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LA 웹사이트를 가면 축포가 터지고 있다. 출처=XPLA 웹사이트 캡처
XPLA 웹사이트를 가면 축포가 터지고 있다. 출처=XPLA 웹사이트 캡처

국내 게임사 컴투스가 C2X를 대신할 새로운 메인넷 XPLA를 공개했다.

이규창 컴투스USA 대표는 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2’(KBW2022)에서 “C2X가 XPLA로 새롭게 탄생한다”고 밝혔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발표 직후 이규창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자 이 대표는 “새로운 메인넷의 이름 후보가 100개나 있었다”며 고심한 끝에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규창 컴투스USA 대표.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이규창 컴투스USA 대표.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컴투스의 새로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XPLA는 ‘eXplore’과 ‘PLAy’를 합친 말이다. 이 대표는 “이름에서 컴투스를 떠올리는 요소를 뺀 건 이 플랫폼이 컴투스 소유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규창 대표는 “탐구하고 플레이하라!”고 말하며 새로운 플랫폼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장에서도 XPLA이 공개될 때 청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는 축하의 박수이기도 했지만, 격려의 박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C2X의 짧지만 다사다난했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이게 이렇게까지 기쁠 일인가’하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C2X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서 먼저 위메이드 얘기로 가보자.

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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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을 통해 ‘돈 버는 게임’(P2E)과 토크노믹스(토큰 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후 다양한 게임사가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중에서도 공격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뛰어든 게임사는 컴투스, 넷마블, 네오위즈다. 각각 C2X, 마브렉스, 네오핀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출시했고 CTX(씨투엑스), MBX(마브렉스), NPT(네오핀)이라는 자체 가상자산도 발행했다.

컴투스는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서 거래소공개(IEO)도 하고, CTX 스테이킹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렇듯 컴투스의 C2X 프로젝트는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컴투스가 테라 체인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다.

“많은 분이 알고 계실 텐데 컴투스는 최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메인넷 관련 이슈들이 있었죠.”

출처=Rita Morais/Unsplash
출처=Rita Morais/Unsplash

지난 5월 테라가 붕괴하자 관련 프로젝트가 붕괴했다. 이에 따라 테라 체인에서 시작한 C2X도 곤혹스러웠다. CTX 가격은 폭락했고, 테라 체인이 멈추자 C2X 플랫폼 거래도 일시 중단됐다.

결국 C2X는 6월14일 자체 메인넷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두 달여간 소문만 무성했다. ‘C2X가 위믹스 플랫폼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돌았고, ‘경쟁사 플랫폼으로 갈 리 없다’는 반박도 나왔다. ‘클레이튼으로 전환하느냐’는 질문도 C2X 텔레그램 방에 종종 올라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C2X는 텐더민트를 활용해 코스모스 기반의 새로운 메인넷을 만들기로 했다.

테라가 코스모스 기반 체인이었으므로 같은 코스모스 기반 블록체인 개발 엔진인 텐더민트를 활용하면 빠른 기간 내에 체인 전환을 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코스모스가 지닌 ‘인터체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코스모스 기반으로 메인넷을 새로 만들기로 한 이유는 인터체인 호환성 때문입니다.

이제 블록체인이 매우 많아졌잖아요. 그러면 블록체인 간 연결이 쉬워져야 하는데 코스모스의 인터체인 통신(IBC) 자체가 파워풀해요.

1세대 블록체인은 다른 체인과 연결하는 걸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었는데 2세대는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2세대 블록체인의 대표 주자가 코스모스죠.”

이 대표가 말한 핵심은 체인 간 호환성이다. 그렇다면 XPLA(전 C2X)는 댑(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들이 주로 활용하는 이더리움 체인과는 호환이 될까?

XPLA에 관해 발표하는 이규창 컴투스 USA대표.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XPLA에 관해 발표하는 이규창 컴투스 USA대표. 출처=박범수 기자/코인데스크 코리아

이 대표는 9일 KBW2022 기조연설에서 XPLA가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VM이란 이더리움이 정의한 규칙에 따라 스마트 계약 코드를 실행하고 업데이트를 수행하는 가상의 컴퓨터다. 간단히 말해, XPLA는 이더리움과도 호환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기존 기업이 웹3로 뛰어들 때 제일 먼저 보는 건 ‘(이 체인의 프로젝트를) 오픈시에서 팔 수 있는지’와 ‘메타마스크에서 사용이 가능한지’입니다.

개발자들이 정말 많이 물어봐요. (블록체인 업계에선) 이더리움 얘기를 제일 먼저 하니까요.”

이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웹3 환경으로 게임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컴투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한 ‘웹3 환경’의 특징으로 언급되는 건 탈중앙화된 구조와 이용자 중심의 환경이다.

