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이시] 비트코인, 공적 자금 조달 실패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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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 Morris
Dave Morris 2022년 8월7일 12:30
출처=Jose Martin Ramirez-Carrasco/Unsplash
출처=Jose Martin Ramirez-Carrasco/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지난 7월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큰 움직임이 있었다. SEC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직원에 대한 내부거래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각종 디지털 자산을 ‘증권’으로 규정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있었다. SEC는 이후 코인베이스의 유가증권 무단 판매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SEC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방향을 가늠하려는 이들에게 결정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는 한발 물러서서 사회가 대규모 집단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문제에 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방식 중 하나가 유가증권이며, SEC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투자에 자금이 잘 흘러가도록 유가증권 시스템 전반을 규제하는 곳이다. 

그러나 가상자산 네트워크는 자본을 유치하고 배포하는 데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식을 취함으로써 공공 자금과 민간 자금 간 전통적인 분리를 다소 복잡하게 만든다. 이것은 가상자산이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이유인 동시에 규제기관의 대중 보호 및 혁신 촉진 간 균형 유지를 둘러싼 핵심 주제다. 


비정부 공공 인프라로서의 비트코인

나는 최근 리사 서븐(Lisa Servon)의 2017년 저서 ‘미국의 언뱅킹(The Unbanking of America)’이라는 책을 읽고 비트코인(BTC) 및 기타 분산형 화폐 시스템이 현실 세계에서 가치 있는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미국,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금융 수요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민간 은행의 실패에 대한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실패는 주로 은행의 통합 증가 및 징벌적 수수료 사용 증가, 일반 예금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 하락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심각한 하나의 예로서 서븐은 일부 은행이 ‘인출금 재배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잘못된 순서로 인출을 처리함으로써 고객이 지불하는 초과인출 수수료 건수를 적극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언급한다.

"수표 청산 속도가 느린 탓에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업체들조차 ‘수표 현금화 상점’ 같은 대체 서비스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리사 서븐

이 가운데 고무적인 소식은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된 미국인의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크게 감소해 2009년 데이터 수집이 시작된 후 가장 낮은 수치인 5.4%(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 자료)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은 은행 서비스가 개선된 결과라기보다 경제 성장의 결과라고 보는 게 맞다.

서븐이 설명하듯, 은행 정책은 특히 저소득 고객에게 징벌적인 탓에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경기 침체가 지나가고 나면 전통적인 은행은 다시 쇠퇴할 수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은행에서 고객에 반하는 정책 사용이 증가하는 현상은 미국 내 이윤 추구 편향에 기인한다. 미국 활동가들은 일본과 독일의 공공, 또는 반공공 우편 은행 시스템 개혁에 준하는 정책 실현을 위해 최근 수년간 캠페인을 벌여 왔다. 하지만 공공부문 성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적대감은 이러한 캠페인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해결책은 결국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은행의 핵심 서비스, 특히 예금과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작업증명 채굴 방식으로 인한 각종 변동성 및 비용 발생 같은 단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비록 불완전한 형태이긴 하나 진정한 ‘제3의 길’을 제시한다. 요컨대, 비트코인은 정부가 운영하는 우편 은행도, 탐욕스러운 민간이 운영하는 서비스도 아니다. 


공공 인프라 자금 지원의 탈중앙화

이 같은 ‘제3의 길’은 비트코인의 기본 보안 모델 및 소프트웨어 구현에 적용된 확장 방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최소 두 가지 방식으로 초기 채굴자 및 투자자를 장려한다. 비트코인 초기 채굴자들은 이른바 ‘토큰 발행 곡선’ 덕분에 더 많은 보상을 받았고, 초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채택 증가로 인한 자산 평가로부터 혜택을 보았다.  

이런 상황은 페이스북과 아마존의 초기 투자자를 부자로 만든 실리콘 밸리의 벤처캐피탈 모델과 유사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트코인 모델이 훨씬 더 새로울 것이다.

