우 밝고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나의 반대의 모습이었다. 그는 자주 미소를 지으면서 모든 질문에 상냥하게 대답해주었다.

"우리는 1000개 이상의 업체와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이용자가 우리를 통해서 그들의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파트너 업체들은 우리에게 돈을 준다. 우리는 토큰을 발행하거나 복잡한 토큰노믹스가 없다. 이용자가 제품을 많이 살수록 파트너 업체들은 우리에게 돈을 더 많이 준다. 우리는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이용자 리워드로 나눠준다."

 

비트코인백이 캐시백보다 나은 이유

하지만 리워드를 현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주는 이유는? 나는 아델만의 비트코인 철학이 궁금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의 저축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롤리 창립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000달러 정도였다. 요즘 비트코인이 아무리 떨어졌다 해도 그때에 비해 가치가 훨씬 높아졌다.

"다른 리워드 기업들은 이용자에게 포인트나 현금을 주는데 내가 보기에는 비트코인이 훨씬 낫다."  

2013년. 아델만은 뉴욕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밤이 되면 남들의 소파를 빌려 잠시 눈을 붙이곤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비트코인의 열광 지자를 만났다. 아델만은 그와 밤새 술을 마시면서 비트코인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나는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데 돈은 이런 연결성의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비트코인 관련 설명을 들으니 귀에 쏙 들어왔다. 그래 이거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설명해도 아델만의 지인과 가족은 그의 비트코인 열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그땐 사람들이 그저 (비트코인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아델만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e-commerce) 플랫폼 코스믹(Cosmic)을 설립하고 있었다. 이용자들은 코스믹을 통해 1건의 거래로 여러 업체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코스믹은 2015년 팝슈거(PopSugar)가 인수했고, 2017년 라큐텐(Rakuten)이 팝슈거를 인수했다.) 아델만은 코시믹의 협력 업체들이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게끔 설득하려고 했으나 모두가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업체들은 비트코인 송금 관련 인프라가 없었으며 이용자들은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마음이 없었다.  

"그때 깨달았다. 비트코인이 아주 훌륭한 기술이라 해도 대중은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소액 결제 수단이기보다는 장기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더 적합해 보였다."

그 이후로 아델만은 캐시백(cashback) 리워드 생태계를 연구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현금 말고 비트코인을 리원드로 주면 어떨까?

고민도 있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을 고려하면 과연 적합한 리워드 수단인가? 아델만은 장고 끝에 변동성이 나쁜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이용자가 리워드를 달러로 모으면 자신의 리워드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다. 달러의 가치는 안정적이라고 믿으니까. 하지만 비트코인으로 리워드를 받으면 훨씬 더 자주 접속한다. 리워드의 가치가 어떻게 오르거나 내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 자주 접속할수록 협력 업체들의 제품에 더 많이 노출되고 더 자주 구매하게 된다. 그러면서 더 많은 비트코인을 모은다.

"롤리의 가장 큰 장점은 이용자는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해야 할 쇼핑을 통해서 비트코인을 자동으로 모을 수 있다."

비트코인의 최대 발행 개수는 코딩 언어로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델만은 이용자가 비트코인을 모으면 오늘의 자산이 나중에는 현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롤리의 협력사 중 세이프웨이(Safeway)와 앨버트슨스(Albertsons) 같은 미국 대형 마트 체인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이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만 이용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아델만이 말했다. 내가 어디로 확장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그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수요가 있는 곳으로.

근데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하다 보면 규제 관련 문제로 골치가 아픈 일이 자주 생기지 않는가. 애매모호한 영역도 많고. 아델만은 롤리는 그런 걱정이 별로 없다고 했다. 왜냐면 롤리 이용자는 비트코인을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롤리는 가상자산 혹은 자산을 판매하는 업체로 분류되지 않는다.

Screenshot of Lolli's website
롤리 홈페이지 캡쳐

비트코인 낙관주의자

나는 아델만이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maximalist, 가상자산 중 비트코인이 최고라는 주의)인지 물어봤다. 그는 자신이 비트코인 낙관주의자(optimist)라고 말했다.

"나는 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하지만 비트코인만큼 가치가 증명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더리움은 아직 증명할 게 많고 솔라나 같은 자산은 더욱 그렇다." (웃음)

아델만은 비트코인의 변동성 지수는 갈수록 떨어졌다고 내게 설명했다. 정세가 불안정한 국가의 법정화폐보다는 가치가 훨씬 더 안정적이고 믿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달러나 금을 접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가 국민 입장에서는 현재 비트코인만큼 훌륭한 가치 저장 수단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델만은 이 세상에 사람이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는 자산이 별로 많지 않다고 본다. 계좌에 있는 현금은 압수당할 수 있고 내 명의로 등록된 집은 언제나 국가가 뺏을 수 있거나 과세 대상이 된다. 한마디로 '진짜 나의 것'이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 비트코인은 다르다.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는 물건 중 가치가 보존되는 것은 거의 없다. 대부분 사는 순간 가격이 하락한다. 금은 아니지만 금은 보관하기도 옮기기도 힘들다. 전 재산을 금으로 저장하려면 어떻게 할 거예요? 진짜 엄창난 금고를 마련할 건가요? 그리고 그것을 무슨 수단으로 지킬 건가요? 그리고 만일 그것을 옮겨야 한다면?"

그래서 아델만은 비트코인이 탈중앙화되고 업그레이드된 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다 좋은데 밝고 아름다운 것만 보지 말자. 나는 가상자산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요구했다. 아델만은 현재 너무 많은 프로젝트들은 자신들의 행보가 최종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프로젝트가 망하면 이용자가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볼 수 있는지 말이다. 테라 사건이 바로 그런 예라고 말했다.

"많은 것은 표면적으로 비트코인처럼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조금 더 깊이 캐고 실체를 드러내면 전혀 다르다. 이런 프로젝들이 엄창난 피해를 입힐 때가 많다."  

 

불량 프로젝트를 가릴 의무는 결국 소비자한테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불량 프로젝트는 누가 가려야 하나? 국가와 규제당국? 아님 시장이 알아서 우려내려나?

아델만은 규제당국이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그들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지만 규제당국은 의도치 않게 혁신을 억압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금 아수라장처럼 보이겠지만 갈수록 감시 역할을 하는 연구기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쉽게 말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많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는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데 도움되는 정보를 더 많이 얻는다. 불량 프로젝트들은 시장 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은 망한다.

"안타깝게 우리는 현재 글로벌 경기 침쳬(recession)를 앞두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다양한 저축 수단을 찾고 있을 텐데 롤리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적절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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