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립자. 출처=박상혁/코인데스크 코리아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립자. 출처=박상혁/코인데스크 코리아

작업증명(PoW) 기반의 포크를 진행하는 그룹이 매우 커진다면, 우려하고 있는 문제가 분명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립자는 6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이더리움 PoW 진영의 하드포크로 인한 이더리움 생태계 혼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코인데스크 코리아, 디크립트, 뉴스1, 조선비즈, 블루밍비트 등 복수의 매체 기자와 비탈릭 부테린 창립자, 이더리움 재단 관계자를 모두 포함해 23명이 참여했다.

아래는 비탈릭 부테린 창립자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이더리움 생태계의 '킬러 댑(DApp)'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이더리움 대중화에 어떤 분야의 프로젝트가 기여할 것으로 보는가. 

"다양한 분야의 댑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 송금과 같은 금융 기반의 댑이나 스테이블 코인, ENS(이더리움네임서비스) 등이 떠오른다. 

금융 댑의 경우 저소득 국가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고 본다. 저소득 국가는 금융 선진국에 비해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저소득 국가와 선진국이 모두 금융 댑을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가상자산으로) 돈을 쉽게 보내는 경험을 한다면, (금융 댑) 이용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당신 역시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ENS는) 분산형 소셜 미디어의 부트스트랩(Bootstrap) 등에서 고려할 수 있다."    

 

-다중 서명 지갑(Multi-Sig Wallet) 체제에서는 소유권이 이전될 수 있다. 이것이 SBT(Soul Bound Token)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가. 

"나는 토큰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토큰에는 당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기록돼야 한다. 또한 기존 키 소유권 개념 변경에 대한 (사용자들의) 욕구를 맞춰줄 수 있어야 한다. 키가 분실되면 복구를 해야 할 수도 있고, 다른 지갑으로 변경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기술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SBT는 기본적으로 어떤 커뮤니티들과 연결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난 5월 SBT에 대한 논문을 발표할 때 내가 커뮤니티를 계속 거론한 이유다. 

앞으로 커뮤니티와 거버넌스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생태계 구성원들이 또 다른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태계가 답을 찾아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SBT: 지난 5월 부테린 창립자가 글렌 웨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 푸자올 하버 플래시봇 전략 고문과 공동으로 낸 '탈중앙화 사회: 웹3의 영혼을 찾아서' 논문에서 발표한 개념이다. 기존 대체불가능토큰(NFT)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도록 토큰을 다른 지갑으로 이전하거나 거래할 수 없게 개념을 창안했다. 

 

-대중들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일까. 영지식 롤업(ZK-Rollup)의 도입을 통해 이더리움 대중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확장성 개선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레이어1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준비 중에 있다. 

둘째로는 롤업으로 대표되는 레이어2 솔루션이 있다. 롤업은 몇 년째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솔루션이다. ZK 롤업, 옵티미스틱 롤업과 관련한 프로젝트들도 초창기 롤업과 비교하면 개발 방향성이 많이 달라졌다. 예컨대 오랫동안 롤업을 연구했던 루프링 팀도 초창기와 비교했을 때 많은 것들을 개선했다고 생각한다.  

ZK 롤업은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개발되고 있는 롤업 가운데 가장 개발이 많이 된 솔루션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옵티미스틱 롤업에 비해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ZK 롤업은 7일간의 인출 기간(Withdrawal Period)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등의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옵티미스틱 롤업 등 다른 롤업 프로젝트들도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ZK 롤업의 장점을 언급했지만, 현재 단기적으로는 옵티미스틱 롤업이 이점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롤업: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레이어에서 트랜잭션을 실행하고 결괏값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담는 솔루션을 뜻한다. 

 

-몇 년 전 이더리움 개발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이더리움의 가치는 탈중앙화에서 나온다. 따라서 내가 이더리움에서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면, 이더리움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발언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다고 본다. 

이더리움에는 다수의 우수한 개발팀이 존재한다. 이들의 기여로 인해 내가 해야 할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나는 지금도 나 없이도 이더리움 프로젝트가 문제 없이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이더리움 PoW 채굴자들의 하드포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굴자들이 하드포크를 통해 기존 이더리움 생태계의 댑과 코인을 복사하면, 양 체인 간의 가격 괴리를 이용한 거래나 오라클 문제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PoW 기반의 포크를 진행하는) 체인 그룹이 매우 커진다면, 우려하고 있는 문제가 분명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하드포크된 체인과의 가격 격차 과정에서 일어나는 많은 메브(MEV,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서 채굴자가 채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수익)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는 커뮤니티가 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커뮤니티의 선택을 받는 체인이 주류가 될 것이다. 이더리움클래식과 이더리움의 분리 과정만 봐도 (커뮤니티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하드포크와 관련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나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용자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에 뛰어든지 10년이 넘었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상자산에 대한 달라진 생각이 있는가. 앞으로 10년 뒤 가상자산 산업은 어떻게 돼 있을 것 같은가.

"처음 가상자산 업계에 들어왔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생각이 달라졌다. 이를테면 최근에 나는 이전과 달리 금융화되지 않은 거버넌스 구축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는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통해 경제적, 사회적 지배구조에 대한 답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 같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10년 전과 다른 접근방식을 가지게 된 측면도 있다. 예컨대 2017년 전에는 데이터 가용성 샘플링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2019년 전에는 롤업에 대한 개념이 들어서지 않았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 과정에 따라 생각도 달라지게 됐다.

10년 후의 가상자산 산업은 예측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10년 뒤에는 가상자산이 유용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유용한 것으로 바뀌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산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확장성 문제가 해결돼야 할텐데, 10년 뒤에 실제로 확장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전세계의 많은 것들이 분명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근 국제 정세를 보면 10년 전보다 (가상자산 산업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그래서 섣불리 10년 후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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