그래서 컴투스는 CTX 홀더들이 게임 출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베타 게임 런처’를 출시했다. 홀더를 대상으로 게임 출시에 대한 투표권을 줌으로써 일종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게임사가 웹3 영역으로 진출할 때 늘 뒤따르는 비판이 있다. ‘중앙집권적인 게임사가 탈중앙화된 사업 구조를 운영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완전한 탈중앙화로 나아가기 위한 초기 생태계 형성 과정에는 중앙화된 프로젝트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베타 게임 런처를 예로 들어보자. 베타 게임 런처는 CTX가 구매한 베타 게임 이용권 수량과 환불 비율을 고려해 게임 출시 여부를 결정하는 서비스다. 마치 다오(DAO, 탈중앙화자율조직)에서 토큰을 투표권으로 사용해 프로젝트 내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구조와 유사하다.

하지만 다오에서는 토큰 수량과 투표권 수량이 비례하기 때문에 특정한 누군가가 투표권을 독점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베타 게임 런처’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대표는 “회사가 (독점 행위가 발생할 때) 중간에 투표를 멈출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회사가 중앙집권적으로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탈중앙화로 가는 단계에서 처음부터 완전히 탈중앙화된 구조로 갈 수는 없죠. 그 과정에서 기업이 어떤 얘기를 듣고 수용하는지에 따라 여러 사안이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대퍼랩스의 플로우 체인만 해도 중앙집권적으로 가고 있잖아요.

초반에 프로젝트를 중앙집권적으로 운영할 때 장점은 체인에 올라가는 지식재산권(IP)들에 대해 플랫폼이 컨트롤을 할 수 있으니까 IP를 맡기는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죠.

컴투스가 초반에 중앙집권적 구조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건 이 생태계에 참여하는 서비스에 ‘컴투스가 탈중앙화된 구조로 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대표는 웹2와 웹3 충돌의 이유를 현실적인 예시로 설명했다. 바로 컴투스가 주식회사라는 점이다. 컴투스를 비롯한 웹3 영역에 뛰어든 게임사는 대부분 상장사다. 그래서 주주와 코인 홀더의 이해관계가 종종 부딪힌다.

“컴투스는 상장사다 보니까 (프로젝트뿐 아니라) 주주의 권리도 생각해야 해요. 양 측면에서 가장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시도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았어요.

코인 홀더와 주주 중에 한쪽이 동의한다면 두 집단의 이익을 둘 다 도모하며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컴투스가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한 건 주주로부터 동의받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코인 가격과 주가가 ‘무조건 같이 가느냐’에 관해서는 코인 홀더와 주주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양쪽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의견을 경청하는 게 중요합니다.

컴투스는 주주에게 이행할 어떤 의무가 있듯이 코인 홀더에게도 같은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웹(거미줄). 출처=Michael Podger/Unsplash
웹(거미줄). 출처=Michael Podger/Unsplash

이렇듯 웹2 기업은 너도나도 웹3 영역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웹3를 둘러싸고 나오는 또다른 얘기는 ‘웹3는 허상’이라는 비판이다. 이 대표에게 웹3의 정의를 묻자 ‘소유권’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하며 답했다.

“디지털 자산에 소유권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가 게임을 한다면 한 달에 수백 달러씩 쓰고 1년이면 수천 달러를 쓰는 거잖아요. 그렇게 8년 동안 쓰면 수만 달러를 쓴 건데 그 정도면 차 하나 살 돈을 쓴 거거든요.

그런데 실제로는 차를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 걸 보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는 가상세계에서의 생활도 늘어날 건데 그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자산에 더 투자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또 그 자산이 자신의 것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받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컴투스는 다사다난했던 2개월의 시간을 지나 8월19일 XPLA 메인넷을 가동한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게 남았다. 기존 CTX는 어떻게 되는 걸까?

XPLA가 공개되자 C2X 커뮤니티에서는 "내 CTX는 날아가는 건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출처=XPLA 한국 텔레그램 방 캡처
XPLA가 공개되자 C2X 커뮤니티에서는 "내 CTX는 날아가는 건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출처=XPLA 한국 텔레그램 방 캡처

이규창 대표는 “CTX의 XPLA(엑스플라)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인을 스왑하는 방식으로 진행할지 스냅샷을 거친 에어드롭 형식으로 진행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전환 과정에서 거래소의 역할을 강조했다.

“CTX가 상장된 거래소와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소별로 마이그레이션 일정이 다 다릅니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가 정말 많이 도와줘야 합니다.”

다만, CTX가 상장된 코빗 관계자는 “CTX의 XPLA 전환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발표에서 얘기한 것처럼 다양한 파트너십을 강조했고 XPLA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최적화된 툴을 만들 것을 전망했다.

“‘게임 개발에 최적화된 툴을 만드는 게 우선순위냐’고 다른 메인넷에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라고 답할 겁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XPLA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최적화된 툴을 만드는 게 우선순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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