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브로스가 디센트럴랜드에서 더샌드박스로 이주한 이유
[인터뷰] 손승민 팩브로스 대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은지
조은지 2022년 8월6일 17:00
출처=팩브로스 제공
출처=팩브로스 제공

“팩브로스 사무실 위치가 어디인가요?”
“저희는 동탄에 있습니다.”

송파에서 동탄까지 한 시간 반을 넘게 달리며, 왜 사무실에 동탄에 있을까 생각했다. 동탄에 도착하자마자 신도시라는 걸 자랑하듯 어둑한 날씨에 길쭉한 크레인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팩브로스 사무실에 도착한 뒤 왜 동탄에 사무실을 만들었냐는 질문에 손승민 팩브로스 대표는 “우리 집 앞이라서요.”라고 대답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메타버스를 만든다고 하는 곳이 동탄에 있다고 하길래 아이러니함을 느꼈지만, 이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팩브로스는 국내 처음으로 설립된 더샌드박스의 빌더 스튜디오이다. 팩브로스와 같은 빌더 스튜디오는 더샌드박스와 메타버스에 진출하고 싶은 기업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라고 보면 된다. 

일반 기업에서 더샌드박스의 메타버스에 진입하기 위해 관련 콘텐츠 부서를 만들어 하나하나 시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반면에 이 바닥(메타버스)에서 경험 좀 해본 빌더 스튜디오의 손을 빌리면 더 재밌고 좋은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손승민 팩브로스 대표. 출처=팩브로스 제공
손승민 팩브로스 대표. 출처=팩브로스 제공

손승민 대표는 메타버스가 좋아 취미로 공부했다. 그 후 취미는 사이드잡이 됐고, 현재는 세바스찬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설립자에게 투자를 받아 팩브로스를 설립하며 본업이 됐다.

손 대표의 메타버스 속 삶은 더샌드박스가 시작이 아니었다. 그는 디센트럴랜드에서 더샌드박스로 이주한 이주민이다.

“2017년쯤 가상 세계, 메타버스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가 아마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상영하기 전이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때 디센트럴랜드라는 가상 부동산을 경매로 좀 사놨어요.”

“그런데 이때 시기가 2017년 코인 가격이 상승하다가 급락했을 때에요. 비트코인이 300만원까지 하락하고, 코인 가격이 다 하락했는데 땅(가상 부동산) 가격은 그대로인거에요. 그래서 이때 ‘이거 뭔가 있다’라고 생각했죠.”

불현듯 예전에 할아버지가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얘기를 하셨던 게 떠올랐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현물 부동산도 가격 변동성이 없는 분야로 불리는데 가상 부동산 가격도 변동성이 적을 줄이야.

2017년에 메타버스(가상 세계)에 관심을 갖던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당시 손 대표는 메타버스에 진심이었다. 그는 퇴근 후 매주 금요일 동탄과 양재를 오가며 5시간 이상 메타버스를 공부했다.

“그때는 웹VR이라고 해서 디센트럴랜드 관련 툴을 공부했어요. 그 당시에 8개월 이상 공부를 하고 게임잼도 나갔었죠.”

“근데 이 툴이 게임 전공자들도 어려워하는 수준이에요. 왜냐하면 블랜더로 3D 그래픽을 만들 줄 알아야 하고, 코딩도 할 줄 알아야 하거든요. 만약에 이걸 서비스로 출시하려면 UI/UX까지 다룰줄 알아야 해요. 거의 풀 스펙이죠”

“그렇다 보니 디센트럴랜드는 진입장벽이 있죠. 1년을 공부했고, 게임잼을 나갈 수준이 돼도 이거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기에는 좀 버거워요.”

이뿐만이 아니다.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투자도 받아야 하고 업계 사람에게 경험을 일정 수준까지 배워야 한다. 손 대표에 따르면, 이 모든 걸 혼자 하려면 적어도 4~5년은 걸릴 수 있단다. 

얘기만 듣고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포기해버렸다. 문과생인 나로써는 도저히 감당이 안됐다.

코인 시장에서 4~5년은 BTC(비트코인) 반감기에 해당하는 기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게 빨라 하루하루가 다른 코인 시장에서 4~5년을 오직 디센트럴랜드를 위해 도약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다 더샌드박스를 처음 발견했죠. 바로 디센트럴랜드에서 더샌드박스로 완전히 이주했어요.”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조은지 기자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조은지 기자

손 대표는 더샌드박스로 이주한 이유를 몇 가지 뽑았다.

“더샌드박스가 가장 잘한 일은 서비스에 확장성을 대입한 거예요. 확장성을 강조해 유저가 경험하기 쉽게 만든 것이죠. 그다음은 유저친화적인 것이고요. 사용성이 높다 보면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 보니 디센트럴랜드보다 유저 또는 플레이어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예전 복셀을 다운받아 조작해본 나로써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복셀을 사용해보면 3D로 되어있는 블록 쌓기를 하는 방식이다. 카트라이더나 오버워치같은 3D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복셀 툴이 쉬워 보일 수 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메타버스에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다는 손 대표를 선듯 공감할 수 없었다. 가상의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디지털 무언가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혹시 그저 유행을 쫓는 마케팅에 불과하지 않을까.

손 대표는 메타버스가 가상의 무언가가 아닌 실생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를 가상과 현실로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메타버스 시장의 성숙해지면 메타버스 속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직업이 실제 본업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메타버스가 즐기는 오락거리가 아니라, 돈벌이 수단이 된다는 거다. 이게 바로 가상과 현실이 합쳐지는 순간이다.

“메타버스의 생태계가 커지고 도시의 규모가 커지면 메타버스 속 사람들은 더 이상 플레이어의 개념이 아니에요. 메타버스에서 직업을 갖게 된다는거죠.”

손 대표는 메타버스 속 직업이 현실 직업으로 될 수 있는 사례로 콘텐츠 제작자를 꼽았다.

유튜브가 성장하고, 유튜브의 콘텐츠 제작자가 성장한 만큼 미래에는 더샌드박스 메타버스 속 개인의 지식재산권(IP)이 각광받는 시대가 올 거라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그전에 글로벌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진입해야 하는 게 순서라고 덧붙였다.

“더샌드박스라는 메타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일반 유저를 메타버스로 유입할 무언가가 필요해요. 그게 바로 일반 유저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대중성이 있는 글로벌 기업이죠”

결국 글로벌 기업을 필두로 다양한 기업이 메타버스를 시작해야 생태계가 확장될 수 있다는 거다. 마크 저커버그가 괜히 페이스북의 사명을 '메타'로 바꾼 게 아니다.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조은지 기자
출처=코인데스크 코리아/조은지 기자

끝으로 손 대표에게 팩브로스의 포부와 목표를 물었다.

“더샌드박스 메타버스의 에코 도시를 만들고 싶어요. 플레이어와 기업이 유기적으로 돌아다니고 자연스럽게 구동될 수 있는 멋진 도시로요. 그 도시에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면 샌드박스인들이 거주하고 생활하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버블이 껴있는 상태로 급성장하는 것보다 천천히 빌드업해서 콘텐츠를 승화시키고 싶어요. 하락장 때 충분히 기반을 다져서 다음 하락장 때 방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진짜 프로라고 생각하거든요.”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