비트코인 초기 지지자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하드웨어 인프라, 기본적인 컴퓨터 과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비트코인 생태계 전반에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그 결과로 만들어진 네트워크와 생태계는 중앙 정부가 소유하지 않는다. 비록 무료는 아니지만,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정부가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인프라나 서비스보다 더 진정한 의미의 ‘공공재’가 된다. (일례로 미국 국립공원도 무료가 아니다) 블록체인이 공공재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개념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깃코인(Gitcoin)의 케빈 오워키(Kevin Owocki)를 들 수 있다. 이 글에서 설명하는 내용의 상당 부분도 케빈의 개념에서 차용했다. 

공공재로서의 비트코인은, 스스로를 전략적으로 개방성과 중립성을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묘사하는 트위터나 구글 등의 서비스와는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 10년간 목도한 것처럼 최상의 의도로 만들어진 웹2 플랫폼도 실제로는 정치적인 압박을 받는 중앙집중식 기업체에 불과하다. 금융 중개업체의 경우 이러한 압박은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완벽한 세계일수록 공공 금융 인프라를 정부의 손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특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원칙적으로 정부는 시민의 집단적 힘의 연장선으로 시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이 더 이상 정부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사실 정부가 공익에 기여하는 데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인터넷이다. 이 내용은 벤 타노프(Ben Tarnoff)의 신간 '대중을 위한 인터넷(Internet for the People)'에 자세히 언급돼 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30년간 인터넷 관련 연구 개발은 특히 군사 및 학술 연구 채널을 통해 전적으로 국가 세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이전의 아르파넷(ARPANET, 1969년 미국 고등연구계획국이 개발한 컴퓨터 네트워크)이 발전된 형태로 탄생한 인터넷은 1990년대 초 상업적으로 더욱 매력적으로 변하면서 공공 투자의 모든 혜택은 결국 통신회사에 넘어갔다. 이들 기업은 그 대가로 민영화를 지지하는 정치인의 캠페인에 선거 자금을 지원했다. 

당시 인터넷 민영화 관련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다니엘 이노우에 하와이 상원의원은 인터넷 핵심 대역폭의 20%를 확실한 공공시설로 할당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 사회는 장기적으로 이어진 레이건 혁명에 반정부 정서가 고조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공공투자의 혜택을 민간에 넘기는 ‘양도’는 공공재 자금 지원을 둘러싼 기존 정부 구조에 대해 회의론을 키우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로비와 선거 자금 지원을 통한 합법화 덕에) 미국 정부는 공공 자금과 그로 인해 탄생한 상품을 개인 주머니에 넣어주는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다. 

인터넷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절차에는 부시 행정부 및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고속 인터넷 제공업체로부터 ‘공통 통신업체’ 의무를 제거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대체로 이런 의무는 자연 독점, 혹은 공공의 지원으로 마련된 기반 시설을 영리 목적의 민간 운영자에게 양도하는 대가로 특정 공공의 혜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20세기 동안 일반 통신 사업자 규정은 전화 서비스가 미국 외곽 지역까지 도달하도록 보장했다. 

광대역 인터넷과 관련한 의무 조항 제거는 기업의 민낯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미국인들은 고속 인터넷 접속과 관련해 다른 선진국 시민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더 낮은 품질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민간 은행이 저소득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저소득 및 외곽 지역 주민들에게 고속 인터넷 접근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출처=Thomas Jensen/Unsplash
출처=Thomas Jensen/Unsplash

상향식 대안

비트코인을 따라 분산된 자금이 공적 금융 또는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더 나은 대안을 제공한다는 식의 단순한 주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기능하는 정부의 자원 집약 역량과 경쟁하기에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너무 비효율적이다. 한 가지 이유는 사기에 대한 취약성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기능하는 정부가 어디에도 없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상향식 성장 모델은 꽤 합리적으로 보인다. 오늘날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공공 자금으로 만든 모든 시스템은 돈 많은 장기 집권 정치인에게 넘어가거나 그런 정치인과 긴밀히 연결돼 있는 이윤 추구자들에 의해 각종 규칙이 전복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 및 금융권 전반에 비슷한 일이 전개된 바 있다. 당시 금융업 종사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변경하도록 로비를 했고, 결국 원하는 바를 달성했다. 

