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출 작전. 출처=Philip Veater/Unsplash
구출 작전. 출처=Philip Veater/Unsplash

“이럴 거면 ‘코인데스크’ 이름을 ‘테라데스크’로 바꿔라!”

테라 사태가 한창이던 당시에 달렸던 댓글이다. 지난 5월 <코인데스크 코리아>에는 테라 관련 기사가 쏟아지면서 매체 이름을 바꾸라는 댓글까지 달렸다. 그만큼 테라의 몰락은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래도 ‘모든 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는 말처럼 테라 붕괴를 향한 관심도 지금은 많이 옅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의 관심은 그 후 다른 곳을 향했다. 테라 붕괴로 인해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프로젝트로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갈 곳 없는 테라 기반 프로젝트를 품은 체인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폴리곤. 지난 7월 테라에 기반을 뒀던 50여 개의 프로젝트는 폴리곤으로 이동했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2(KBW2022)에서 마이클 블랭크 폴리곤 스튜디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났다.

마이클 블랭크 COO.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마이클 블랭크 COO.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가장 관심있는 한국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무엇이냐’고 묻자 마이클 블랭크 COO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소 원플래닛과 ‘돈 버는 게임’(P2E) 더비 스타즈를 언급했다. 두 서비스 모두 테라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폴리곤으로 체인을 옮긴 서비스다.

“원플래닛과 더비 스타즈 모두 폴리곤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폴리곤은 지원하는 서비스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가 폴리곤으로 이동한 걸까? 마이클 COO는 그 이유로 이더리움의 위상을 꼽았다.

“이더리움이 웹3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이더리움은 꼭 필요한 기술을 구현하고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습니다. 그 결과 웹3 영역의 기틀이 됐죠.

폴리곤의 목표는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지원하는 겁니다. 이더리움에 맞춰 지원함으로써 폴리곤이 확장하고 보안성을 유지하는 건 중요합니다.

기존에 테라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했다가 테라를 벗어나는 걸 검토하고 있는 서비스 모두 계속해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고 있어요. 영구적으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건 보안성과 지속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죠.”

이더리움은 웹3 영역 대표 블록체인이다.

그렇기에 테라를 떠난 프로젝트들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옮겨갔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 사이드 체인인 폴리곤의 최대 강점인 확장성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게 마이클 COO의 설명이다.

마이클 COO가 강조했듯 폴리곤은 이더리움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의 더머지 업데이트 이후 폴리곤의 역할이 애매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더머지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업그레이드다. 폴리곤은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 해결하는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이더리움의 지분증명 기반 사이드 체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더리움이 PoS로 전환하면 폴리곤의 역할이 애매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하지만 마이클 COO의 생각은 달랐다.

“이더리움은 반드시 더머지 업그레이드를 해야 합니다. 확장성을 개선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레딧을 비롯한 주요 웹2 플랫폼들은 최종 사용자를 위해 웹3라는 새로운 경험을 채택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이더리움만으로는 웹3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폴리곤이 필요합니다.

폴리곤은 더머지 이후에도 필수적(necessity and requirement)입니다.”

확장성은 폴리곤을 설명할 때 늘 따라오는 수식어다. 산딥 나일웰 폴리곤 공동설립자도 8일 KBW 2022 패널 세션에서 “폴리곤이 세계 3위 블록체인에 등극할 수 있었던 건 ‘확장성’을 통해 보여준 임팩트 덕분”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블랭크 COO.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마이클 블랭크 COO.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마이클 블랭크 COO는 끝으로 2022년 남은 기간에 폴리곤이 추구할 로드맵을 언급했다. 마이클 COO는 폴리곤 로드맵 중 가장 주요한 작업이 영지식 이더리움 가상 머신(zkEVM)이라고 언급했다.

영지식 증명이란 특정 기밀의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기밀 정보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이다. EVM이란 이더리움이 정의한 규칙에 따라 스마트 계약 코드를 실행하고 업데이트를 수행하는 가상의 컴퓨터다.

zkEVM이란 이런 영지식 증명 방식으로 동작하는 EVM을 뜻한다.

현재 폴리곤은 자사 zk롤업 솔루션인 폴리곤 허메즈를 통해 zkEVM을 구현하고 있다. zk롤업이란 레이어2 체인에서 다량의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결과값만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확장 솔루션이다.

“현재 폴리곤의 zkEVM은 테스트넷 단계에 있고 곧 메인넷 단계로 접어듭니다.

zkEVM이 로드맵의 최우선순위인 이유는 이더리움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요가 증가하니 거래 비용은 줄이면서 속도는 높여야 하고 또 확장성도 높여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웹3에 참여하는) 거대 플랫폼들이 만드는 NFT 거래소를 비롯한 플랫폼들이 구현될 수 없죠.”

폴리곤의 zkEVM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가 4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괜찮느냐’는 질문에 마이클 COO는 “알고 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목표는 연말이지만 완전히 준비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폴리곤 팀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그들과 소통하고 있어서 알 수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꼭 zkEVM을 출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확장성 솔루션 서비스 제공사로 성장하고 있는 폴리곤은 국내 블록체인 기업과도 꾸준히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클 COO도 "한국은 혁신 기술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곤은 지난 2일 해시드, 오지스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또한 9일 KBW 2022에서 네오위즈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인텔라X를 발표하기도 했다.

KBW 2022 패널 세션에 참여한 마이클 블랭크 COO. 왼쪽에서 두 번째가 마이클 블랭크 COO.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KBW 2022 패널 세션에 참여한 마이클 블랭크 COO. 왼쪽에서 두 번째가 마이클 블랭크 COO.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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