즉, 비트코인 및 이와 유사한 시스템은 정부나 규제 ‘포획’에 취약하지 않은 공공재를 구축하도록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의 기술적 토대에도 심각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들 구조는 특정 종류의 필요한 활동에 대해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하고, 새로운 종류의 위험을 초래한다. 특히 공공재에 대한 탈중앙화 자금 조달은 사기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트코인처럼 앞으로의 성장을 약속하는 자산 형태는 실효성이 없는 프로젝트에 효과적인 미끼로 악용될 수 있다. 

그러나 탈중앙화 자산의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이들 자산의 전후 사정에 밝지 못한 지원자들을 충분히 보호하도록 사기꾼을 조기에 식별하는 방법은 정의하는 것은 또 다른 숙제다. 


탈중앙화에 대한 연구 및 한계

공공재의 분산형 자금 지원에 대한 또 다른 한계는 기초 연구와 관련돼 있다. 이는 블록체인 이면의 컴퓨터 과학 발전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블록체인은 기존 공립대학에서 처음 그 개념이 탄생했다. 실제 디지털 자산의 대부로 평가받는 데이비트 차움(David Chaum)의 연구 활동은 거액의 공공 보조금을 받는 캘리포니아대학교를 통해 지원됐다.  

그러나 가상자산 기술이 발달할수록 상황은 좀 더 복잡해졌다. 1990년대에 시작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핵심 연구는 대부분 학자 및 기업가에 다소 사기성이 짙은 이들까지 한데 모은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사이버펑크 메일 리스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커뮤니티의 핵심 노드였다. 기술적인 탁월함과 다소 기괴한 급진주의가 독특하게 혼합된 이 기술은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순수한 기업 또는 정부의 맥락에서 이와 유사한 것이 존재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비트코인 출시 이후 가상자산 시스템은 공공 프로젝트와 민간 프로젝트간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특히 2018년경부터 벤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기반 회사에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네트워크 특성상 이들 투자의 수익은 자금 지원을 받는 회사에 전적으로 귀속되진 않았다. 가상자산은 개발자, 연구원, 심지어 철학자와 언론인까지 포함하는 전체 생태계에 상당한 규모의 ‘공공 자금’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공공 자금은 기본 연구보다 실제 사용되는 응용 프로그램에 더 치우쳐 있지만, 비즈니스를 시작하기에는 아직 갈 갈이 먼 프로젝트를 위한 가상자산 관련 자금 지원도 많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지식증명이다. 이것은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및 데이터에 큰 혁신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도구가 구축된 경우에만 가능하다. 

가상자산은 특히 애플리케이션 개발 수준에서 영지식증명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곳이다. 해당 오픈소스 지식은 하나, 또는 몇 개의 기업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생태계에 공급되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줄 것이다. 

주지하건대, 가상자산 자체를 지나치게 신뢰하지는 말자. 1985년으로 거슬러 가보면, 현재 영지식증명의 모태가 된 여러 작업도 부분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공공 투자의 재정의

혁신 및 공공 기반시설에 대한 자금 지원과 관련한 이 모든 숙고 과정도 핵심 포인트를 쉽게 도출해내지는 못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항상 해온 방식’을 앞으로도 지속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잠재적으로 큰 집단적 이익이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집단적 조정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현대의 금융 자본 및 정부 지원 투자에는 모두 편견과 취약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완전히 다른 구조가 완전히 새로운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특히 현대에 들어 경제력의 응집은 기본적으로 중개자에 의존해왔다. 심지어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명목상의 ‘공공’ 프로젝트조차 이러한 중개자에 의한 인수 및 전복의 지속적인 위험에 노출돼 왔다. 지금의 형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가상자산의 가장 큰 강점은 비당 은행 시스템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역할에서 중개자를 제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영어기사: 최윤영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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